포트폴리오 정리, 리서치 프로세스 공개할까 말까

포트폴리오 정리, 리서치 프로세스 공개할까 말까

포트폴리오 정리, 리서치 프로세스 공개할까 말까 9년 차의 포트폴리오 주말이다. 노트북을 켰다. 포트폴리오 파일 이름: "Portfolio_Final_v23.pdf" 23번째 버전이다. 9년 차가 됐다. UX 기획자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정리하기로 했다. 이직 때문이 아니다. 그냥, 정리가 필요했다. 파일을 열었다. 첫 페이지. "○○○ | UX Planner | 9 Years" 경력 요약, 주요 프로젝트, 사용 툴. 깔끔하다. 전문적이다. 그런데. 뭔가 비어있다. 프로젝트 1: "커머스 앱 리뉴얼"유저 인터뷰 32명 전환율 23% 증가 만족도 4.2 → 4.7숫자는 좋다. 결과도 좋다. 근데 이게 다인가. 32명을 어떻게 모집했는지. 인터뷰 질문을 몇 번이나 수정했는지. 녹취록을 밤새 들으며 패턴을 찾던 과정. 기획팀과 3시간 논쟁하며 설득하던 순간. 그건 없다. 포트폴리오에.결과만 보여주는 게 맞나 월요일 아침이다.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포폴 검토 부탁드려요." 받아봤다. 25살, 2년 차. 페이지마다 화려하다. 피그마 목업, 유저플로우, 와이어프레임. "여기 이 기능, 어떻게 도출했어?" "아, 벤치마킹이요." "유저 리서치는?" "시간이 없어서요. 그래도 결과는 좋았어요." 결과는 좋았다. MAU 15% 증가, 체류시간 2분 증가. 수치로는 성공이다. 근데 왜 증가했는지는 모른다. 어느 유저군이 반응했는지도. 다음엔 어떻게 개선할지도. "포폴에 프로세스 넣어봐." "네? 그럼 결과 공간이 줄어서..." "결과만으론 부족해." 말하고 나서 생각했다. 나도 결과 위주잖아. 포트폴리오. 화요일이다. 점심시간. UX팀 회의실에서 선배랑 얘기했다. 12년 차, 우리 회사 UX팀장. "팀장님, 포트폴리오 어떻게 만드세요?" "왜? 이직하게?" "아뇨. 그냥 정리하려고요." 팀장님이 웃었다. "나도 고민이야. 프로세스 공개하면..." "보안 문제요?" "그것도 있고. 근데 더 큰 건." 팀장님이 화면을 켰다. "리서치 프로세스 보여주면 다들 따라해." "그게 문제예요?" "문제가 아니라, 오해가 생겨." "프로세스만 따라하면 같은 결과 나올 거라고 생각해." "실제론 다르죠." "맞아. 맥락이 다르니까."리서치 케이스, 어디까지 보여줄까 수요일 저녁이다. 집에서. 리서치 케이스를 다시 봤다. 작년 프로젝트: "금융 앱 온보딩 개선" 리서치 기간: 6주 인터뷰 대상: 40대~60대 20명 프로세스: 사전 설문 → 인터뷰 → 사용성 테스트 결과:온보딩 완료율 34% → 67% 고객센터 문의 52% 감소 앱 삭제율 41% 감소숫자는 완벽하다. 발표 자료에도 넣었다. 임원 보고에도. 근데 과정은. 1차 인터뷰: 질문지 3번 수정"얼마나 자주 사용하세요?" → 너무 포괄적 "어려운 점이 뭔가요?" → 유도 질문 "이 화면에서 무엇을 하시겠어요?" → 구체적2차 인터뷰: 장소 실패회의실 환경 → 부담스러워함 카페로 변경 → 편안한 대화3차 테스트: 프로토타입 문제고해상도 목업 → 완성본인 줄 알고 평가 저해상도로 재작업 → "아직 만드는 중이구나" 인식이런 시행착오. 포트폴리오에 넣을까. 남편한테 물었다. "이런 거 보여주는 게 나아?" "뭐가?" "실패한 거. 수정한 거." 남편은 개발자다. 같은 회사. "당연하지. 개발도 그래." "처음부터 잘 짠 코드 없어." "리팩토링 과정이 더 중요해." "근데 면접관은 결과를 보고 싶어하잖아." "면접관 수준에 따라 다르지." "좋은 면접관은 과정을 물어봐." 맞는 말이다. 작년에 후배 면접 봤다. 포트폴리오 화려했다. 결과 완벽했다. "이 기능, 왜 이렇게 기획했어요?" "...벤치마킹이요." "다른 앱이랑 뭐가 달라요?" "...비슷한데, 우리 서비스에 맞게?" 탈락이었다. 결과만 있고, 사고 과정이 없었다.보안과 투명성 사이 목요일이다. 출근길. 보안 가이드 메일이 왔다. "외부 공개 시 프로젝트명, 수치 비공개" 이해한다. 대기업이니까. 경쟁사가 볼 수도 있고. 내부 전략이 노출될 수도. 근데 그럼 뭘 보여주나. "○○ 서비스 개선"유저 리서치 진행 핵심 페인포인트 도출 개선안 적용 긍정적 결과 확인이게 뭔가.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 구체성이 없다. 점심시간이다. UX 커뮤니티 슬랙을 봤다. 누가 물었다. "리서치 케이스 공유할 때 어떻게 하세요?" 댓글 40개. "프로젝트명 가명 처리" "수치는 비율로만" "스크린샷 블러 처리" "프로세스 중심으로 작성" 모두 비슷하다. 보안 때문에 가린다. 그런데 한 댓글이 눈에 띄었다. "프로세스 공개하면 오히려 경쟁력 아닐까요?" "어차피 같은 방법 써도 결과는 다르니까." 맞다. 리서치 방법론은 공개됐다. 심층 인터뷰, 설문, 사용성 테스트. 구글에 검색하면 다 나온다. 근데 실제로 잘하는 사람은 적다. 왜? 방법을 아는 것과 적용하는 건 다르니까. 질문 하나 던지는 타이밍. 침묵을 견디는 인내. 예상 밖 답변에 대응하는 순발력. 이건 경험이다. 노하우다. 프로세스 공개한다고 복사되지 않는다. 오후 3시다. 회의. 서비스 기획팀과 협업 미팅. 기획자가 물었다. "이번 기능, 리서치 필요해요?" "당연하죠. 유저 니즈 확인해야죠." "근데 시간이... 2주밖에 없어요." 또 시작이다. "2주면 빠른 리서치 가능해요." "어떻게요?" 화이트보드에 그렸다. 1주차:1~2일: 리서치 설계 34일: 인터뷰 (810명) 5일: 분석2주차:1~2일: 인사이트 도출 3~4일: 기획 반영 5일: 검증 테스트"이렇게요. 해본 적 있어요." "오, 이거 문서로 있어요?" "...아뇨. 그냥 제 방식이에요." 회의 끝나고 생각했다. 이런 걸 정리해야 하나. "빠른 리서치 프로세스" 공개하면 도움될 사람 있을 거다. 초보 기획자, 리서처. 시간 부족하다는 핑계 대는 팀. 근데 공개하면 내 경쟁력은? 아, 맞다. 이미 답했잖아. 방법 아는 것과 실행은 다르다. 과정의 가치 금요일 저녁이다. 퇴근 후. 카페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열었다. 새 섹션을 만들었다. "Research Process & Learnings" 프로젝트 이름: 가명 처리 수치: 비율로만 표기 하지만 과정은 구체적으로. 