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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 10 Dec, 2025
카톡으로 온 갑작스러운 일정 추가, 유저 인터뷰는 계획이 전부다
카톡으로 온 갑작스러운 일정 추가, 유저 인터뷰는 계획이 전부다 오후 6시 10분, 퇴근 10분 후 가방 메고 나가는데 카톡이 왔다. "내일 오전 10시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급하게 섭외됐어요." 외주 리크루터다. 아니, 나도 내일 일정이 있다고. 10시는 기획 회의다. 2주 전에 잡았다. PM이랑 디자이너랑 3명 일정 맞춘 거다. 손가락이 멈췄다. "확인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치고 보냈다. 엘리베이터에서 캘린더를 봤다. 내일은 회의 2개, 인터뷰 1개, 데이터 분석 데드라인. 이미 빡빡하다. 근데 이 유저는 놓치고 싶지 않다. 타겟 페르소나 정확히 맞는다. 40대 여성, 금융 앱 헤비유저, 투자 경험 5년 이상. 이런 유저 섭외가 얼마나 어려운데.리서치 일정은 내 것이 아니다 집에 와서 노트북을 켰다. 남편이 물었다. "또 일해?" "잠깐만." 캘린더를 다시 봤다. 내일 회의를 오후로 미룰 수 있을까. PM한테 카톡을 보냈다. "내일 회의 오후 3시로 가능할까요? 급하게 인터뷰 일정이..." 답장은 10분 후 왔다. "디자이너가 오후에 다른 미팅 있대요. 어렵겠어요." 그렇겠지. 다른 방법을 찾았다. 내일 인터뷰를 11시로 미룰 수 있을까. 리크루터한테 물었다. "10시는 어렵고, 11시나 오후는 어떠세요?" "유저분이 오전만 가능하시대요. 오후는 회사 업무 있으시고." 당연히 그렇다. 유저도 직장인이다. 일정 맞추기 어렵다. 결국 회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10시 회의 30분, 10시 40분 인터뷰 시작. 빡빡하다. 인터뷰 준비 시간이 10분밖에 없다. 근데 이게 현실이다. 유저 리서치 일정은 내 것이 아니다. 유저 중심이다. 말 그대로.품질은 계획에서 나온다 9년 차다. 인터뷰를 몇 개 했는지 센 적은 없다. 200개는 넘을 것 같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준비 없는 인터뷰는 의미 없다. 유저 인터뷰는 대화가 아니다. 리서치다. 가설이 있어야 하고, 질문이 설계돼야 한다. "서비스 어떠세요?" 이런 질문은 쓸모없다. "투자 결정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가 뭔가요?" 이게 질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 전에 최소 2시간은 준비한다.유저 스크리닝 정보 확인 (나이, 직업, 앱 사용 패턴) 가설 재정리 (이번 인터뷰에서 확인할 것 3가지) 질문 리스트 작성 (메인 10개, 서브 5개)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답변에 따라 추가 질문 준비) 녹화 장비 체크, 동의서 준비이게 최소한이다. 근데 내일은 10분밖에 없다. 회의 끝나고 바로 인터뷰 시작이다. 그래서 오늘 밤에 한다. 지금. 시계를 봤다. 10시 반이다. 남편은 거실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 노트를 펼쳤다. 이번 인터뷰 목적은 명확하다. "40대 여성이 금융 앱에서 투자 정보를 어떻게 탐색하는가." 가설 3개를 적었다.뉴스 탭보다 종목 검색을 먼저 한다. 전문가 의견보다 커뮤니티 후기를 신뢰한다. 차트보다 요약 정보를 선호한다.질문을 만들었다. "최근 투자 결정한 종목이 있으신가요? 그때 어떤 과정으로 정보를 찾으셨나요?" 구체적이고 행동 기반이다. 이게 좋은 질문이다. 1시간 반 걸렸다. 질문 12개, 예상 시나리오 3개. 시계를 봤다. 자정이다. 내일 9시 출근이다. 7시간 자면 된다. 괜찮다.계획대로 안 되는 게 계획이다 다음 날 아침 9시. 회사 도착했다. 커피 마시고 회의 자료를 켰다. 10시 회의는 서비스 개편 방향 논의다. 9시 50분. PM이 슬랙을 보냈다. "10시 회의, 10분 늦을 것 같아요. 임원 보고가 길어져서요." 좋다. 10분 더 생겼다. 인터뷰 질문을 다시 봤다. 어젯밤에 만든 거다. 괜찮다. 흐름이 자연스럽다. 10시 10분. 회의 시작했다. 온라인이라 화면 공유만 켜고 카메라는 껐다. 기획 방향 얘기를 들으면서 인터뷰 스크립트를 출력했다. 프린터가 멀다.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다. 노트북 화면을 두 개로 쪼갰다. 왼쪽은 회의, 오른쪽은 인터뷰 자료. 10시 35분. 회의가 끝났다. 5분 남았다. 회의실로 뛰었다. 3층이다. 엘리베이터 기다릴 시간 없다. 계단으로 올라갔다. 회의실 도착. 10시 39분. 책상 정리하고, 녹음기 켜고, 노트 펼치고, 물 한 잔 따르고. 10시 40분. 유저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저도 방금 왔어요." 다행이다. 인터뷰 시작했다. 동의서 서명, 녹음 동의,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요즘 투자 어떻게 하세요?" 유저가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듣는다. 메모한다. 고개를 끄덕인다. "최근에 투자 결정한 종목 있으세요?" "네. 지난주에 하나 샀어요." "그때 어떤 과정으로 정보를 찾으셨어요?" 예상과 다른 답이 나왔다. "사실 앱은 잘 안 써요. 유튜브 먼저 봐요. 전문가 채널 있잖아요." 가설 2번이 틀렸다. 커뮤니티가 아니라 유튜브다. 질문을 바꿨다. "유튜브로 정보를 찾은 후에는요?" "그다음에 앱에서 차트를 봐요. 영상에서 말한 거 맞는지 확인하려고." 가설 3번도 틀렸다. 차트를 본다. 요약 정보가 아니라. 인터뷰는 1시간 10분 걸렸다. 계획은 1시간이었다. 10분 초과했다. 근데 괜찮다. 좋은 인사이트가 나왔다. 유저를 배웅하고 회의실에 앉았다. 녹음 파일을 저장했다. 메모를 정리했다. 핵심 3개를 적었다.유저는 유튜브를 1차 정보원으로 쓴다. 앱은 검증 도구다. 차트는 필수다. 요약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문가 의견을 신뢰한다. 커뮤니티는 참고만 한다.가설이 틀렸다. 좋다. 이게 리서치다. 틀린 걸 확인하는 게 맞는 것보다 중요하다. 일정은 무너지고 리서치는 쌓인다 인터뷰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왔다. 12시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오후 1시에 또 회의가 있다. 디자인 리뷰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샀다. 자리에서 먹으면서 아침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녹음 파일을 들으면서 타임스탬프를 적었다. 중요한 발언은 따로 표시했다.03:24 "유튜브가 제일 먼저예요" 15:47 "차트 안 보면 불안해요" 28:33 "커뮤니티는 그냥 분위기 보는 정도?"정리하다 보니 1시가 됐다. 샌드위치 반 남았다. 회의 들어가면서 먹었다. 디자인 리뷰는 2시간 걸렸다. 3시에 끝났다. 오후 일정을 봤다. 4시에 인터뷰 하나 더 있다. 이건 원래 계획에 있던 거다. 준비는 어제 했다. 괜찮다. 근데 아침 인터뷰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싶다. 지금 안 하면 까먹는다. 30분만 쓰자. 노션을 켰다. 리서치 페이지를 만들었다. 제목: 2024.01.15 유저 인터뷰 #12 - 40대 여성, 금융 앱 사용 패턴 핵심 인사이트 3개를 적었다. 근데 또 카톡이 왔다. 리크루터다. "내일 인터뷰 한 분이 취소하셨어요. 대체 섭외 가능할까요?" 내일은 수요일이다. 오전에 인터뷰 2개 있다. 오후는 데이터 분석 마감이다. "오후 3시 이후 가능해요" 답장을 보냈다. "확인해볼게요." 시계를 봤다. 3시 40분이다. 20분 후 인터뷰다. 서둘러 노션 정리를 마쳤다. 완벽하지 않다. 나중에 다시 봐야 한다. 회의실로 갔다. 4시 인터뷰 준비했다. 이 유저는 30대 남성이다. 주식 초보, 앱 사용 3개월. 질문이 다르다. "처음 앱 깔았을 때 어땠어요?