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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기획
- 22 Dec, 2025
후배들 보니 UX 트렌드가 작년과 완전히 달라졌다
월요일 아침, 후배 포트폴리오 출근했다. 9시. 메일함에 포트폴리오 하나 들어와 있다. 신입 지원자. 열어봤다. 멈췄다. "AI 기반 퍼소나 생성", "Chat GPT로 유저 인터뷰 시뮬레이션", "Figma AI 프로토타입 자동화".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포트폴리오 본 적 없다. 우리 팀 신입이 1년 전에 낸 건 Maze 테스트 결과랑 인터뷰 녹취록 분석이었다. 커피 마셨다. 두 번째. 뭔가 불편하다. 이게 질투인가. 불안인가. 9년 차다. 경력이 무색해지는 기분.점심시간, 후배와 대화 후배랑 식당 갔다. 3년 차. "언니, 요즘 리서치 어떻게 해요? GPT 활용하세요?" "...아직은 직접 인터뷰 위주야." "아 저는 요즘 GPT한테 먼저 물어봐요. 가설 검증할 질문 리스트 만들고, 예상 답변 시뮬레이션하고. 시간이 반으로 줄어요." 반으로. "근데 실제 유저랑 다르지 않아?" "맞아요. 근데 1차 필터링은 되잖아요. 인터뷰 대상자 모집 전에 방향성 잡고." 논리적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Figjam도 이제 AI로 인사이트 자동 클러스터링 되던데. 언니는 안 써봤어요?" "...아직." "편해요. 포스트잇 200개 붙이면 자동으로 그룹핑해주고, 키워드 추출하고." 내가 3시간 걸려 하던 걸. 밥 먹었다. 맛은 모르겠다.오후 3시, 리서치 결과 정리 책상 앞. Notion 켰다. 지난주 유저 인터뷰 5명 녹취록 정리 중. 2시간째다. "사용자는 로그인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비밀번호 재설정 플로우가..." 타이핑한다. 지운다. 다시 쓴다. 문장 하나하나 고민한다. 뉘앙스 중요하니까. 옆자리 후배. 3년 차 아닌 다른 애. "언니 저 Otter.ai로 녹취록 자동 전사하고 GPT한테 인사이트 추출 시켰어요. 10분 걸렸어요." 10분. "정확해?" "80%는 맞아요. 나머지 20%만 제가 보정하면 되고." 계산했다. 2시간이 30분이 된다. 그럼 나머지 1시간 30분은 뭐 하지? 더 많은 인터뷰? 더 깊은 분석? 아니면 그냥 내가 느린 거? 마우스 잡은 손이 멈췄다. 저녁 6시, 퇴근 전 생각 정리 안 됐다. 오늘 하루. 슬랙에 UX 커뮤니티 글 올라왔다. "AI 시대, UX 리서처의 역할은?" 댓글 스크롤. "이제 단순 리서치는 AI가 하고 우리는 전략만" "인사이트 해석은 여전히 사람 몫" "아니 요즘 GPT가 해석도 잘 하던데" "그래도 유저 공감은 AI 못함" 공감. 내가 9년 동안 쌓은 게 뭔가 생각했다. 유저 인터뷰할 때 미묘한 표정 변화 캐치하는 것. "괜찮아요" 라고 말하지만 목소리 톤이 내려가는 거. 설문에는 "만족"인데 사용 로그는 5분 만에 이탈하는 거. 이건 데이터만으로 안 보인다. GPT는 못 본다. 아직은. 근데 얼마나 "아직"일까?집 가는 길, 판교역 지하철 탔다. 황선선. 옆자리 사람 핸드폰 힐끔. 토스 앱이다. 또 개편됐네. "AI 추천 금융 상품" 메뉴 생겼다. 작년엔 없었다. 앱스토어 리뷰 봤다. "AI 추천 신기하네요" "근데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 "알고리즘이 날 모르나봐요" 맞다. 이거다. AI는 패턴은 찾는다. 빠르게. 근데 맥락은 모른다. 아직은. 30대 여성, 연봉 7000만원, 판교 거주. 데이터로는 "공격적 투자 성향" 나온다. 근데 인터뷰 해보면? "애 낳으면 일 그만둘 수도 있어요. 안정적으로 가고 싶어요." 이 한 문장. 데이터엔 없다. 밤 10시, 집에서 남편이랑 맥주 마셨다. "오늘 왜 그래. 표정 안 좋아." "후배들 포트폴리오 봤는데, 다들 AI 쓰더라. 나도 배워야 하나." "당연하지. 근데 너 9년 동안 쌓은 게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그게...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 작년에 그 프로젝트. 