금융 앱 온보딩 개선 케이스 배경:타겟: 금융 앱 처음 쓰는 40~60대 문제: 온보딩 중단율 66% 목표: 완료율 50% 이상리서치 설계:왜 중단하는가? (Why) 어디서 막히는가? (Where) 무엇이 어려운가? (What)1차 시도와 실패:온라인 설문 100명 → 표면적 답변만 "어려워요", "복잡해요" → 구체성 없음 학습: 정량보다 정성이 필요2차 인터뷰 설계:대면 인터뷰 20명 장소: 카페 (편안한 환경) 방식: 실제 앱 사용하며 Think Aloud인터뷰 중 발견:"이 버튼 누르면 돈 나가요?" (불안) "다음 화면 뭐 나올지 무서워" (예측 불가) "글씨 작아서 안경 써도 안 보여" (접근성)핵심 인사이트:문제는 '어려움'이 아니라 '불안' 설명 추가가 아니라 '신뢰' 구축 필요 단계별 '예측 가능성' 제공개선 방향:각 단계마다 "다음엔 이런 화면이 나와요" 미리 알림 "이 과정에서 결제는 발생하지 않아요" 명시 글자 크기 2단계 증가, 대비 강화결과:완료율 2배 증가 고객센터 문의 절반 감소교훈:표면적 불편이 아닌 근본 감정 파악 정량 데이터는 'What', 정성은 'Why' 가설 검증보다 발견이 더 중요이렇게 쓰니까 다르다. 단순 결과가 아니라, 사고 과정. 누군가 이걸 보면. "아, 이렇게 접근하는구나." "실패해도 괜찮구나." "과정에서 배우는구나." 주말이다. 토요일 오전. UX 스터디 모임에 갔다. 주니어 기획자 5명, 나. 한 명이 물었다. "선배님, 리서치 어떻게 배우셨어요?" "학교에서? 책에서?" 웃었다. "실패하면서." "처음엔 질문지 만들 때 유도 질문 가득했어." "인터뷰 시간 30분 계획했는데 10분 만에 끝났어." "녹취록 듣다가 내 질문이 답을 강요했다는 걸 알았어." "그런 거 포트폴리오에 써요?" "쓰려고. 이제." "왜요? 실패한 건데." "실패가 배움이니까." "과정이 없으면 결과도 의미 없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한 명이 말했다. "저도 그렇게 써볼래요." "결과만 쓰니까 제가 뭘 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맞다. 그거다. 결과만 나열하면 나조차 기억 못 한다. 3년 전 프로젝트, 숫자는 기억나는데 과정은 흐릿하다.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공개의 기준 일요일이다. 집에서. 포트폴리오 거의 완성됐다. 남편이 물었다. "다 된 거야?" "응. 근데 고민이야." "뭐?" "이거 블로그에 올릴까." "포트폴리오를?" "아니. 리서치 프로세스." "케이스 스터디 형식으로." "보안 문제 없게 각색해서." 남편이 생각하더니. "올려." "왜?" "첫째, 너한테 도움돼." "글 쓰면서 정리되잖아." "둘째, 남한테 도움돼." "검색하는 사람들 있을 거야." "셋째는?" "없어. 둘이면 충분하지." 웃었다. 그래, 충분하다. 공개 기준을 정했다. 공개 O:리서치 방법론 프로세스 설계 시행착오와 학습 질문 설계 팁 분석 프레임워크공개 X:구체적 프로젝트명 실제 수치 (비율로 변환) 회사 내부 전략 개인정보 관련 경쟁 민감 정보이 기준이면 괜찮다. 방법론은 공유하되, 맥락은 보호. 저녁이다. 포트폴리오 최종 버전. "Portfolio_2024_Final.pdf" 목차를 봤다.Career Summary Core Projects Research Process & Insights ← 새로 추가 Methodology & Tools Growth & Learnings ← 새로 추가섹션 3, 5가 새로 생겼다. 예전엔 없었다. 결과만 있었다. 이제는 과정이 있다. 실패도 있다. 배움도 있다. 더 진짜 같다. 나답다. 9년 차의 깨달음 월요일 아침이다. 출근했다. 컴퓨터를 켰다. 메일이 와있다. 작년에 강연 들었던 주니어에게서. "선배님, 포트폴리오 조언 구합니다. 결과만 쓰니까 공허해요. 과정을 넣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장을 썼다. "실패한 것부터 써보세요. 처음 계획했던 것.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왜 바꿨는지. 결과가 좋았던 이유. 운이었는지, 실력이었는지. 다음엔 무엇을 다르게 할지. 이게 진짜 포트폴리오예요. 숫자가 아니라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 보내고 나서 생각했다. 나도 이제야 알았다. 9년 차가 되어서야. 포트폴리오는 이력서가 아니다. 성과 자랑이 아니다.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거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해결을 어떻게 접근하는지. 실패를 어떻게 배움으로 바꾸는지. 그게 진짜 경쟁력이다. 점심시간이다. 후배가 다시 왔다. "선배님, 포트폴리오 수정했어요." 봤다. 달라졌다. 프로세스가 추가됐다. 시행착오가 있다. 학습이 보인다. "훨씬 좋아졌네." "그죠? 근데 분량이 너무 길어졌어요." "괜찮아. 읽을 사람은 읽어." "안 읽을 사람은요?" "그 회사 안 가면 돼." 후배가 웃었다. "그것도 맞네요." 맞다. 결과만 보는 회사. 숫자만 중요한 회사. 그런 곳엔 안 가면 된다. 과정을 이해하는 곳. 사고방식을 평가하는 곳. 그런 곳이 좋은 회사다. 저녁이다. 퇴근 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 "UX 리서치 케이스 스터디: 금융 앱 온보딩 개선" 부제: "결과가 아닌 과정, 성공이 아닌 배움" 서론을 썼다. "이 글은 완벽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시행착오를 거친 과정입니다. 실패도 포함돼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그게 리서치입니다." 쓰면서 후련했다. 더 이상 결과만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 과정을 보여줘도 된다. 9년이 걸렸다. 이걸 깨닫는 데.공개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과정 자체가 답이었다.