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인터뷰는 순조로웠다. 1시간 정확히. 끝나고 6시였다. 퇴근 시간이다. 근데 나는 회의실에 앉아서 메모를 정리했다. 지금 안 하면 내일 아침에 해야 한다. 30분 더 썼다. 6시 반에 회사를 나왔다.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봤다. 리크루터한테 답장이 와 있다. "내일 4시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50대 남성, 투자 경험 10년." 오. 이 유저도 좋다. 페르소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가능합니다" 답장을 보냈다. 집에 도착했다. 7시 반이다. 저녁 먹고 씻고 9시에 노트북을 켰다. 내일 인터뷰 준비를 해야 한다. 남편이 물었다. "오늘도 야근?" "야근은 아니고 그냥 준비 좀." "매일 그러네." 맞다. 매일 그런다. 유저 인터뷰는 계획이 전부다. 준비 없이는 못 한다. 그래서 밤에 한다. 출근 전에 한다. 점심시간에 한다. 이게 UX 리서처의 일상이다. 유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음 날 수요일. 인터뷰 3개를 했다. 오전 10시, 11시 반, 오후 4시. 점심은 또 편의점이다. 샐러드 하나. 인터뷰 사이사이에 메모를 정리했다. 완벽하게는 못 한다. 키워드만 적어뒀다. 저녁에 정리하려고. 4시 인터뷰가 끝나고 5시 반이었다. 회의실에서 메모를 봤다. 오늘 인터뷰 3개에서 나온 패턴이 보였다. "앱보다 외부 정보원을 먼저 찾는다." 이게 반복됐다. 유튜브, 블로그, 지인 추천. 우리 앱은 2차 검증 도구였다. 1차가 아니라. 이건 중요한 인사이트다. 기획 방향이 바뀔 수 있다. 노트북을 켜서 슬랙에 메시지를 썼다. PM과 디자이너한테. "이번 주 인터뷰에서 패턴 하나 발견했습니다. 공유 드리고 싶은데 내일 30분 시간 괜찮으신가요?" PM이 답했다. "오전 11시?" "좋습니다." 디자이너도 OK 했다. 자리로 돌아왔다. 6시 10분이다. 내일 공유할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해야 한다. 내일 아침은 또 인터뷰가 있다. 1시간 만에 간단한 슬라이드를 만들었다.인터뷰 개요 (대상, 일정, 목적) 핵심 인사이트 (외부 정보원 우선 탐색) 유저 발언 인용 3개 기획 시사점7시 20분에 끝났다. 퇴근했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또 노트북을 켰다. 이번 주 인터뷰 5개 녹취록을 정리해야 한다. 금요일까지 리포트 초안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 주 월요일에 전체 공유가 있다. 녹취록은 AI 툴을 쓴다. Clova Note에 파일을 올리면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근데 그걸 다시 읽고 정리하는 건 내 일이다. AI가 인사이트를 찾아주지는 않는다. 첫 번째 녹취록을 열었다. 40대 여성 인터뷰. 월요일에 한 거다. 1시간 10분짜리 대화가 A4 12페이지 텍스트로 변환돼 있다.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표시했다. 노션에 인사이트를 정리했다. 한 개 끝났다. 시계를 봤다. 10시 반이다. 4개 남았다. 남편이 자러 간다고 했다. "불 끄고 자." "응. 조금만 더." 11시 반까지 2개 더 했다. 3개 끝났다. 2개 남았다. 내일 하자. 너무 피곤하다. 침대에 누웠다. 핸드폰을 봤다. 리크루터한테 메시지가 와 있다. "금요일 오전 인터뷰 한 분 추가 가능하신가요?" 금요일은 리포트 작성하는 날이다. 근데 이 유저도 놓치기 아깝다. "시간 알려주세요. 확인해볼게요." 답장을 보내고 눈을 감았다. 자야 한다. 근데 머릿속에서 인터뷰 내용이 맴돈다. 유저 발언들이 떠오른다. "앱은 확인용이에요." "유튜브가 더 편해요." "전문가 말을 믿어요." 이 말들이 계속 들린다. 잠이 안 온다. 일어나서 메모했다. 핸드폰 메모장에. '유저는 앱을 정보 탐색 도구가 아니라 검증 도구로 쓴다. 1차 정보원은 외부다.' 이게 이번 리서치의 핵심이다. 메모하고 다시 누웠다. 이제 잠이 온다. 내일 또 인터뷰가 있다. 준비해야 한다. 유저 리서치는 끝이 없다. 일정은 계속 추가된다. 계획은 매일 바뀐다. 근데 이게 내 일이다. 유저를 만나는 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9년 차인데도 아직 배운다. 유저는 늘 예상 밖이다. 그게 힘들고 그게 좋다. 리서치는 삶을 먹는다 금요일 아침. 일어났는데 목이 아프다. 어제 인터뷰 3개 하면서 말을 너무 많이 했나. 물을 마셨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오늘 일정을 봤다. 인터뷰 1개, 11시 공유 미팅, 오후는 리포트 작성. 빡빡하다. 근데 할 수 있다. 9시에 출근했다. 커피 마시고 어제 만든 공유 자료를 다시 봤다. 괜찮다. 인사이트가 명확하다. 10시에 인터뷰가 시작됐다. 금요일 추가 일정이다. 이 유저는 20대 여성이다. 투자 초보. 앱 사용 1개월. "처음에 뭐가 제일 어려웠어요?" "다 어려웠어요. 용어도 모르겠고, 어디서 뭘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럼 어떻게 하셨어요?" "유튜브 봤어요. 초보용 강의 있잖아요." 또 유튜브다. 이번 주 인터뷰 6개 중 5개가 유튜브를 언급했다. 패턴이 확실하다. 인터뷰는 1시간 걸렸다. 11시에 끝났다. 바로 공유 미팅이다. 회의실로 갔다. PM과 디자이너가 기다리고 있었다. 슬라이드를 공유했다. 인사이트를 설명했다. "이번 주 인터뷰 6개에서 공통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유저들은 우리 앱을 1차 정보원으로 쓰지 않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같은 외부 채널을 먼저 보고, 앱에서는 확인만 합니다." PM이 물었다. "그럼 우리 앱의 역할은 뭐죠?" "검증 도구입니다. 외부에서 들은 정보가 맞는지 차트로 확인하는 용도죠." 디자이너가 말했다. "그럼 앱 내에서 콘텐츠를 강화해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외부 정보원과 연결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유튜브 링크를 앱 내에 제공한다거나." PM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중요한 것 같은데요. 다음 주 전체 미팅에서 공유해주세요." "네. 리포트로 정리해서 드리겠습니다." 미팅은 30분 만에 끝났다. 좋았다. 인사이트가 받아들여졌다. 자리로 돌아와서 리포트 작성을 시작했다. 이번 주 인터뷰 6개, 총 7시간 분량. 핵심 인사이트 5개. 기획 시사점 3개. 2시간 동안 집중해서 썼다. 점심도 안 먹었다. 3시에 초안이 완성됐다. 읽어봤다. 괜찮다. 근데 뭔가 부족하다. 유저 발언 인용이 더 필요하다. 녹취록을 다시 뒤졌다. 좋은 문장을 찾았다. "앱에서 정보를 찾기보다는, 유튜브에서 들은 걸 앱에서 확인하는 느낌이에요." 이 문장이 딱이다. 인사이트를 한 줄로 요약한다. 리포트에 추가했다. 읽어봤다. 이제 완성이다. PM과 디자이너, 그리고 팀장님께 공유했다. 시계를 봤다. 4시 반이다. 퇴근까지 1시간 반 남았다. 이번 주 정리를 했다. 인터뷰 6개, 회의 8개, 리포트 1개, 야근 3일. 힘들었다. 근데 보람 있다. 유저를 만났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인사이트를 찾았다. 기획에 반영될 것이다. 이게 UX 리서처의 일이다. 6시에 퇴근했다. 이번 주는 칼퇴한다.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봤다. 리크루터한테 메시지가 와 있다. "다음 주 화요일 인터뷰 2개 가능하신가요?" 다음 주가 시작된다. 또 일정이 추가된다. "시간 보내주세요." 답장을 보냈다. 창밖을 봤다. 금요일 저녁이다. 사람들이 많다. 나도 저 중 하나다. 퇴근하는 직장인. 근데 집에 가면 또 노트북을 켤 것 같다. 다음 주 인터뷰 준비를 할 것 같다. 유저 리서치는
- 08 Dec, 2025
유저 인터뷰 중 침묵이 길어질 때, 나는 뭘 하나?
침묵이 5초 넘어가면 오늘 유저 인터뷰 3건 잡혀 있었다. 2시, 3시 반, 5시. 2시 인터뷰이는 30대 남성, 우리 서비스 3년째 쓰는 파워유저다. 질문 던졌다. "이 기능 언제 주로 쓰시나요?" 대답이 안 나온다. 5초. 10초. 15초. 초보 때 나였으면 벌써 다음 질문 던졌다. "아 혹시 출퇴근 시간이요? 점심시간이요?" 이렇게. 지금은 안다. 침묵도 데이터라는 걸.20초쯤 됐을 때 그가 말했다. "음... 사실 이 기능, 쓰긴 쓰는데 불편해요. 근데 대체할 게 없어서." 바로 이거다. 침묵 뒤에 나오는 진짜 답. 빨리 답하는 건 보통 표면적인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답. "네, 자주 써요. 편해요." 이런 거. 근데 침묵 뒤의 답은 다르다. 본인도 정리 안 된 생각. 불편하지만 말하기 애매한 것들. 9년 인터뷰 진행하면서 배운 거다. 침묵을 견디는 기술. 침묵의 종류는 다르다 모든 침묵이 같지 않다. 경력 쌓이면서 구분하게 됐다. 생각 중인 침묵: 눈동자가 움직인다. 뭔가 떠올리려고 애쓴다. 이건 기다려야 한다. 절대 방해하면 안 된다. 이 침묵 뒤에 인사이트 나온다. 불편한 침묵: 몸이 경직된다. 시선이 아래로 간다. 질문이 너무 private했거나 본인 행동의 모순을 깨달은 순간. "괜찮아요, 편하게 답하셔도 돼요" 이런 식으로 안심시켜야 한다. 모르겠다는 침묵: 어깨를 살짝 으쓱한다. 표정이 '글쎄' 다. 이건 질문을 바꿔야 한다. "그럼 최근에 이 서비스 쓰셨을 때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 구체적인 경험으로 전환. 정치적인 침묵: 회사 내부 유저 인터뷰할 때 나온다. "이 프로세스 어떠세요?" 물으면 침묵. 불만 있는데 말 못 하는 거다. 누가 볼까봐. "다른 분들은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하면서 익명성 보장해줘야 답 나온다.오늘 2시 인터뷰이는 생각 중인 침묵이었다. 눈동자 움직임으로 알았다. 기다렸다. 그리고 진짜 답을 얻었다. 후배는 못 견딘다 작년에 신입 1명 들어왔다. UX 전공, 열정 넘친다. 인터뷰 동행시켰다. 내가 질문 던지고 침묵이 시작됐다. 3초. 5초. 후배가 끼어든다. "아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요?" 인터뷰이가 "아 네네" 하고 넘어간다. 후배는 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안다. 진짜 답은 못 들었다는 걸. 인터뷰 끝나고 피드백 줬다. "침묵을 기다려봐." 후배가 묻는다. "몇 초요?" 이게 설명이 안 된다. 10초? 15초? 케바케다. 인터뷰이 표정 봐야 한다. 생각하는 중인지 불편한지. 근데 이걸 어떻게 가르치나. "일단 10초는 기다려봐. 네가 불편해도." 이렇게밖에 못 말한다.후배는 한 달 동안 연습했다. 처음엔 5초도 못 견뎠다. 지금은 10초는 기다린다. 근데 아직 침묵의 종류는 못 읽는다. 그건 경험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3년 차 때까지는 못 견뎠다. 침묵이 두려웠다. 인터뷰 망치는 것 같았다. "제가 질문을 잘못한 건가?" 이런 생각 들었다. 지금은 안다. 침묵은 망치는 게 아니라 기회다. 침묵을 채우는 기술 침묵 중에 나는 뭘 하나.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아니다. 눈 맞춤 유지: 너무 뚫어지게 보면 부담 준다. 적당히. 노트에 시선 내렸다가 다시 올린다. "기다리고 있어요" 라는 신호. 메모: 진짜 메모하는 건 아니다. 방금 질문이나 키워드 적는 척한다. 인터뷰이가 부담 덜 느낀다. 침묵이 자연스러워진다. 고개 끄덕임: 생각 중인 침묵일 때. 살짝 끄덕인다. "괜찮아요, 천천히요" 메시지 전달. 물 마시기: 10초 넘어가면 물 한 모금. 인터뷰이도 따라 마신다. 리듬 전환. 긴장 풀린다. 질문 재구성 준비: 15초 넘어가면 머릿속으로 다음 질문 준비한다. 각도 바꿔서. 구체적 사례로. 근데 20초 전까진 안 던진다. 오늘 3시 반 인터뷰이는 침묵이 20초 갔다. 나는 노트 보면서 기다렸다. 끄덕였다. 물 마셨다. 그리고 인터뷰이가 말했다. "사실 이 기능... 제 업무 프로세스랑 안 맞아요. 근데 팀장님이 쓰라고 해서." 진짜 문제 발견했다. 기능 자체가 아니라 조직 문제. 침묵 견뎌서 얻은 인사이트. 데이터가 안 보여주는 것 GA4 본다. 이 기능 사용률 38%. 나쁘지 않다. "사용자 만족도 조사" 했다. 5점 만점에 3.8점. 평균이다. 근데 인터뷰하면 다른 얘기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써요." "대체재가 없어서요." "불편한데 익숙해졌어요." 이런 건 수치로 안 나온다. 설문에도 안 쓴다. 침묵 뒤에 나온다. 기획팀 회의에서 말한다. "사용률은 괜찮은데 유저들 만족도는 낮습니다." PO가 묻는다. "만족도 조사에선 3.8점이던데요?" "인터뷰에서 다른 맥락이 나왔어요. 수치와 정성 리서치 결과가 달라요." 데이터는 What을 보여준다. 인터뷰는 Why를 보여준다. 근데 Why는 침묵 뒤에 있다. 작년에 리뉴얼 프로젝트 했다. AB 테스트 결과 B안이 15% 더 좋았다. 근데 인터뷰하니까 "B안이 빨라서 좋긴 한데 뭔가 불안해요" 나왔다. 불안? 수치에 안 나온다. 더 물었다. 침묵 10초. "너무 간단해서... 내가 뭘 한 건지 확신이 안 서요." 피드백 반영했다. 확인 메시지 하나 추가. 숫자는 그대로인데 불안감 사라졌다. 침묵 뒤 인사이트로 개선한 거다. 침묵이 주는 시간 인터뷰이가 침묵할 때, 나도 생각한다. "이 질문이 맞나?" "다음 질문 각도를 어떻게 잡지?" "방금 대답에서 뭘 캐치했지?" 침묵은 나한테도 생각할 시간이다. 리듬 조절. 인터뷰는 말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잘 듣는 거다. 침묵도 듣는 거다. 초반 경력 때는 1시간 인터뷰에 질문 20개 준비했다. 다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10개 준비한다. 근데 3개밖에 안 쓴다. 나머지는 대답 듣고 즉석에서 만든다. 침묵 사이에 다음 질문이 보인다. "아, 이 사람은 이 부분이 불편했구나. 그럼 이걸 물어봐야겠다." 오늘 5시 인터뷰이는 20대 여성. 