후배들 보니 UX 트렌드가 작년과 완전히 달라졌다

후배들 보니 UX 트렌드가 작년과 완전히 달라졌다

월요일 아침, 후배 포트폴리오 출근했다. 9시. 메일함에 포트폴리오 하나 들어와 있다. 신입 지원자. 열어봤다. 멈췄다. "AI 기반 퍼소나 생성", "Chat GPT로 유저 인터뷰 시뮬레이션", "Figma AI 프로토타입 자동화".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포트폴리오 본 적 없다. 우리 팀 신입이 1년 전에 낸 건 Maze 테스트 결과랑 인터뷰 녹취록 분석이었다. 커피 마셨다. 두 번째. 뭔가 불편하다. 이게 질투인가. 불안인가. 9년 차다. 경력이 무색해지는 기분.점심시간, 후배와 대화 후배랑 식당 갔다. 3년 차. "언니, 요즘 리서치 어떻게 해요? GPT 활용하세요?" "...아직은 직접 인터뷰 위주야." "아 저는 요즘 GPT한테 먼저 물어봐요. 가설 검증할 질문 리스트 만들고, 예상 답변 시뮬레이션하고. 시간이 반으로 줄어요." 반으로. "근데 실제 유저랑 다르지 않아?" "맞아요. 근데 1차 필터링은 되잖아요. 인터뷰 대상자 모집 전에 방향성 잡고." 논리적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Figjam도 이제 AI로 인사이트 자동 클러스터링 되던데. 언니는 안 써봤어요?" "...아직." "편해요. 포스트잇 200개 붙이면 자동으로 그룹핑해주고, 키워드 추출하고." 내가 3시간 걸려 하던 걸. 밥 먹었다. 맛은 모르겠다.오후 3시, 리서치 결과 정리 책상 앞. Notion 켰다. 지난주 유저 인터뷰 5명 녹취록 정리 중. 2시간째다. "사용자는 로그인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비밀번호 재설정 플로우가..." 타이핑한다. 지운다. 다시 쓴다. 문장 하나하나 고민한다. 뉘앙스 중요하니까. 옆자리 후배. 3년 차 아닌 다른 애. "언니 저 Otter.ai로 녹취록 자동 전사하고 GPT한테 인사이트 추출 시켰어요. 10분 걸렸어요." 10분. "정확해?" "80%는 맞아요. 나머지 20%만 제가 보정하면 되고." 계산했다. 2시간이 30분이 된다. 그럼 나머지 1시간 30분은 뭐 하지? 더 많은 인터뷰? 더 깊은 분석? 아니면 그냥 내가 느린 거? 마우스 잡은 손이 멈췄다. 저녁 6시, 퇴근 전 생각 정리 안 됐다. 오늘 하루. 슬랙에 UX 커뮤니티 글 올라왔다. "AI 시대, UX 리서처의 역할은?" 댓글 스크롤. "이제 단순 리서치는 AI가 하고 우리는 전략만" "인사이트 해석은 여전히 사람 몫" "아니 요즘 GPT가 해석도 잘 하던데" "그래도 유저 공감은 AI 못함" 공감. 내가 9년 동안 쌓은 게 뭔가 생각했다. 유저 인터뷰할 때 미묘한 표정 변화 캐치하는 것. "괜찮아요" 라고 말하지만 목소리 톤이 내려가는 거. 설문에는 "만족"인데 사용 로그는 5분 만에 이탈하는 거. 이건 데이터만으로 안 보인다. GPT는 못 본다. 아직은. 근데 얼마나 "아직"일까?집 가는 길, 판교역 지하철 탔다. 황선선. 옆자리 사람 핸드폰 힐끔. 토스 앱이다. 또 개편됐네. "AI 추천 금융 상품" 메뉴 생겼다. 작년엔 없었다. 앱스토어 리뷰 봤다. "AI 추천 신기하네요" "근데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 "알고리즘이 날 모르나봐요" 맞다. 이거다. AI는 패턴은 찾는다. 빠르게. 근데 맥락은 모른다. 아직은. 30대 여성, 연봉 7000만원, 판교 거주. 데이터로는 "공격적 투자 성향" 나온다. 근데 인터뷰 해보면? "애 낳으면 일 그만둘 수도 있어요. 안정적으로 가고 싶어요." 이 한 문장. 데이터엔 없다. 밤 10시, 집에서 남편이랑 맥주 마셨다. "오늘 왜 그래. 표정 안 좋아." "후배들 포트폴리오 봤는데, 다들 AI 쓰더라. 나도 배워야 하나." "당연하지. 근데 너 9년 동안 쌓은 게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그게...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 작년에 그 프로젝트. 리서치 결과로 서비스 방향 180도 바꾼 거. AI가 했어?" 아니다. 내가 했다. 유저 30명 인터뷰했다. 절반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근데 쓰는 모습 관찰하니까 다들 우회 플로우 쓰고 있었다. "만족은 하는데 불편은 해요. 익숙해서 쓰는 거지, 좋아서 쓰는 게 아니에요." 이 인사이트. 데이터론 안 나왔다. 설문으론 안 나왔다. 이게 9년 차가 보는 거다. "그럼 됐잖아. AI는 도구야. 너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맥주 마셨다. 좀 풀렸다. 화요일 오전, 새로운 접근 출근했다. 9시 10분. 어제보다 마음이 다르다. Figma AI 플러그인 깔았다. Chat GPT Plus 구독했다. Otter.ai 무료 체험 시작했다. 배우기로 했다. 도구는 도구니까. 근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예전: 인터뷰 → 전사 → 분석 → 인사이트 지금: GPT로 가설 수립 → 인터뷰 (핵심만) → AI 전사 → 내가 해석 시간은 줄이되, 깊이는 유지. 후배한테 슬랙 보냈다. "저번에 말한 GPT 활용법 좀 알려줘. 커피 살게." "오 좋아요 언니! 근데 저도 언니한테 배우고 싶은 거 있어요. 인터뷰할 때 어떻게 저렇게 질문 깊게 파고 들어가요?" 교환이다. 나쁘지 않다. 수요일 점심, UX 커뮤니티 모임 판교 카페. UX 모임. 시니어 5명 모였다. 다들 7년 차 이상. 주제: "AI 시대 UX 리서처의 역할" A: "솔직히 불안하다. 리서치 자동화되면 우리 밥그릇..." B: "근데 회사는 AI 쓰면 리서처 줄일 생각하잖아." C: "그래도 해석은 사람이 해야지. 데이터만으론 부족해." 내가 말했다. "근데 우리가 변해야 하는 거 아닐까. AI가 못 하는 걸 더 잘하는 거." "예를 들면?" "맥락 이해. 비언어 캐치. 이해관계자 설득. 전략 수립." "그건 원래 우리가 하던 건데." "맞아. 근데 이제 그게 핵심 역할이 되는 거지. 전사나 분석 같은 건 AI한테 맡기고." B가 고개 끄덕였다. "리서처에서 인사이트 스트래티지스트로." 그 표현 마음에 든다. 목요일 오후, 실전 적용 신규 프로젝트 킥오프. "O2O 배송 서비스 UX 개선" 예전 방식이면:1주: 유저 30명 인터뷰 설계 2주: 인터뷰 진행 3주: 전사 및 분석 4주: 인사이트 도출4주 걸렸다. 새 방식:1일: GPT한테 경쟁사 리서치, 예상 페인포인트 추출 2일: 가설 기반 설문 (200명), AI 분석 3-5일: 핵심 이슈 중심 심층 인터뷰 10명 6일: Otter 전사 + 내가 해석 7일: 인사이트 도출1주. 대신 뭐가 달라졌나? 시간을 줄인 게 아니라 배분을 바꿨다. 단순 작업: 5일 → 1일 깊은 사고: 2일 → 6일 PM이 물었다. "일주일이면 나와요?" "응. 대신 중간에 방향 바뀌면 다시 파야 해. 깊게 파니까." "좋아요. 빠르면서 깊으면 최고죠." 회의 끝났다. 뿌듯하다. 금요일 저녁, 후배 멘토링 신입 후배랑 1:1. "언니 저 요즘 고민이에요." "뭔데." "AI 너무 잘하잖아요. 제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년 전 나도 비슷한 고민 했다. 그땐 "노코드 툴이 다 하는데 기획자가 필요해?" 였다. "너 지난번 리서치 보고서 봤어. 좋았어." "감사합니다. 근데 그거 GPT 도움 많이 받았어요..." "알아. 근데 마지막 인사이트 3개. '유저는 빠름보다 정확함을 원한다', '에러 메시지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신뢰는 첫 경험에서 결정된다'. 이거 GPT가 준 거야?" "...아니요. 제가 인터뷰하면서 느낀 거요." "그거야. 그게 너만 할 수 있는 거." 후배 표정이 밝아졌다. "AI는 패턴을 찾아. 근데 의미는 네가 만드는 거야. 데이터는 'What'을 주고, 넌 'Why'를 찾는 거지." "아... 그렇네요." "도구는 계속 바뀔 거야. Figma도, GPT도, 다음엔 또 뭐가 나올지 몰라. 근데 본질은 안 바뀌어. '유저를 이해하는 것'. 그거 잃지 마." 후배가 고개 끄덕였다. 나도 다시 확인했다. 주말, 개인 정리 카페 왔다. 집 근처. 노트북 열었다. 개인 정리 시간. "UX 리서처로 9년. 앞으로 9년은?" 적었다. 변한 것:도구: 종이 설문 → 온라인 → AI 분석 속도: 한 달 → 일주일 데이터: 수동 수집 → 자동 수집 트렌드: 매년 바뀜안 변한 것:유저는 여전히 복잡하다 맥락이 중요하다 "왜?"가 핵심이다 공감이 시작이다9년 차의 가치:빠른 패턴 인식 숨은 불편함 캐치 이해관계자 설득력 전략적 사고AI가 못 하는 것:눈빛 읽기 침묵의 의미 조직 정치 창의적 도약내 역할:데이터 생산자 → 인사이트 번역가 리서치 실행자 → 전략 설계자 단순 분석 → 의미 부여커피 마셨다. 아메리카노. 작년과 올해가 다른 건 맞다. 내년은 또 다를 거다. 근데 괜찮다. 도구는 배우면 된다. 본질을 지키면서.9년 차가 1년 차 될 순 없지만, 1년 차처럼 배울 순 있다.

Netflix를 보며 'UX가 왜 이렇게 설계됐을까' 분석하는 밤

Netflix를 보며 'UX가 왜 이렇게 설계됐을까' 분석하는 밤

퇴근하고 넷플릭스 켰다 9시 반. 퇴근하고 소파에 앉았다. 넷플릭스를 켰다. 오늘도 뭐 볼까 고민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건 콘텐츠가 아니다. 인터페이스다. "저 추천 알고리즘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또 시작이다. 직업병이다. 9년 차가 되니까 이제 습관이 됐다.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분석한다. 홈 화면을 스크롤한다. 첫 번째 줄은 "내가 본 콘텐츠와 비슷한". 두 번째는 "요즘 뜨는 콘텐츠". 세 번째는 "내가 시청 중인 콘텐츠". 정보 구조가 명확하다. 개인화와 트렌드를 동시에 잡았다. 계속성과 발견 사이의 균형. 이게 쉬운 게 아닌데. 남편이 옆에서 말한다. "그냥 보면 안 돼?" 안 된다. 이미 머릿속에서 유저 플로우가 그려지고 있다.썸네일 전략부터 뜯어본다 스크롤을 멈췄다. 썸네일들을 유심히 본다. 모든 썸네일이 다르다. 같은 콘텐츠인데 유저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왜 이 이미지를 나한테 보여주는지 궁금해졌다. "오징어 게임" 썸네일. 나한테는 주인공의 클로즈업이 보인다. 남편 계정으로 들어가니까 게임 장면이 나온다. A/B 테스트를 엄청나게 돌렸을 거다. 클릭률 데이터를 보고 유저 타입별로 최적화했겠지. 우리 회사도 이 정도로 하고 싶은데. 매번 "그냥 하나로 통일하면 안 돼요?" 라는 질문에 설득한다. 리소스가 없다는 핑계가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데이터 기반 UX의 교과서다. 부럽다. 썸네일을 10개 정도 봤다. 공통점이 보인다. 모두 사람 얼굴이 중심이다. 감정 표현이 명확하다. 색상 대비가 강하다. 텍스트는 최소화. "왜 사람 얼굴일까?" 이미 답은 안다. 인간은 얼굴에 반응한다. 감정을 읽는다. 클릭률이 높다. 데이터로 증명됐을 거다. 하지만 그걸 알고 실행하는 건 다른 문제다. 우리 팀도 알고 있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이유로 못 한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답답하다. 노트 앱을 켰다. "넷플릭스 썸네일 전략" 이라고 메모했다. 나중에 회의 때 참고자료로 쓸 수 있다.자동 재생이 거슬리는데 왜 안 끄지 홈 화면에서 콘텐츠 위에 마우스를 올렸다. 3초 후에 자동으로 미리보기가 재생된다. 소리까지 나온다. 짜증난다. 솔직히. 조용히 보고 싶은데 갑자기 소리가 나온다. 근데 왜 안 끄지? 설정에 가면 끌 수 있다는 걸 안다. 9년 차 기획자인데 설정 메뉴를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안 끈다. 이유를 생각해봤다. 첫째, 귀찮다. 설정까지 가는 게 몇 단계인지 센다. 프로필 > 계정 > 재생 설정 > 자동 미리보기 끄기. 4단계다. 너무 깊다. 둘째, 가끔 유용하다. 뭘 볼지 모를 때 미리보기가 결정을 도와준다. 3초 만에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셋째, 습관이 됐다. 이제 자동 재생이 넷플릭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넷플릭스 UX 팀은 이걸 알고 있었을 거다. 사용자가 싫어하지만 끄지 않는다는 걸. 데이터로 봤을 거다. "자동 재생 끄는 유저 비율: 5% 미만" "자동 재생으로 인한 시청 시작률 증가: 30%" 숫자로 보면 명확하다. UX로는 별로지만 비즈니스로는 좋다. 이게 글로벌 서비스의 현실이다. 우리 팀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팝업이 짜증나요. 유저들이 싫어해요." "근데 전환율은 올라가요." 결국 팝업은 유지됐다. 나는 반대했지만 데이터 앞에서 졌다. 넷플릭스도 똑같다. 유저 경험과 비즈니스 목표 사이. 균형이 아니라 트레이드오프다. 메모를 추가한다. "자동 재생: 사용자 불만 vs 비즈니스 지표. 데이터가 이긴다."검색이 이상하게 느껴진 이유 드라마를 고르다가 검색을 했다. "스릴러" 라고 쳤다. 결과가 이상하다. 스릴러가 아닌 것도 섞여 있다. 로맨스 드라마가 보인다. "스릴러 요소가 있는" 로맨스인 모양이다. 검색 알고리즘이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니다. 태그, 유사도, 개인화를 다 섞었다. 일반 유저는 이상하다고 느낄까? 테스트해봤다. "액션" 이라고 검색했다. 역시 순수 액션만 나오지 않는다. 내가 본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섞였다. 이게 좋은 UX일까? 유저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 "스릴러" 검색했는데 로맨스가 왜 나와? 하지만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를 보여주는 거다. 전환율이 높을 거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정확성 vs 추천 유저는 정확한 결과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실제로는 "내가 좋아할 것" 을 원한다. 검색어는 명확하지만 의도는 애매하다. "스릴러" 라고 쳤지만 진짜 원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다. 넷플릭스는 이걸 파악했다. 그래서 검색 결과에 개인화를 섞었다. 우리 서비스는 어떨까? 검색 결과는 정확하다. 키워드 매칭이 정확하다. 근데 클릭률은 낮다. 회의 때마다 나온다. "검색 만족도가 낮아요." 원인을 찾으려고 유저 인터뷰를 했다. 대답은 이랬다. "정확하긴 한데... 제가 원하는 게 아니에요." 정확성과 만족은 다르다. 이걸 이해하는 데 3년 걸렸다. 메모한다. "검색 = 정확성 + 개인화. 둘 중 하나만 하면 실패." 시청 기록이 나를 감시하는 기분 프로필 메뉴를 열었다. "시청 기록" 을 봤다. 지난 3개월간 본 콘텐츠가 쭉 나온다. 드라마, 영화, 다큐. 다 기억난다. 근데 어떤 건 기억 안 난다. 5분 보고 끈 드라마. 잠깐 틀어놓고 다른 일 한 영화. 이것도 다 기록돼 있다. 기분이 묘하다. 감시당하는 느낌? 아니다. 그것보다는 "너무 잘 안다" 는 느낌. 넷플릭스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나보다 잘 안다. 5분 보고 끈 드라마도 데이터다. "이런 건 안 좋아하는구나" 라고 학습한다. 이게 무섭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다. 무서운 이유: 내 취향이 데이터가 된다. 프라이버시 문제는 아니지만 찝찝하다. 편한 이유: 추천이 정확해진다. 시간을 절약한다. 고민 없이 본다. 트레이드오프다. 또. 프라이버시 vs 편의성. 우리 서비스도 비슷한 고민이 있다. 유저 행동 데이터를 얼마나 수집할까? 어디까지가 적절할까?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동의도 받았다. 근데 윤리적으로는? 회의 때 나온 얘기다. "유저가 불편해하지 않으면 괜찮은 거 아닐까요?" 