서비스 처음 써봤다. "첫인상이 어땠어요?" 물었다. 침묵. 8초쯤 됐을 때 "음... 복잡했어요. 근데 신기했어요." "복잡한데 신기하다?" 메모했다. 다음 질문 떠올랐다. "신기했던 부분이 뭐였어요?" "다른 서비스는 다 자동인데, 여기는 제가 직접 설정하잖아요. 처음엔 귀찮았는데 하다 보니까 재밌었어요." 진짜 인사이트다. 온보딩 개선 방향 잡혔다. "자동화보다 커스터마이징의 재미" 이걸 강조해야 한다. 침묵 8초가 다음 프로젝트 방향 정했다. 회사는 침묵을 못 기다린다 문제는 조직이다. 리서치 일정 잡으면 상사가 묻는다. "인터뷰 몇 명이요?" "일주일이면 돼요?" 인터뷰 10명 하려면 일정 잡는 데만 3일. 진행하는 데 5일. 분석하는 데 3일. 최소 2주 필요하다. "2주요? 그냥 설문 돌리는 게 빠르지 않아요?" 설문은 빠르다. 근데 얕다. 침묵이 없다. 정해진 답만 체크한다. Why는 모른다. 기획팀 회의에서 맨날 싸운다. "리서치 결과 기다리면 일정 밀려요." "근데 리서치 안 하면 방향 틀리잖아요." 타협안 낸다. "1차로 빠르게 만들고 AB 테스트 하면서 인터뷰 병행할게요." 이것도 방법이다. 근데 매번 이러면 리서치 가치가 떨어진다. 작년에 큰 프로젝트 있었다. 예산 5억. 일정 6개월. 킥오프 때 말했다. "유저 리서치 먼저 하고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임원이 답했다. "리서치는 만들면서 하죠. 일정이 빠듯해요." 결국 리서치 없이 시작했다. 3개월 지나서 베타 나왔다. 내부 테스트 결과 별로. 그제야 인터뷰 했다. "방향이 틀렸어요." 2개월 뒤로 돌아갔다. 처음부터 리서치 했으면 안 돌아갔을 일. 회사는 빠른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근데 방향 틀리면 더 느리다. 침묵을 못 기다리는 조직은 비효율적이다. 침묵 뒤의 말은 무겁다 인터뷰 끝나고 녹취록 정리한다. 오늘 3건. 총 180분. 녹취록 40페이지. 침묵은 녹취록에 "(침묵)" 이렇게 표시된다. 근데 이게 중요하다. 침묵 전후 맥락 본다. "이 기능 만족하세요?" "(침묵 12초)" "만족하는데... 음... 불편한 점도 있어요." 침묉 없이 바로 답했으면 "네, 만족해요" 끝났을 거다. 12초 침묵이 진짜 답을 끌어냈다. 녹취록 읽으면서 침묵 부분 형광펜 칠한다. 노란색. 그리고 앞뒤 문맥 다시 읽는다. 인사이트가 거기 있다. 기획안 쓸 때 인용한다. "유저 A는 12초 생각 후 '만족하는데 불편한 점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기능 자체보다 프로세스 문제를 시사합니다." PO가 읽고 묻는다. "12초가 중요해요?" "네. 바로 답 안 나온 건 본인도 혼란스럽다는 뜻이에요." 침묵도 데이터다. 이걸 이해 못 하는 사람 많다. 숫자만 본다. "사용률 38%", "만족도 3.8점". 근데 침묵은 숫자 아래 맥락을 보여준다. 멘토링 때 못 전하는 것 후배들 멘토링한다. 분기에 한 번. 주로 커리어 고민, 스킬 질문. 지난달 멘토링 때 한 후배가 물었다. "인터뷰 잘하려면 뭘 해야 해요?" 대답했다. "질문 리스트 잘 짜고, 경청하고, 녹취록 정리 꼼꼼히 하고." 근데 정작 중요한 건 못 말했다. 침묵을 견디는 기술. 이건 말로 안 된다. 직접 해봐야 안다. "침묵도 중요해요" 말하면 "아, 네" 한다. 근데 이해 못 한다. 실전에서 5초도 못 기다린다. 불안해서. 나도 그랬다. 3년 차 때까지 침묵이 두려웠다. 시간 가면서 배웠다. 침묵 뒤에 진짜 답이 나온다는 걸. 이걸 어떻게 가르치나. "일단 해봐" 밖에 못 한다. 불친절한 조언이다. 근데 다른 방법이 없다. 작년에 스터디에서 발표했다. "인터뷰 스킬업" 주제. 침묵 얘기 했다. 질문 나왔다. "침묵이 너무 길면 어떡해요?" "20초 넘어가면 질문 바꿔보세요." "20초요? 너무 긴 거 아니에요?" "처음엔 그렇게 느껴져요. 근데 익숙해지면 괜찮아요." 설득력 없는 답이다. 근데 사실이다. 20초는 길다. 근데 그 20초가 프로젝트 방향 바꾼다. 침묵이 편해졌을 때 요즘은 침묵이 편하다. 오히려 좋다. 인터뷰 리듬이 느려진다. 여유 생긴다. 초보 때는 1시간 인터뷰가 급했다. 질문 던지고 답 듣고 다음 질문. 빠르게. 많이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1시간에 질문 5개만 해도 괜찮다. 깊게 판다. 침묵 기다린다. 추가 질문 던진다. 맥락 이해한다. 오늘 2시 인터뷰이랑 1시간 10분 얘기했다. 질문은 6개 했다. 침묵은 총 8번. 가장 긴 침묵 23초. 23초 침묵 뒤에 나온 답이 전체 인터뷰에서 가장 좋았다. "사실 이 서비스... 동료가 쓰니까 저도 쓰는 거예요. 안 쓰면 뭔가... 뒤처지는 것 같아서." 네트워크 효과. 이게 진짜 retention 이유였다. 기능이 아니라 사회적 압력. 이런 건 설문에 안 나온다. 데이터에 안 잡힌다. 23초 침묵 뒤에 나왔다. 인터뷰 끝나고 인터뷰이가 말했다. "오늘 제 생각 정리된 것 같아요. 감사해요." 이게 좋은 인터뷰다. 내가 답 얻는 것만이 아니라 인터뷰이도 생각 정리하는 시간. 침묵이 그 시간을 준다. 9년 차의 숙제 경력 9년. 인터뷰는 수백 건 했다. 침묵 견디는 건 이제 자연스럽다. 근데 여전히 어렵다. 침묵의 미묘한 차이 읽기. 5초 침묵이랑 15초 침묵은 다르다. 생각 중인 침묵이랑 회피하는 침묵도 다르다. 매번 완벽하게 못 읽는다. 가끔 놓친다. "아, 저 침묵 때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후회한다. 그리고 후배들한테 전하는 게 어렵다. "침묵을 기다려" 말은 쉽다. 실천은 어렵다. 경험으로 체득해야 한다. 요즘 고민은 이거다. 시니어로서 뭘 더 줄 수 있나. 스킬은 가르쳤다. 프로세스도 정리했다. 근데 "감각" 은 못 가르친다. 침묵 읽는 감각. 질문 타이밍 잡는 감각. 이건 말로 안 된다. 같이 인터뷰 다니면서 보여줘야 한다. 근데 시간이 없다. 내년에 리드 제안 들어왔다. 매니저 가는 거다. 그럼 인터뷰 직접 할 시간 줄어든다. 고민이다. 관리만 할 건가. 현장 감각 잃을 건가. 9년 쌓은 감각이 아깝다. 침묵 읽는 기술, 맥락 파악하는 눈. 이걸 계속 쓰고 싶다. 후배들한테 전하고 싶다. 근데 방법을 모르겠다. 그냥 계속 인터뷰 하는 수밖에.침묵은 데이터다. 9년 걸려서 배운 거다. 10년 차엔 뭘 배울까.
- 04 Dec, 2025
퍼소나 작성에 2주를 쓰는 게 낭비일까?