맞는 말이다. 근데 불편함을 어떻게 측정하지? 설문? 인터뷰? 넷플릭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궁금하다. 메모: "데이터 수집의 경계. 법 vs 윤리 vs 비즈니스." "계속 시청" 의 위치가 절묘하다 홈 화면 상단. 두 번째 줄. "계속 시청" 섹션. 위치가 절묘하다. 첫 번째 줄은 추천. 새로운 발견을 유도한다. 두 번째 줄은 계속성. 보던 걸 이어본다. 순서가 중요하다. 만약 "계속 시청" 이 첫 번째였다면? 유저는 새로운 콘텐츠를 덜 발견했을 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손해다. 라이브러리의 다양성을 못 보여준다. 만약 "계속 시청" 이 아래쪽이었다면? 유저는 찾기 힘들어한다. 스크롤을 많이 해야 한다. 이탈률이 올라간다. 두 번째가 딱이다. 추천도 보고, 계속 보던 것도 쉽게 찾는다. 이런 게 UX 디테일이다. 겉으로 보면 별거 아니다. 근데 A/B 테스트를 수십 번 돌려서 찾은 최적의 위치다. 우리 서비스의 홈 화면을 떠올렸다. "최근 본 상품" 이 어디 있지? 세 번째 줄? 네 번째? 기억이 안 난다. 이게 문제다. 위치가 명확하지 않다. 유저가 찾기 어렵다. 다음 회의 때 제안해야겠다. "계속성 섹션을 두 번째 줄로." 예상되는 반응: "근데 우리는 신상품을 먼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또 설득해야 한다. 데이터를 보여줘야 한다. 넷플릭스 케이스를 들어야 한다. 메모: "계속성 섹션 위치 = 2번째 줄. 신규 발견 + 접근성 균형." 평점이 사라진 이유를 알 것 같다 예전엔 별점이 있었다. 5점 만점. 유저가 평가하고, 평균 점수가 보였다. 지금은 없다. "좋아요/싫어요" 만 있다. 왜 바꿨을까? 별점의 문제를 안다. 유저마다 기준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3점이 보통, 어떤 사람은 4점이 보통. 평균을 내면 의미가 없다. 게다가 참여율이 낮다. 별점 5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게 귀찮다. 생각을 해야 한다. "4점? 4.5점?" 좋아요/싫어요는 쉽다. 생각 없이 누른다. 참여율이 올라간다. 데이터가 많아진다. 알고리즘이 정확해진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별점이 그립다는 사람도 있다. "이게 정말 재밌는지 알고 싶은데 좋아요만 보여주면 모르겠어요." 넷플릭스는 신경 안 쓴다. 매칭 점수를 보여준다. "85% 일치" 같은 거. 이게 더 효과적이다. 평균 평점보다 "나한테 맞는지" 가 중요하다. 개인화의 승리. 우리 서비스는 아직 별점이다. 5점 만점. 문제가 많다. 평점 낮은 상품은 안 팔린다. 판매자가 자기 계정으로 5점 준다. 신뢰도가 떨어진다. 바꾸자고 제안했다. "좋아요/싫어요로 바꾸면 어떨까요?" 반응: "근데 유저들이 평점을 믿고 사는데요." 데이터를 봤다. 평점 클릭률: 12%. 좋아요 예상 클릭률: 30%. 설득 중이다. 아직 안 바뀌었다. 메모: "별점 → 좋아요/싫어요. 단순함이 이긴다. 참여율 = 데이터 = 정확도." 에피소드 자동 넘김이 완벽한 타이밍 드라마를 보고 있다. 에피소드가 끝나간다. 엔딩 크레딧이 나온다. 10초 후에 다음 에피소드가 자동으로 재생된다. 건너뛰기 버튼이 있다. 근데 안 누른다. 그냥 기다린다. 10초는 짧다. 이 타이밍이 완벽하다. 5초였으면? 너무 빠르다. 엔딩을 못 본다. 짜증난다. 20초였으면? 너무 느리다. 기다리기 귀찮다. 버튼을 눌러야 한다. 10초가 딱이다. 엔딩 크레딧 시작하고, 생각할 틈을 주고,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이것도 테스트로 찾았을 거다. 5초, 10초, 15초, 20초. 각각 이탈률과 계속 시청률을 비교했을 거다. 결과: 10초가 최적. 우리 서비스에는 비슷한 기능이 없다. 동영상 콘텐츠가 있지만 자동 재생이 없다. 왜? 리소스가 없어서. "나중에 하죠"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중은 언제일까? 3년째 나중이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디테일에 집착한다. 10초라는 타이밍 하나도 데이터로 찾는다. 이게 글로벌 서비스와 우리의 차이다. 리소스? 아니다. 태도다. 메모: "자동 넘김 타이밍 = 10초. 디테일이 경험을 만든다." 인트로 건너뛰기 버튼의 위치 드라마 인트로가 나온다. 오프닝 음악. 5초 후에 "인트로 건너뛰기" 버튼이 오른쪽 하단에 나타난다. 위치가 이상하다. 오른쪽 하단? 보통 버튼은 중앙이나 오른쪽 상단 아닌가? 생각해봤다. 중앙이었으면 화면을 가린다. 인트로를 보고 싶은 사람한테 방해된다. 오른쪽 상단이었으면 프로필 버튼이랑 겹친다. 실수로 클릭할 수 있다. 오른쪽 하단이 최적이다. 눈에 띄지만 방해되지 않는다. 손이 가기 편하다 (리모컨 기준). 이것도 테스트했을 거다. 위치별 클릭률, 오클릭률, 만족도. UX는 이런 거다. 버튼 위치 하나도 이유가 있다. 우리 서비스의 주요 버튼 위치를 떠올렸다. 일관성이 없다. 어떤 페이지는 오른쪽, 어떤 페이지는 중앙. 왜? 디자이너마다 다르게 만들어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요?" 반응: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요. 당장 급한 게 아니잖아요." 급하지 않다. 근데 중요하다. 넷플릭스는 이미 다 정리돼 있다. 그래서 빠르다. 일관성이 있다. 우리는? 매번 논쟁한다. "이 버튼 어디에 둘까요?" 메모: "버튼 위치도 전략. 일관성 = 디자인 시스템 = 속도." 프로필 전환이 매끄러운 이유 남편 프로필로 바꿨다. 클릭 한 번. 0.5초. 매끄럽다. 딜레이가 없다. 왜일까? 프로필 데이터가 이미 로드돼 있다. 전환할 때마다 서버에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로컬에 캐싱했을 거다. 이게 당연해 보이지만 어렵다. 우리 서비스는 프로필 전환이 느리다. 3~4초 걸린다. 로딩 스피너가 돈다. 왜? 매번 서버에서 데이터를 가져온다. 캐싱 전략이 없다. 제안했다. "프로필 데이터를 미리 로드하면 어떨까요?" 반응: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다른 사람 데이터가 노출될 수 있어요." 맞는 말이다. 근데 넷플릭스는 어떻게 했을까? 조사했다. 암호화된 로컬 캐시. 세션 기반 관리. 보안과 속도 둘 다 잡았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근데 우리는 안 한다. 우선순위가 낮아서. "나중에 최적화하죠." 또 나중이다. 메모: "프로필 전환 속도 = 0.5초. 캐싱 전략 필요. 속도가 경험이다." 자막 설정이 기억되는 게 신기하다 드라마를 봤다. 자막을 켰다. 한글 자막. 폰트 크기를 키웠다. 다음 에피소드를 봤다. 자막 설정이 그대로다. 다시 설정 안 해도 된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아니다. 많은 서비스가 이걸 못 한다. 매번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의 동영상 플레이어도 그렇다. 자막 켜고, 속도 조절하고, 화질 선택하고. 다음 영상 보면 초기화된다. 