2주를 쓴다 퍼소나 작업에 2주를 쓴다고 하니까 PM이 물었다. "그거 하루면 되는 거 아냐?"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나이, 직업, 연봉 적는 게 퍼소나가 아니다. 그건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다. 퍼소나는 그 사람이 우리 서비스를 어떤 맥락에서 만나는지를 정의하는 작업이다. 32세 여성 직장인. 연봉 5천. 서울 거주. 이게 끝이면 기획이 안 나온다. 이 사람이 출근길에 뭘 보는지, 점심시간에 뭘 검색하는지, 퇴근 후 소파에 앉아서 폰을 켤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없으면 플로우를 못 그린다. 그래서 2주를 쓴다.출근길 기분까지 인터뷰를 10명 했다. 우리 서비스를 쓰는 직장인 여성들. 첫 번째 질문. "오늘 출근길 어땠어요?" 대부분 "그냥요" 한다. 그럼 더 판다. "지하철에서 뭐 보셨어요?" "앱 켜셨어요?" "뭐 검색하셨어요?" 그러면 나온다. "아, 출근하면서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검색했어요." "회사 가기 전에 날씨 확인하고, 우산 챙길지 고민했어요." "지하철에서 뉴스 헤드라인만 쭉 봤어요. 자세히는 안 읽고요." 이게 퍼소나다. 출근길에 우리 앱을 여는 사람은 '정보를 깊게 읽으려는 게 아니라 빠르게 훑어보려는' 맥락이다. 그럼 첫 화면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 긴 텍스트 블록은 안 된다. 카드형 UI에 썸네일과 헤드라인만. 이런 걸 2주 동안 정리한다. 점심시간 패턴 두 번째 질문. "점심시간에 보통 뭐 하세요?" "휴대폰 봐요." 더 판다. "뭘 보시는데요?" "유튜브요. 근데 긴 영상은 안 봐요. 5분짜리 쇼츠." "인스타 릴스요. 점심 먹으면서 보다가 1시간 가요." "뉴스 앱이요. 근데 댓글 보는 게 더 재밌어요." 점심시간 유저는 '킬링타임' 모드다. 집중도가 낮다. 영상이나 숏폼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돼 있다. 그럼 우리 서비스에서 점심시간대 진입 유저에게 긴 아티클을 메인으로 노출하면 이탈률이 높다. 대신 짧은 영상 콘텐츠나 이미지 위주 콘텐츠를 상단에 배치해야 한다. 이런 인사이트가 GA4 수치만으론 안 나온다. "점심시간대 체류시간 2분 30초" 라는 데이터는 있다. 근데 왜 2분 30초인지는 인터뷰를 해야 안다.저녁 습관이 중요한 이유 세 번째 질문. "퇴근하고 집 가면 뭐 하세요?" "소파에 누워서 폰 봐요." "씻고 나서 침대에서 유튜브요." "배달 앱 켜서 뭐 먹을까 30분 고민해요." 저녁 시간대 유저는 '릴랙스' 모드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다. 그래서 콘텐츠 소비 시간이 길어진다. 이 타이밍에 우리 서비스가 '10분 이상 읽어야 하는 심층 아티클'을 추천하면 클릭률이 높다. 오히려 점심시간보다 저녁 9시~11시에 장문 콘텐츠 소비가 많다. 실제로 GA4 데이터 뜯어보니까 맞았다. 오후 9시 이후 평균 체류시간이 5분 넘었다. 점심시간의 두 배. 근데 우리 서비스는 저녁 시간대에 숏폼 콘텐츠를 메인으로 노출하고 있었다. 잘못된 전략이었다. 퍼소나 작업하면서 '저녁 9시, 소파에 누워서 폰을 보는 지연씨'를 구체적으로 정의했고, 그 맥락에 맞는 콘텐츠 전략을 세웠다. 디테일이 기획을 살린다 PM이 또 물었다. "그래서 퍼소나가 기획에 어떻게 반영됐는데요?" 세 가지 변경했다.오전 출근 시간대(7~9시): 카드형 UI, 헤드라인 위주, 이미지 썸네일 크게 점심 시간대(12~1시): 숏폼 영상 콘텐츠 상단 배치, 스와이프 UI 저녁 시간대(9~11시): 장문 아티클 추천, 읽기 모드 UI 개선A/B 테스트 돌렸다. 출근 시간대 체류시간 1분 30초에서 2분 10초로 증가. 40초 늘었다. 클릭률 12% 상승. 점심 시간대 숏폼 콘텐츠 소비 23% 증가. 이탈률 8% 감소. 저녁 시간대 장문 아티클 읽기 완료율 18%에서 31%로 상승. 숫자가 증명했다. 퍼소나 작업 2주가 낭비가 아니었다.왜 2주나 걸리는가 퍼소나 작업이 2주 걸리는 이유. 첫째, 인터뷰 일정 조율. 10명 섭외하고 시간 맞추는 데만 3일. 둘째, 인터뷰 진행. 한 명당 1시간. 10명이면 10시간. 이틀. 셋째, 녹취록 정리. 10시간 분량 풀어서 텍스트로 정리하는 데 3일. 넷째, 인사이트 도출. 녹취록 읽으면서 패턴 찾기. 포스트잇에 키워드 정리. 그루핑. 2일. 다섯째, 퍼소나 문서 작성. 이름, 나이, 직업, 하루 일과, 감정 상태, 니즈, 페인포인트, 사용 맥락 정리. 2일. 여섯째, 내부 리뷰. 팀원들한테 공유하고 피드백 받고 수정. 2일. 총 14일. 2주. 빠르게 하려면 3일도 가능하다. 근데 퀄리티가 떨어진다. 인터뷰 5명으로 줄이고, 녹취록 대충 보고, 인사이트 얕게 뽑으면 된다. 근데 그럼 기획이 안 나온다. "32세 여성 직장인"이라는 껍데기만 남는다. 나이와 직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전에 퍼소나를 빠르게 만든 적이 있다. 3일 만에. 28세 남성, 대학생, 서울 거주, 연 500만원 소비. 이게 끝이었다. 이걸 가지고 기획 회의를 했다. PM이 물었다. "이 사람이 우리 앱을 언제 써요?" 모르겠다. 퍼소나에 없다. "뭐 하다가 우리 앱 켜요?" 모르겠다. 인터뷰를 안 했다. "이 사람이 제일 불편해하는 게 뭐예요?" 모르겠다. 정성 리서치를 안 했다. 결국 그 프로젝트는 기획이 엉망이었다. "대학생이니까 가격 민감하겠지" 라는 추측으로 할인 쿠폰 기능을 메인에 넣었다. 반응 없었다. 나중에 다시 인터뷰 했다. 대학생 유저들은 가격보다 '빠른 배송'과 '리뷰 신뢰도'를 더 중요하게 봤다. 할인 쿠폰은 관심 없었다. 퍼소나를 대충 만들면 이렇게 된다. 출근길 기분을 아는 것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 퍼소나. 이지혜, 34세, 마케터, 연봉 6500만원, 서울 강남 거주 여기까지는 기본. 이제 디테일. 출근길: 7시 30분 집 나섬. 지하철 40분. 출근길에 링크드인 피드 확인. 업계 뉴스 헤드라인만 훑음. 자세히 안 읽음. 회사 도착 전에 오늘 할 일 머릿속 정리. 점심시간: 동료들이랑 밥 먹고 카페 감. 아이스 아메리카노. 카페에서 인스타 릴스 15분. 업무 관련 자료는 안 봄. 머리 비우는 시간. 오후: 회의 많음. 2~3개. 중간중간 메일 확인. 자료 준비. 퇴근 전 내일 일정 체크. 퇴근 후: 7시 퇴근. 집 가는 길에 유튜브로 마케팅 웨비나 들음. 소리만. 집 도착하면 씻고 소파. 넷플릭스 틀어놓고 폰으로 업무 관련 아티클 읽음. 북마크 많이 함. 주말: 토요일 오전 카페에서 책 읽음. 마케팅 서적. 오후엔 운동. 일요일은 쉼. 넷플릭스, 친구 만남. 페인포인트: 출근길엔 긴 글 읽기 싫음. 요약본 원함. 점심시간엔 일 생각 하기 싫음. 가벼운 콘텐츠. 저녁엔 깊이 있는 인사이트 원함. 근데 10분 넘는 건 부담. 주말 아침엔 집중도 높음. 긴 아티클도 OK.사용 맥락:우리 앱을 출근길, 퇴근길, 주말 아침에 씀. 점심시간엔 안 씀. 릴스 보느라 바쁨. 저장 기능 자주 씀. 나중에 읽기. 공유 기능은 거의 안 씀. 혼자 소비.이 정도 디테일이 있어야 기획이 나온다. 출근길 화면: 3줄 요약 + 썸네일. 클릭하면 전문. 저녁 화면: 심층 아티클 추천. "8분 읽기" 표시. 주말 아침 화면: 장문 콘텐츠. "20분 읽기" 표시. 커피 마시며 읽기 좋은 레이아웃. 데이터와 정성의 균형 GA4는 "오전 7~9시 트래픽 많음" 을 알려준다. 근데 왜 많은지는 안 알려준다. 인터뷰는 "출근길에 뭘 보는지" 를 알려준다. 근데 몇 명이 그런지는 안 알려준다. 둘이 합쳐져야 완성이다. GA4로 시간대별 트래픽 패턴 파악. 인터뷰로 각 시간대 사용 맥락 파악. 퍼소나로 구체적 사용자 정의. 기획으로 맥락에 맞는 경험 설계. 이 과정이 2주. 빠르게 하면 3일. 근데 그럼 "출근 시간대 트래픽 많으니까 푸시 많이 보내자" 같은 멍청한 결론이 나온다. 실제론 출근 시간대 유저는 '알림 끄고 싶어' 모드다. 푸시 보내면 이탈한다. 집착하는 이유 동료가 물었다. "너 왜 이렇게 디테일에 집착해?" 기획 퀄리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디테일 없는 퍼소나: "30대 직장인 여성" → 기획: 직장인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 결과: 애매함. 클릭률 낮음. 디테일 있는 퍼소나: "34세 마케터 지혜씨, 출근길엔 헤드라인만 훑고, 저녁엔 8분짜리 아티클 읽음" → 기획: 출근 시간대엔 3줄 요약, 저녁엔 8분 아티클 → 결과: 클릭률 12% 상승, 체류시간 40초 증가. 숫자가 증명한다. 디테일이 있으면 기획이 구체적이다. 구체적이면 실행이 명확하다. 명확하면 결과가 좋다. 디테일 없으면 모든 게 추측이다. 추측으로 만든 기획은 실패한다. 2주가 아깝지 않다 PM한테 말했다. "퍼소나 2주 걸립니다." "너무 오래 걸리는데요. 일주일 안에 안 돼요?" "안 됩니다. 퀄리티 떨어집니다." "그래도 일정이..." "그럼 기획 3번 엎을 준비 하세요." 실제로 그렇다. 퍼소나 대충 만들면 기획 나오고, 개발 들어가고, QA 하고, 출시하고, 데이터 보고, "왜 반응이 없지?" 하고, 다시 기획. 3개월 낭비. 퍼소나에 2주 쓰면 그런 일이 없다. 첫 기획이 80% 맞는다. 수정은 디테일만. 2주 vs 3개월. 답은 명확하다. 품질을 좌우하는 것 좋은 기획과 나쁜 기획의 차이. 나쁜 기획: "30대 여성이 좋아할 만한 기능" 좋은 기획: "34세 마케터 지혜씨가 출근길 지하철에서 3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 나쁜 기획은 모호하다. "좋아할 만한" 이 뭔지 모른다. 측정 불가. 좋은 기획은 구체적이다. "출근길", "지하철", "3분" 이 명확하다. 측정 가능. 측정 가능하면 개선 가능하다. 개선 가능하면 성장 가능하다. 이게 퍼소나 작업의 목적이다. 측정 가능한 기획. 그래서 2주를 쓴다. 결국 이긴다 빠르게 만든 팀과 꼼꼼하게 만든 팀. 3개월 후 비교하면 답 나온다. 빠르게 만든 팀: 기획 3번 수정, 개발 재작업 2번, 출시 지연 1달, 결과 미흡. 꼼꼼하게 만든 팀: 기획 1번, 개발 순조, 출시 정시, 결과 좋음. 시간은 똑같이 쓴다. 근데 앞에 쓰냐 뒤에 쓰냐 차이. 나는 앞에 쓴다. 퍼소나에 2주. 리서치에 1주. 기획에 2주. 그럼 개발은 순조롭다. 수정 없다. QA도 빠르다. 출시 후 결과도 좋다. 이게 UX 기획자의 역할이다. 앞단에서 시간을 써서 뒷단 시간을 아끼는 것.2주는 낭비가 아니다. 투자다.
- 03 Dec, 2025
유저 리서치 비용이 너무 높다고요? 그럼 이렇게 설득해보세요
유저 리서치 비용이 너무 높다고요? 그럼 이렇게 설득해보세요 또 시작이다 월요일 아침 9시. 임원 메일이 왔다. "UX팀 리서치 예산 재검토 요청. 분기 3천만원은 과하다고 봄." 커피 들고 앉았는데 손이 떨렸다. 아니 떨린 건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작년에도 똑같았다. 재작년에도. 9년 동안 매번 이거다. "리서치 비용 줄이고 빨리 만들면 안 돼요?"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근데 매번 이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숫자로.작년 실패 사례를 꺼낸다 회의실에 들어갔다. CFO, CTO, CPO 다 모였다. 준비한 자료 첫 장. 작년 실패 케이스. "작년 4월 출시한 ○○ 기능 기억하시죠?" 다들 고개 끄덕였다. 기억하지. 쪽팔린 기억. "개발 기간 3개월, 비용 2억. 출시 후 사용률 2.3%." "리서치 없이 기획했습니다. 유저 니즈 검증 안 하고." CPO 표정이 굳었다. 본인이 밀어붙인 건데. "2개월 뒤 서비스 중단. 2억이 증발했습니다." "리서치 비용은 500만원이었을 겁니다." 숫자를 비교하면 된다. 2억 vs 500만원. 실패 비용이 리서치 비용의 40배다.ROI 계산은 이렇게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성공 케이스. "작년 9월, △△ 결제 플로우 개선 건." "리서치 비용 800만원. 유저 인터뷰 20명, 사용성 테스트 3라운드." "발견한 문제: 본인인증 단계에서 47% 이탈." "개선 후: 이탈률 12%로 감소." 숫자를 계산했다. 월 결제 건수 15만 건. 이탈 47%에서 12%로 줄면 5만 건 증가. 객단가 3만원이면 월 15억 매출 증가. 연 180억이다. "리서치 비용 800만원 투자해서 연 180억 매출 증가." "ROI는 2250배입니다." CFO가 계산기 두드렸다. 맞다는 표정. 이게 핵심이다. 리서치 비용을 비용으로 보지 말고 투자로 봐라. 실패 방지 비용이 아니라 매출 증대 투자다. 경쟁사는 뭐하나 자료 넘겼다. 경쟁사 벤치마크. "○○페이는 분기 리서치 예산 5천만원." "□□몰은 8천만원." "우리는 3천만원인데 삭감하면 1500만원." "경쟁사 절반도 안 쓰면서 UX로 이기겠다는 건가요?" CTO가 고개 들었다. "경쟁사도 저만큼 써요?" "네. 작년 UX 컨퍼런스에서 □□몰 팀장한테 들었습니다." "실제로 분기 8천에서 1억까지 씁니다." 숫자를 비교하면 된다. 절대액이 아니라 상대액. 우리 매출 대비, 경쟁사 대비. 3천만원은 전체 개발 예산의 1.2%다. 98.8%는 만드는 데 쓰고 1.2%는 검증하는 건데. 이게 과하다고?숨은 비용을 말한다 다음 슬라이드. 리서치 안 하면 생기는 숨은 비용. "첫째, 재작업 비용." 작년 통계 꺼냈다. 리서치 없이 기획한 기능 중. 출시 후 3개월 내 수정률 68%. 재작업에 들어간 개발 공수. 평균 2주. 개발자 1명 일당 50만원이면 2주에 500만원. 10건이면 5천만원 재작업 비용이다. "둘째, 기회비용." 잘못된 기능 만드느라 2개월 썼으면. 그 시간에 제대로 된 기능 만들었으면 생겼을 매출. 이건 계산도 안 된다. "셋째, 브랜드 신뢰도." 구린 UX로 유저 한 명 잃으면. 그 유저 평생 가치는 얼마인가. LTV 계산하면 50만원이다. 유저 1000명 이탈하면 5억 손실. 리서치 비용 3천만원이 아깝나? 작게 시작하는 법 CFO가 물었다. "그래도 3천은 부담이에요. 줄일 방법 없나요?" 있다. 당연히 있다. "우선순위 정하면 됩니다." 모든 프로젝트에 풀 리서치 안 해도 된다. Impact 크고 Risk 높은 것만 집중. 분기 5개 프로젝트면 2개만 깊게 파도 된다. "심층 인터뷰는 비싸니까 설문으로 대체." "사용성 테스트는 10명 대신 5명." "리모트 인터뷰로 출장비 절약." 이렇게 하면 3천이 2천으로 줄어든다. 근데 0으로는 못 줄인다. 최소선은 있다. "차라리 외주 리서치 줄이고 인하우스로." "Maze 같은 툴 쓰면 건당 비용 절반." "커뮤니티 패널 활용하면 리크루팅 비용 제로." 방법은 많다. 근데 없앨 수는 없다. 실전 팁 9년 하면서 터득한 것들.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산 회의 때 말하지 말고 성공 직후에 말해라. 큰 프로젝트 성공하고 나서 "이거 리서치 덕분"이라고. 그때 다음 예산 이야기 꺼내면 통한다. 숫자를 준비한다. "유저가 불편해해요"는 안 먹힌다. "47%가 이탈했고 월 5만 건 손실"이라고 해야 한다. GA4, Hotjar, 설문 데이터 항상 준비. 실패를 기록한다. 리서치 안 한 프로젝트 실패하면 꼭 기록해둬라. 날짜, 비용, 결과, 원인. 나중에 증거로 쓴다. 동맹을 만든다. 개발팀장 설득하면 반은 이긴 거다. 개발자들도 재작업 싫어한다. "리서치 하면 재작업 줄어요"라고 하면 편 들어준다. 작은 성공을 쌓는다. 처음부터 큰 예산 받으려 하지 마라. 500만원으로 작게 시작해서 성과 내고. 그걸 근거로 1000만원, 2000만원 늘려가라. 진짜 이유 솔직히 말하면. 예산 삭감 요구의 진짜 이유는 돈이 아니다. 리서치의 가치를 모르는 거다. 눈에 안 보이니까. 당장 매출 안 나오니까. 개발은 눈에 보인다. 화면 나오고 기능 돌아간다. 리서치는? 보고서 나온다. PDF 파일 하나.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 안 해보면 모른다. 내 역할은 그걸 보여주는 거다. 숫자로, 사례로, 비교로. 계속 보여주다 보면 언젠간 안다. "아, 리서치 없으면 안 되는구나." 9년 걸렸다. 우리 회사는. 작년부터 예산 삭감 요청 안 온다. 오히려 "더 필요한 거 없어요?" 물어본다. 포기하지 않기 이번 회의는 통과했다. 3천만원 그대로 유지. 근데 다음 분기에 또 올 거다. 분명히. "이번엔 좀 줄여야죠." 그때 또 싸워야 한다. 데이터 들고. 지친다. 솔직히. 매번 증명해야 하는 게. 디자이너는 디자인 예산 설득 안 한다. 개발자는 서버 비용 설득 안 한다. 왜 UX만 매번 싸워야 하나. 근데 이게 현실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싸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숫자를 무기로. 후배들한테 말한다. "리서치 잘하는 것도 중요한데." "리서치 가치 설득하는 것도 실력이야." "그것까지 할 수 있어야 시니어지." 9년 차 되니까 안다. 진짜 싸움은 유저 리서치가 아니라 예산 회의실에서 벌어진다고.오늘도 이겼다. 다음 분기까지는.