유저 피드백이 많다. "왜 매번 설정해야 돼요?" 개발팀 답변: "쿠키에 저장하면 되는데 우선순위가 낮아요." 3년째 우선순위가 낮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설정이 프로필에 저장된다. 디바이스를 바꿔도 유지된다. 이게 UX 디테일이다. 작지만 중요하다. 한 번 설정하면 끝. 유저는 생각 안 한다. 불편함을 못 느낀다. 그게 좋은 UX다. 메모: "설정 기억 = 기본. 안 되면 나쁜 UX. 되면 당연한 UX. 당연함을 만드는 게 우리 일." 언어 선택이 똑똑하다 영화를 봤다. 한국 영화. 자동으로 한글 자막이 꺼져 있다. 외국 영화를 봤다. 자동으로 한글 자막이 켜진다. 어떻게 알았지? 콘텐츠 메타데이터를 본다. 언어 정보가 있다. 유저의 기본 언어 설정과 비교한다. 다르면 자막을 켠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이 필요하다. "유저가 한국어를 쓴다 = 한국어 콘텐츠는 자막 필요 없다" 이 로직을 구현하려면 메타데이터가 정확해야 한다. 언어 정보가 빠지면 안 된다. 우리 서비스는? 자막이 항상 꺼져 있다. 유저가 직접 켜야 한다. 왜? 콘텐츠 메타데이터에 언어 정보가 없다. 정리가 안 됐다. "나중에 정리하죠." 또. 메모: "자막 자동 설정 = 메타데이터 + 로직. 작은 불편을 없애는 게 디테일." 다운로드 기능이 여행을 바꿨다 오프라인 다운로드. 비행기에서 본다. 지하철에서 본다. 당연한 기능처럼 보인다. 근데 처음 나왔을 때는 혁신이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온라인이 기본이다. 근데 넷플릭스는 오프라인도 지원한다. 왜? 사용 맥락을 이해해서. 유저는 집에서만 보지 않는다. 이동 중에 본다.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 본다. 이 니즈를 파악하고 기능을 만들었다. 저작권 문제, 기술 문제를 다 해결했다. 우리 서비스는? 오프라인 기능 없다. "왜 필요한가요? 요즘 데이터 무제한이잖아요." 맞다. 근데 지하철은? 비행기는? 해외는? 사용

UX 기획 vs 서비스 기획, 경계가 모호할 때 나는

UX 기획 vs 서비스 기획, 경계가 모호할 때 나는

UX 기획 vs 서비스 기획, 경계가 모호할 때 나는 9년 차인데도 설명 못 하는 것 회의실에서 누가 물었다. "그래서 UX 기획이랑 서비스 기획이 뭐가 달라요?" 9년 차다. 대답 못 했다. "음... UX는 유저 중심이고, 서비스는 비즈니스 중심?" 말하면서도 애매했다. 상대방 표정이 더 헷갈려했다. 퇴근하면서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이 뭐지. 유저 인터뷰하고, 페르소나 만들고, 플로우 그리고, 와이어프레임 그리고. 그런데 경쟁사 분석도 하고, BM 회의도 참여하고, KPI 설정도 같이한다. 어디까지가 UX고 어디서부터 서비스 기획인가. 명함엔 'UX 기획자'라고 써있다. 그런데 하는 일을 보면 서비스 기획자 같기도 하다. 아니, 둘 다인가. 아니면 둘 다 아닌가. 경력 9년인데 내 직무 정의를 못 한다는 게 웃겼다.회사마다 다른 정의 전 직장에서는 명확했다. UX팀은 리서치와 UI 설계. 서비스 기획팀은 BM과 전략. 경계가 뚜렷했다. 지금 회사는 다르다. UX 기획자가 서비스 전략 회의에 들어간다. 매출 목표도 공유받는다. 'UX가 왜 매출 신경 써요?' 라는 질문은 없다. 당연하다는 듯이. 지난주에 신입이 물었다. "선배님, 여기서 UX 기획자는 뭐 하는 거예요?" "음... 유저 리서치하고, 기획도 하고, 전략도 좀 하고..." 말하면서 이상했다. 다 한다는 건가. 동기는 다른 회사에 있다. 스타트업. 거기선 UX 기획자가 그로스도 한다. A/B 테스트 직접 돌리고, 지표 보고, 가설 세우고. "여긴 UX 기획이랑 그로스 매니저 경계가 없어" 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외국계. 거긴 UX Research와 UX Design이 완전 분리다. 리서치는 인사이트까지만. 디자인은 솔루션부터. 서비스 기획은 PM이 따로 있다. 역할이 칼같이 나뉜다. 회사마다 다르다. 조직 구조마다 다르다.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정답'이 없다. 그게 문제다.실제로 하는 일을 나열하면 월요일. GA4 대시보드 확인. 이탈률이 높다. 어디서 이탈하나. 왜 이탈하나. 이건 UX 기획 일이다. 그런데 이탈률 개선하려면 BM을 바꿔야 한다. 수익 모델 자체가 문제니까. 그럼 이건 서비스 기획 일 아닌가. 화요일. 유저 인터뷰. "이 기능 왜 안 쓰세요?" 물었다. "필요 없어서요." 대답이 명확했다. 인사이트 정리. '기능 자체가 유저 니즈와 안 맞음.' 이건 UX 리서치. 그런데 회의에서 말했다. "이 기능 빼고 다른 거 넣어야 해요." PM이 물었다. "뭘 넣죠?" "이런 거요." 대안 제시. 기능 우선순위 재조정. 이건 서비스 기획 아닌가. 수요일. 와이어프레임 그렸다. 플로우 설계. 터치포인트 정의. 인터랙션 디테일까지. UX 기획 맞다. 그런데 PM이 물었다. "이거 개발 공수 얼마 나와요?" 개발팀 찾아가서 협의. "2주 걸립니다." "그럼 일정 조정 가능해요?" 일정 협의. 리소스 배분. 이건 프로젝트 매니징 아닌가. 목요일. 경쟁사 분석. 비슷한 기능을 어떻게 구현했나. UX 패턴은 뭔가. 플로우는 어떤가. 벤치마킹. 이건 UX 기획. 그런데 "경쟁사는 프리미엄 모델로 수익화 해요" 라고 보고했다. BM 분석까지 들어간다. 이건 서비스 기획 아닌가. 금요일. 회의가 4개. 오전: UX 개선 회의. 유저 테스트 결과 공유. 점심: 신규 서비스 전략 회의. 타겟 정의, 포지셀닝 논의. 오후: 개발팀 스프린트 회의. 백로그 우선순위 조정. 저녁: 임원 보고. 서비스 로드맵 발표. 어떤 회의가 UX 기획이고 어떤 게 서비스 기획인가. 전부 다 섞여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카테고리로 나누기 불가능하다. 경계가 없다. 아니, 경계를 긋는 게 무의미하다. 팀원들도 헷갈린다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저 UX 기획 지원했는데 왜 BM 공부하래요?" 대답 못 했다. 나도 모르겠으니까. "일단 해봐. 필요하더라." 라고만 했다. 설득력 제로. 다른 후배는 이력서를 봐달라고 했다. 경력 기술서에 "유저 리서치, 페르소나 설계, IA 설계, 와이어프레임, 프로토타입, 서비스 전략 수립, BM 설계, KPI 관리" 다 들어가 있었다. "이거 UX 기획 맞아요?" 후배가 물었다. "응. 맞아." 대답했다. 확신은 없었다. "그럼 서비스 기획 이력서랑 뭐가 달라요?" "음..."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서비스 기획 JD 찾아봤다. "유저 니즈 파악, 서비스 전략 수립, 기능 기획, 와이어프레임 작성, 데이터 분석, KPI 관리" UX 기획 JD도 찾아봤다. "유저 리서치, 페르소나 설계, 서비스 기획, IA/UI 설계, 프로토타입, 데이터 분석" 겹친다. 거의 80%. 차이가 뭔가. '유저 리서치'가 강조되면 UX고, '비즈니스 전략'이 강조되면 서비스인가. 그것뿐인가. 채용공고만 봐도 모호하다. 회사도 헷갈리는 거다.9년 차의 결론은 없다 결론 내렸다. 경계는 없다. 아니, 경계를 굳이 그을 필요가 없다. UX 기획이냐 서비스 기획이냐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의 차이 같다. 