- 03 Dec, 2025
인터뷰 녹취록 3시간을 밤새 정리한 날 배운 것
오후 11시, 녹취록 3개 인터뷰 3건 끝났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각 1시간씩. 집에 와서 저녁 먹고 9시. 녹취록 정리 시작했다. 지금 새벽 2시. 아직 2개 남았다. 후배한테 물어봤다. "녹취록 정리 어떻게 해요?" "GPT에 넣어서 요약하면 되죠." 안 된다. 절대."음..." 이 5초면 유저가 말했다. "이 기능은... 음... 좋은데요." GPT 요약: "긍정적 피드백" 내 정리:"이 기능은" (0.8초) 침묵 (1.2초) "음..." (2.1초, 목소리 낮아짐) 침묵 (1.8초) "좋은데요" (0.6초, 상승 톤)침묵 5초다. 긍정 아니다. 망설임이다. 다음 질문했다.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또 침묉. 3초. "그냥... 있으면... 좋잖아요?"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GPT는 이걸 못 잡는다. 표현 하나가 퍼소나를 바꾼다 인터뷰이 A. 32세 남성. 앱 사용 2년. 처음엔 "사용자"로 분류했다. 질문: "이 기능 언제 쓰세요?" 답변: "출근길에 쓰죠. 버스 안에서." 질문: "어떤 상황에서요?" 답변: "짜증날 때요. 버스 막히면." "짜증날 때" 3번 나왔다. 질문: "왜 짜증나세요?" 답변: "시간 아까우니까. 그냥 뭐라도 해야죠." "시간 아까우니까" 5번. "그냥 뭐라도" 4번. 퍼소나 수정했다. "정보 탐색형 사용자" → "시간 때우기형 사용자" 타겟이 완전히 달라졌다. GPT 요약엔 "출근 시간 사용" 만 나온다.숫자를 센다 "자주 써요" 는 의미 없다. "얼마나 자주요?" "한... 일주일에... 한두 번?" "한" 에서 망설임. "일주일에" 는 확신. "한두 번?" 은 상승 톤. 질문형. 실제론 한 달에 한 번이다. 질문 바꿨다. "지난주에 쓰셨어요?" 침묵 2초. "음... 그건... 기억이..." 안 썼다는 뜻. "지난달엔요?" "아, 그때는 썼죠! 친구가 물어봐서." 한 달에 한 번. 외부 트리거. 녹취록에 다 적는다.망설임 횟수 침묵 길이 톤 변화 표현 수정 빈도GPT는 "주 1-2회 사용" 만 요약한다. 반복이 패턴이다 3명 인터뷰했다. 같은 질문. "이 화면에서 뭐 하세요?" A: "음... 스크롤 내려요." B: "일단 내려봐요." C: "쭉 내리죠." 3명 모두 "내린다". 질문: "위에는 안 보세요?" A: "위는 뭐... 광고 아니에요?" B: "상단은 항상 광고잖아요." C: "위는 안 봐요. 광고니까." "광고" 3번. "위는 안 본다" 패턴. 데이터 확인했다. 상단 클릭률 0.3%. 인터뷰가 맞았다. 기획 수정했다. 핵심 기능을 중단으로. GPT 요약: "사용자들이 스크롤 선호" 패턴이 안 보인다. 감정을 기록한다 인터뷰이 B. 28세 여성. 화면 보여줬다. 리뉴얼 시안. "어때요?" "아... 음..." 침묵 4초. "솔직히 말씀드려도 돼요?" "네." "별로예요. 복잡해요." 목소리 떨렸다. 미안해하는 톤. "괜찮아요. 왜 복잡하세요?" "이게... 어디 누르는지 모르겠어요." "어디" 강조했다. 화면 가리켰다. "이거랑 이거랑 이거." 버튼 3개 다 같은 스타일이었다. "구분이 안 돼요. 다 똑같아 보여요." 녹취록에 적었다.침묵 4초 (불편한 감정) "솔직히" (걱정) "별로" 직접 표현 (용기 낸 피드백) "어디" 강조 (핵심 문제) 3개 버튼 지적 (구체적)GPT: "디자인 복잡함" 감정이 없다. 맥락이 없다.문맥을 남긴다 질문: "이 기능 왜 안 쓰세요?" 답변: "몰랐어요."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방금?" "아, 저기 작게 써있네요." "평소엔 안 보이셨어요?" "네. 저기까지 안 봐요." "왜요?" "할 게 많아서요. 빨리빨리 해야 하니까." 맥락이 나왔다.기능을 몰랐다 (발견성 문제) 작게 써있다 (UI 문제) 저기까지 안 본다 (시선 문제) 빨리빨리 (사용 맥락)솔루션 4개로 늘었다. GPT: "기능 인지도 낮음" 끝이다. 해결책이 안 나온다. 침묵을 해석한다 인터뷰 중 가장 중요한 건 침묵이다. 질문: "이 가격이면 쓰시겠어요?" 침묵 6초. "글쎄요..." 비싸다는 뜻이다. 질문: "이 디자인 어때요?" 즉답: "좋아요!" 진짜 좋은 거다. 질문: "업데이트 후 어떠세요?" 침묵 3초. "음... 괜찮아요." 별로라는 뜻이다. 침묵 길이를 다 적는다.1초 이하: 확신 2-3초: 고민 4초 이상: 부정적패턴이 보인다. GPT는 침묵을 기록 안 한다. 반복 표현이 진짜 니즈다 인터뷰이 C. 41세 남성. "이 기능 개선하면 뭐가 좋을까요?" "빨라지면 좋죠." "또요?" "음... 빨랐으면 좋겠어요." "다른 건요?" "속도요. 너무 느려요." "빠르다" 관련 표현 7번. 다른 피드백 2번. 속도가 핵심이다. 기획서에 썼다. "사용자 인터뷰 결과, 속도 개선 니즈가 압도적 (7/9 응답)" 개발팀 설득 됐다. GPT: "속도 개선 필요" 횟수가 없다. 설득력이 없다. 새벽 3시, 마지막 녹취록 2시간 30분 걸렸다. 3개. A4 12장 나왔다.타임스탬프 정리 표현 그대로 기록 침묵 길이 톤 변화 반복 표현 감정 메모 맥락 추가내일 회의에서 쓸 인사이트 8개.상단 배치 변경 근거 버튼 스타일 수정 이유 기능 발견성 문제 속도 개선 우선순위 가격 정책 재검토 타겟 퍼소나 수정 사용 맥락 업데이트 AB테스트 가설 3개GPT 요약은 5분. 내 정리는 3시간. 차이가 뭐냐고? GPT: "사용자들이 불편해함" 나: "32세 남성 사용자가 '짜증날 때'라는 표현을 5번 반복. 시간 때우기 맥락에서 사용. 정보 탐색이 아닌 시간 소비가 목적. 타겟 퍼소나 재정의 필요." 후배가 물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해요?" 해야 한다. 후배들이 못 따라하는 이유시간이 없다고 한다.맞다. 3시간 걸린다. 근데 기획 수정은 30시간 걸린다. 잘못된 기획으로 개발하면 300시간 날린다. 3시간이 싸다.귀찮다고 한다.맞다. 귀찮다. 근데 회의에서 "근거가 뭐죠?" 물으면 대답 못 한다. "GPT 요약이요" 라고 못 한다. 3시간이 편하다.필요 없다고 한다.데이터 있으면 되지 않냐고. 클릭률, 체류 시간, 전환율. 안 된다. 데이터는 "무엇"을 알려준다. 인터뷰는 "왜"를 알려준다. "클릭률 0.3%" 만 보면? 상단 버튼 없앤다. 인터뷰 보면? "광고인 줄 알았어요" 가 나온다. 디자인 문제다. 위치 문제 아니다. 솔루션이 달라진다.AI가 하면 된다고 한다.안 된다. AI는 말을 요약한다. 나는 맥락을 해석한다. AI는 키워드를 뽑는다. 나는 패턴을 찾는다. AI는 빠르다. 나는 정확하다. 9년 차가 GPT로 대체되면? 그럼 나는 9년 동안 뭐 한 거냐. 새벽 4시, 정리 끝 마지막 녹취록 저장했다. 내일 회의 자료 만든다. 인사이트 8개. 근거는 다 있다. "32세 남성, '짜증날 때' 5번 반복" "침묵 6초 후 '글쎄요', 가격 거부감" "3명 모두 '광고' 표현, 상단 회피 패턴" 기획서가 설득력 있다. 