유저 관점에서 출발하면 UX 기획. 비즈니스 관점에서 출발하면 서비스 기획. 그런데 결국 둘 다 필요하다. 유저 없이 비즈니스 없고, 비즈니스 없이 유저도 못 모은다. 그래서 요즘은 섞인다. 융합된다. UX 기획자가 BM 이해해야 하고, 서비스 기획자가 유저 리서치 할 줄 알아야 한다. 직무명은 중요하지 않다. 명함에 뭐라고 써있든, 하는 일은 비슷해진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강점'이다. 나는 유저 리서치가 강하다. 정성 데이터 분석, 인터뷰 설계, 인사이트 도출. 여기서 출발해서 서비스 전략으로 확장한다. 서비스 기획자는 반대일 수 있다. 시장 분석이 강하고, BM 설계가 강하다. 거기서 출발해서 유저 니즈로 좁혀온다. 출발점이 다를 뿐. 결국 만나는 지점은 같다. 그래서 9년 차의 답은 이거다. "UX 기획과 서비스 기획은 다르다. 그런데 같다. 경계는 모호하다. 그게 정상이다." 명확한 답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 그럼 나는 뭐라고 소개하나 명함엔 'UX 기획자'라고 써있다. 그런데 소개할 땐 "유저 중심으로 서비스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직무명보다 '뭘 하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 최근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제목은 "UX 리서치 기반 서비스 전략 수립 사례" UX인가 서비스인가. 둘 다다. 섞여 있다. 구분 안 한다. 청중 중 한 명이 질문했다. "그럼 선배님은 본인을 UX 기획자라고 생각하세요, 서비스 기획자라고 생각하세요?" 대답했다. "둘 다요.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요." 어색하지 않았다. 9년 동안 깨달은 거다. 경계가 내 위치다. 조직마다 다른 이유 왜 회사마다 정의가 다를까. 생각해봤다. 조직 구조 때문이다. PM이 있는 회사: UX 기획자는 리서치와 UI 설계에 집중. 서비스 전략은 PM이. PM이 없는 회사: UX 기획자가 PM 역할까지. 전략부터 실행까지 다. 디자이너가 강한 회사: UX 기획자는 리서치와 IA까지. UI는 디자이너가. 디자이너가 약한 회사: UX 기획자가 픽셀 단위 디자인까지. 스타트업: 역할 구분 없다. 다 한다. UX든 서비스든 그로스든. 대기업: 역할 명확하다. 그런데 협업 과정에서 섞인다. 조직이 직무를 정의한다. 직무가 조직에 맞춰진다. 그래서 '표준 정의'는 없다. 있을 수가 없다. 다만 트렌드는 있다. 요즘은 UX 기획자한테 비즈니스 이해를 요구한다. 서비스 기획자한테 유저 리서치 역량을 요구한다. 경계가 흐려지는 중이다. 융합되는 중이다. 5년 후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Product Manager'로 통합되거나,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직무명이 생기거나. 헷갈릴 때마다 하는 것 경계가 모호할 때마다 묻는다. "이 일이 유저한테 도움이 되나?" "이 일이 서비스 성장에 기여하나?" 둘 다 예스면 한다. 직무명은 상관없다. 지난달에 BM 개편 프로젝트 참여했다. "이거 UX 기획 일 아니지 않아요?" 누가 물었다. "유저 이탈을 줄이는 일이니까 UX 기획 맞지 않나요?" 반문했다. 더 이상 질문 없었다. 직무 경계보다 임팩트가 중요하다. 유저에게, 서비스에게. 그걸 만들어내는 게 내 일이다. UX 기획자든 서비스 기획자든. 명함에 뭐라고 써있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결과다. 후배들한테 하는 말 요즘 후배들이 많이 묻는다. "UX 기획 커리어 쌓으려면 뭐 해야 해요?" 대답한다. "유저 리서치 잘하면 된다. 그게 기본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도 이해해야 한다. 안 그러면 리서치가 액션으로 안 이어진다." "서비스 기획으로 전환 가능해요?" "가능하다. 근데 UX 기획 계속해도 결국 비슷한 일 한다." "어떤 게 더 유망해요?" "직무명 말고 역량을 키워라. 유저 이해 + 비즈니스 이해. 둘 다 있으면 어디든 간다." 직무 경계 고민하는 시간에 역량 키우는 게 낫다. 9년 차 조언이다. 나도 여전히 헷갈린다. 그런데 헷갈리는 게 정상이다. 경계에 있는 게 오히려 강점이다. 양쪽을 다 본다. 유저도 보고 비즈니스도 본다. 그게 요즘 시대에 필요한 거다. 결국 9년 차도 모른다 명확한 답은 여전히 없다. UX 기획과 서비스 기획의 경계는 모호하다. 회사마다 다르고, 프로젝트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 9년 차인데도 설명 못 한다. 그런데 그게 정답인 것 같다. 경계가 없다는 게 답이다. 구분하려고 하지 말고, 필요한 걸 하면 된다. 유저를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그 사이에서 최선의 솔루션을 만든다. 그게 내 일이다. 직무명은 중요하지 않다.내일도 회의실에서 누가 물을 거다. "UX 기획이랑 서비스 기획 차이가 뭐예요?" 여전히 명확한 답은 못 할 거다. 그런데 괜찮다. 10년 차가 돼도 모를 거다. 그게 이 일이다.

Hotjar 세션 리플레이, 한 유저의 2분이 모든 걸 설명했다

Hotjar 세션 리플레이, 한 유저의 2분이 모든 걸 설명했다

Hotjar 세션 리플레이, 한 유저의 2분이 모든 걸 설명했다 목요일 오전, GA4 대시보드 출근했다. 커피 마시고 GA4 열었다. 이탈률 37%. 지난주보다 2% 올랐다. 회원가입 전환율 4.2%. 떨어졌다. 팀장이 슬랙 날렸다. "가입 페이지 뭐가 문제야?" 모른다. 숫자만 봐선. GA4 퍼널 차트 봤다. 이메일 입력까지는 온다. 70%가. 그 다음에 증발한다. 왜? 데이터는 안 알려준다. "리서치 일정 잡을까요?" 물었다. "시간 없어. 빨리 개선안 내." 답 왔다. 그래서 Hotjar 켰다. 세션 리플레이. 30개 정도 봤다. 그 중 한 명. 2분 17초짜리. 모든 게 거기 있었다.2분 17초의 좌절 재생 버튼 눌렀다. 익명 유저 #4738. 00:03 - 랜딩 페이지 진입. 스크롤 내린다. 빠르게. 00:12 - '시작하기' 버튼 클릭. 회원가입 페이지 로드. 00:18 - 이메일 입력. "user1234@gmail.com" 타이핑. 자연스럽다. 00:31 - 비밀번호 입력. 8자 쳤다. 빨간 에러 메시지. "특수문자 포함 필요" 00:39 - 다시 입력. 10자. 또 빨간색. "대문자 1개 이상" 00:52 - 세 번째. 커서가 멈췄다. 3초간. 00:55 - 비밀번호 칸 전체 선택. 지웠다. 다시 쳤다. 01:04 - 또 에러. "숫자 포함 필요" 여기서 마우스가 느려졌다. 움직임이 달라졌다. 처음엔 정확했다. 이제 헤맨다. 01:18 - 네 번째 시도. 12자. "Password123!@" 뭐 이런 거. 01:25 - 초록 체크. 통과했다. 01:28 - 이름 입력. "김지우" 빠르게. 01:33 - 전화번호. "010-" 치다가 멈췄다. 01:38 - 약관 동의 체크박스. 3개. 클릭. 클릭. 클릭. 01:45 - '회원가입' 버튼으로 마우스 움직였다. 멈췄다. 01:52 - 다시 비밀번호 칸으로 올라갔다. 커서 깜빡였다. 02:03 - 아무것도 안 했다. 10초간. 02:13 - 탭 닫았다. 이탈. 끝. 화면 끄고 의자에 기댔다. 숫자가 말 안 해준 것. 다 보였다.데이터가 놓친 것 GA4는 "비밀번호 입력 페이지에서 70% 이탈" 이라고만 했다. 왜? 모른다. 히트맵은 "비밀번호 칸에 클릭 집중" 보여줬다. 그래서? 모른다. 퍼널 분석은 "1분 32초 평균 체류" 알려줬다. 의미는? 모른다. 세션 리플레이는 달랐다. 유저 #4738의 좌절이 보였다. 4번 틀렸다. 에러 메시지가 하나씩 나왔다. 한 번에 안 보여줬다. 조건 8개를 순차적으로 확인했다. 개발 로직은 그게 맞다. UX는 아니다. 마지막 10초. 아무것도 안 한 그 시간. 데이터로는 "체류" 다. 실제론 "포기" 였다. 비밀번호를 다시 볼까 말까 고민했다. 결국 탭 닫았다. 정량 데이터는 'What' 을 준다. 정성 리서치는 'Why' 를 준다. 세션 리플레이는 둘 다 준다. 숫자로 패턴 보고. 영상으로 맥락 본다. 9년 차에 느낀 거. 숫자 없이 기획하면 추측이다. 맥락 없이 기획하면 오판이다.회의실에서 팀장한테 슬랙 보냈다. "리플레이 하나 보여드릴게요. 5분만요." 회의실 잡았다. PM, 개발자, 디자이너 불렀다. 스크린에 띄웠다. 2분 17초. 다들 조용히 봤다. PM이 먼저 말했다. "이거 실제 유저예요?" "어제 오후 4시 32분. 모바일. 갤럭시 유저." 개발자가 웃었다. 씁쓸하게. "비밀번호 validation... 제가 만든 건데." "로직은 맞아요. 보안 정책 다 지켰어요. 근데 UX는 아니에요." 디자이너가 노트북 열었다. "에러 메시지를 한 번에 보여주면 되겠네요." "네. 조건 8개 리스트로. 실시간 체크. 초록/회색으로." PM이 끄덕였다. "이거 몇 명이나 이렇게 이탈해요?" GA4 열었다. "지난주 이탈자 873명. 평균 재시도 3.2회. 이 중 30% 정도가 비밀번호에서 막힌 거로 추정." "추정이요?" "GA4론 정확한 이탈 지점 못 잡아요. 이벤트 태깅 더 해야 해요. 근데 Hotjar로 샘플 30개 보니까 패턴은 명확해요." 개발자가 물었다. "수정 공수 얼마나 걸려요?" "validation 로직 그대로 두고 UI만 바꾸면 2일? 프론트 작업만." PM이 노션 열었다. "다음 스프린트에 넣을게요. 우선순위 상." 회의 끝났다. 15분 걸렸다. 리서치 일정 안 잡았다. 유저 인터뷰 안 했다. 세션 리플레이 하나로 설득했다. 정성과 정량 사이 UX 리서치 하면 두 진영이 있다. 정량파. 정성파. 정량파는 말한다. "숫자가 진실이에요. 감정은 편향이에요." 정성파는 반박한다. "맥락 없는 숫자는 의미 없어요. 유저를 만나야죠." 나는 둘 다 한다. 9년 하면서 배운 것. 싸울 필요 없다. 정량 데이터는 규모를 준다. "873명이 이탈했다." 심각성을 알린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예산을 받는다. 정성 리서치는 이유를 준다. "왜 이탈했나?" 공감을 만든다. 솔루션을 찾는다. 팀을 설득한다. 세션 리플레이는 그 중간이다. 정량의 규모 + 정성의 맥락. 통계적 유의성은 약하다. 샘플 30개로 873명 대변 못 한다. 근데 패턴은 보인다. 가설은 만든다. 그래서 내 프로세스는 이렇다:GA4로 문제 지점 찾는다. 숫자로. Hotjar 세션 리플레이로 원인 추정한다. 영상으로. 유저 인터뷰로 검증한다. 대화로. (시간 있을 때만) A/B 테스트로 확인한다. 실험으로.완벽하진 않다. 근데 현실적이다. 시간, 예산, 팀 리소스 고려하면. 이게 최선이다. 2주 후, 배포 개발 끝났다. 비밀번호 입력 UI 바꿨다. 변경 사항:조건 8개 미리 보여줌. 리스트로. 실시간 체크. 만족하면 초록. 아니면 회색. 에러 메시지 없앰. 조건만 보여줌. "8~16자, 영문+숫자+특수문자" 인풋 위에 표시.QA 끝나고 배포했다. 목요일 오전. Hotjar 세션 리플레이 다시 켰다. 신규 유저들. 50개 봤다. 달라졌다. 비밀번호 입력 시간 평균 38초. 이전 73초. 재시도 1.3회. 이전 3.2회. GA4 확인했다. 회원가입 전환율 4.2% → 6.8%. 2주간. 통계적 유의 아직 못 잡았다. 근데 방향은 맞다. 팀장이 슬랙 날렸다. "전환율 올랐네요. 굿." PM이 댓글 달았다. "다음엔 뭐 개선할까요?" 디자이너가 이모지 붙였다. 👍 개발자는 반응 없었다. 근데 점심 때 말했다. "세션 리플레이 신기하네요. 더 보여주세요." 숫자 뒤의 사람 UX 기획 9년 차. 아직도 배운다. 초년 때는 데이터 맹신했다. "숫자가 곧 진리" 였다. GA 대시보드가 답이었다. 중년 때는 정성 리서치에 빠졌다. "유저를 만나야 한다" 외쳤다. 인터뷰 10개 하고 인사이트 추출했다. 지금은 안다. 둘 다 필요하다. 균형이 중요하다. 데이터만 보면 사람을 놓친다. 873명이 숫자로만 보인다. 각자의 좌절, 짜증, 포기가 안 보인다. 리서치만 하면 규모를 놓친다. 인터뷰이 10명 목소리가 전체처럼 들린다. 샘플 편향 생긴다. 세션 리플레이는 타협점이다. 완벽하진 않다. 근데 실용적이다. 2분 17초 영상 하나가 1시간 회의를 대체한다. 20장 보고서를 압축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감을 만든다. PM이 숫자 보면 "이탈률 37%" 이다. 세션 리플레이 보면 "저 사람 짜증났겠다" 다. 후자가 액션을 만든다. 기획은 결국 사람 일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설득하고. 사람을 위해 만든다. 숫자는 도구다. 영상도 도구다. 인터뷰도 도구다. 목적은 하나. 사용자 경험 개선. 유저 #4738. 이름 모른다. 얼굴 모른다. 목소리 모른다. 근데 그의 2분 17초가 873명을 구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 전에 Hotjar 한 번 더 확인했다. 습관이다. 신규 세션 리플레이. 한 명이 회원가입 완료했다. 비밀번호 입력 시간 22초. 한 번에 통과. 다음 단계로. 미소 지었다. 화면 속 커서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다. 막히는 데 없었다. 좌절 없었다. 작은 거다. 비밀번호 입력 UI 하나. 근데 이게 쌓인다. 작은 좌절들 제거하면. 경험이 부드러워진다. 노트에 적었다. "다음 개선: 전화번호 입력 자동 하이픈, 약관 동의 토글 위치, 에러 메시지 톤앤매너" 세션 리플레이 10개 더 봤다. 패턴 찾았다. 전화번호 칸에서 다들 하이픈 지운다. 자동 입력되는데 지운다. 왜? 영상 보면 안다. 복사-붙여넣기 할 때 하이픈 있으면 에러난다. 또 하나. 숫자 뒤의 사람. 사람 뒤의 불편함. 불편함 뒤의 솔루션. 노트북 닫았다. 가방 챙겼다. 불 껐다. 엘리베이터에서 폰 봤다. UX 커뮤니티 슬랙. 누가 물었다. "정량 리서치 vs 정성 리서치 뭐가 중요해요?" 답 안 달았다. 질문 자체가 틀렸다. VS가 아니다. AND다. 집 가는 지하철. 옆 사람이 쇼핑앱 켰다. 스크롤 내린다. 빠르게. 상품 클릭. 뒤로 가기. 다시 스크롤. 장바구니 담기 실패. 재시도. 습관처럼 관찰했다. 저 사람도 누군가의 세션 리플레이다. 저 불편함도 데이터 어딘가 숫자로 있다. 내일 출근하면 확인할 것. 우리 서비스 장바구니 전환율. 세션 리플레이 50개. 패턴 찾기. 개선안 도출.2분 17초가 모든 걸 설명했다. 데이터는 'What'을 주고, 리플레이는 'Why'를 주고, 그 둘이 만나면 'How'가 나온다. 숫자 뒤엔 사람이 있다. 그걸 보는 게 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