후배 자료는 어땠냐고? "사용자 불편 호소" 한 줄. 회의에서 물어본다. "어떻게 불편한데요?" 대답 못 한다. 내 자료는? "28세 여성, '어디 누르는지 모르겠어요' 직접 표현. 버튼 3개 지적. 구분 안 됨." 개발자가 바로 이해한다. 이게 3시간의 값이다. 꼼꼼함이 전문성이다 UX 기획 9년 했다. 툴은 다 배웠다. Figma, Maze, Hotjar, GA4. 방법론도 안다. Jobs to be done, 5 Whys, 여정 지도. 근데 제일 중요한 건 이거다. 한 마디를 10번 읽는 꼼꼼함. 1초 침묵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 3시간 정리를 마다하지 않는 끈기. AI가 대체 못 하는 건 이거다. "음..." 이 5초일 때, 그게 망설임인지 생각인지 거부인지. "좋은데요" 의 톤이, 진짜 좋음인지 예의인지 거절인지. 기계는 단어를 본다. 나는 사람을 본다. 그게 전문가다. 후배들한테 말한다. "GPT 쓰지 마. 직접 들어. 10번 들어. 타임스탬프 찍어. 표현 그대로 써. 침묵 재. 톤 기록해. 반복 표현 세. 패턴 찾아." 귀찮아한다. "시니어 되면 알아요" 라고 한다. 안 된다. 시니어가 되려면 지금 해야 한다. 3시간씩 300번 하면 시니어다. 나도 그렇게 됐다.새벽 4시. 내일 회의 자료 8페이지 완성. 근거 빵빵하다. 3시간 아깝지 않다. 이게 내 무기니까.
- 02 Dec, 2025
GA4 대시보드를 켜는 순간, 내가 하는 생각들
GA4 대시보드를 켜는 순간, 내가 하는 생각들 출근했다. 9시 정각. 커피는 2층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책상에 앉자마자 모니터 켜고, 북마크에 저장된 GA4 대시보드를 클릭한다. 이게 내 하루의 시작이다. 9년 차 UX 기획자라고 해서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이 3분, 대시보드가 로딩되는 동안 내가 뭘 보고 뭘 생각하는지는 신입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대시보드 켜기, 숨 고르기GA4가 뜬다. 어제 수치들이 떴다. 먼저 보는 건 세션수 그래프다. 어제 대비 오늘 세션은? 유저는? 근데 실제로는 이 수치 자체를 보는 게 아니다. 뒤에 뭐가 있는지 본다. 세션이 10% 떨어졌다? 그럼 왜? 날씨 때문에? 아니다. 휴가 기간이었나? 아니다. 그럼 지난주 목요일과 비교해야 한다.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 비교. 계절성, 이벤트, 마케팅 활동. 모두 고려해야 변동성이 노이즈인지 시그널인지 구분된다. 부팀장은 "수치만 봐도 알 수 있겠네요" 라고 말했다. 6개월 전에. 이제는 아무도 그런 말을 안 한다. 리서치 인사이트 없이 대시보드만 본다고 말하면, 나도 답이 없다고 느낀다. 오늘은 세션이 정상이다. 그 다음은? 3분 안에 읽는 것들 유저당 이벤트. 페이지별 이탈율. 완료 목표 달성률. 근데 내가 실제로 묻는 건 이거다: "이 숫자 뒤에 누가 있나?" GA4는 절대 이 질문에 답을 안 준다. 그건 왜 떨어졌는가의 원인을 주지 않는다. 그건 내 몫이다. 어제 구매전환율이 22%에서 18%로 떨어졌다. 4%p. 작은 수치 같지만, 우리 서비스 규모에선 하루 200명 정도가 구매하지 않은 거다. 왜?결제 페이지 UX 변경했나? (없다) 마케팅 채널 믹스가 달라졌나? (있다. 어제 네이버 검색 트래픽 20% 증가) 그럼 네이버에서 온 유저 그룹이 원래 전환율 낮은 건가? (확인 필요) 아니면 모바일 전환율이 떨어진 건가? (대시보드로 세그먼트 나누기)대시보드가 주는 건 "뭔가 변했다"는 신호다. 진짜 원인 파악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내 오전 일정을 결정한다.어제 GA4에서 발견한 게 있다. 특정 페이지의 스크롤 깊이가 갑자기 올라갔다. 우리는 작년에 이 페이지 리뉴얼을 했다. 사용자 리서치 기반으로. 그 때는 스크롤 깊이가 평균 45% 정도였다. 어제는 61%까지 갔다. 이건 좋은 신호다. 그런데 동시에 이탈도 줄었다. 먼저 뭘 확인해야 할까?이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가? (샘플 사이즈 확인) 특정 디바이스에서만 그런 건 아닌가? (세그먼트 확인) 특정 유저 그룹에서 그런 건 아닌가? (오디언스 확인)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가? (트렌드 확인)이것만으로 1시간이 간다. 근데 이게 중요한 거다. 직관이나 영감으로는 절대 못 본다. 남편은 어제 저녁에 물었다. "일 많아?" 나는 "데이터는 많다. 인사이트는 적다"라고 답했다. 이게 시니어 기획자의 일상이다. 오늘 하루의 방향은 이 3분이 결정한다GA4를 닫으면, 오늘 해야 할 것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어제 검색 기능 사용률이 평소보다 30% 높았다면? 오늘은 검색 관련 리서치 일정을 앞당긴다. 유저는 왜 갑자기 검색을 더 많이 쓰기 시작했나? 기존 네비게이션이 어려웠나? 아니면 검색하는 게 더 빨랐나? 이게 중요하다. 또는 특정 기능의 완료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 내일 그 기능 관련 유저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 정성 데이터가 필요하다. GA4는 "뭐가 안 된다"만 알려주고, "왜 안 된다"는 안 알려준다. 이게 내 일과의 연결고리다. 아침 9시 3분. 대시보드 3개 탭. 첫 번째 탭: 실시간 사용자. 지금 몇 명이 서비스 쓰고 있나? 두 번째 탭: 어제 데이터. 어제 뭐가 바뀌었나? 세 번째 탭: 지난주 대비. 추세는 뭔가? 이 세 개만 봐도 내가 할 일이 보인다. 그런데 신입 때는 이 세 개를 봤어도 아무것도 안 보였다. 숫자는 숫자였다. 올라가면 좋고, 내려가면 안 좋다는 정도만 알았다. 9년을 거쳐서 지금은 안다. 숫자는 신호일 뿐이고, 내 일은 그 신호를 해석하고, 그 뒤에 있는 유저를 찾아가는 것. 데이터는 가설을 만들고, 리서치는 그 가설을 검증한다. 둘 다 없으면 그냥 추측일 뿐이다. 그래서 매일 이 3분이 결정적이다 퇴근할 때쯤 팀원이 물었다. "오늘 발견한 게 뭐예요?" 나는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 "GA4가 알려준 건 '뭔가 다르다'는 것.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일시적인 건지 지속적인 건지는 이제부터 파고들어야 한다." 그게 내 일이다. 대시보드는 시작점이지, 끝점이 아니다."데이터로 본다"고 하지만, 결국 데이터는 질문을 던질 뿐. 답을 찾는 건 내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