리서치 결과로 서비스 방향 180도 바꾼 거. AI가 했어?" 아니다. 내가 했다. 유저 30명 인터뷰했다. 절반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근데 쓰는 모습 관찰하니까 다들 우회 플로우 쓰고 있었다. "만족은 하는데 불편은 해요. 익숙해서 쓰는 거지, 좋아서 쓰는 게 아니에요." 이 인사이트. 데이터론 안 나왔다. 설문으론 안 나왔다. 이게 9년 차가 보는 거다. "그럼 됐잖아. AI는 도구야. 너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맥주 마셨다. 좀 풀렸다. 화요일 오전, 새로운 접근 출근했다. 9시 10분. 어제보다 마음이 다르다. Figma AI 플러그인 깔았다. Chat GPT Plus 구독했다. Otter.ai 무료 체험 시작했다. 배우기로 했다. 도구는 도구니까. 근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예전: 인터뷰 → 전사 → 분석 → 인사이트 지금: GPT로 가설 수립 → 인터뷰 (핵심만) → AI 전사 → 내가 해석 시간은 줄이되, 깊이는 유지. 후배한테 슬랙 보냈다. "저번에 말한 GPT 활용법 좀 알려줘. 커피 살게." "오 좋아요 언니! 근데 저도 언니한테 배우고 싶은 거 있어요. 인터뷰할 때 어떻게 저렇게 질문 깊게 파고 들어가요?" 교환이다. 나쁘지 않다. 수요일 점심, UX 커뮤니티 모임 판교 카페. UX 모임. 시니어 5명 모였다. 다들 7년 차 이상. 주제: "AI 시대 UX 리서처의 역할" A: "솔직히 불안하다. 리서치 자동화되면 우리 밥그릇..." B: "근데 회사는 AI 쓰면 리서처 줄일 생각하잖아." C: "그래도 해석은 사람이 해야지. 데이터만으론 부족해." 내가 말했다. "근데 우리가 변해야 하는 거 아닐까. AI가 못 하는 걸 더 잘하는 거." "예를 들면?" "맥락 이해. 비언어 캐치. 이해관계자 설득. 전략 수립." "그건 원래 우리가 하던 건데." "맞아. 근데 이제 그게 핵심 역할이 되는 거지. 전사나 분석 같은 건 AI한테 맡기고." B가 고개 끄덕였다. "리서처에서 인사이트 스트래티지스트로." 그 표현 마음에 든다. 목요일 오후, 실전 적용 신규 프로젝트 킥오프. "O2O 배송 서비스 UX 개선" 예전 방식이면:1주: 유저 30명 인터뷰 설계 2주: 인터뷰 진행 3주: 전사 및 분석 4주: 인사이트 도출4주 걸렸다. 새 방식:1일: GPT한테 경쟁사 리서치, 예상 페인포인트 추출 2일: 가설 기반 설문 (200명), AI 분석 3-5일: 핵심 이슈 중심 심층 인터뷰 10명 6일: Otter 전사 + 내가 해석 7일: 인사이트 도출1주. 대신 뭐가 달라졌나? 시간을 줄인 게 아니라 배분을 바꿨다. 단순 작업: 5일 → 1일 깊은 사고: 2일 → 6일 PM이 물었다. "일주일이면 나와요?" "응. 대신 중간에 방향 바뀌면 다시 파야 해. 깊게 파니까." "좋아요. 빠르면서 깊으면 최고죠." 회의 끝났다. 뿌듯하다. 금요일 저녁, 후배 멘토링 신입 후배랑 1:1. "언니 저 요즘 고민이에요." "뭔데." "AI 너무 잘하잖아요. 제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년 전 나도 비슷한 고민 했다. 그땐 "노코드 툴이 다 하는데 기획자가 필요해?" 였다. "너 지난번 리서치 보고서 봤어. 좋았어." "감사합니다. 근데 그거 GPT 도움 많이 받았어요..." "알아. 근데 마지막 인사이트 3개. '유저는 빠름보다 정확함을 원한다', '에러 메시지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신뢰는 첫 경험에서 결정된다'. 이거 GPT가 준 거야?" "...아니요. 제가 인터뷰하면서 느낀 거요." "그거야. 그게 너만 할 수 있는 거." 후배 표정이 밝아졌다. "AI는 패턴을 찾아. 근데 의미는 네가 만드는 거야. 데이터는 'What'을 주고, 넌 'Why'를 찾는 거지." "아... 그렇네요." "도구는 계속 바뀔 거야. Figma도, GPT도, 다음엔 또 뭐가 나올지 몰라. 근데 본질은 안 바뀌어. '유저를 이해하는 것'. 그거 잃지 마." 후배가 고개 끄덕였다. 나도 다시 확인했다. 주말, 개인 정리 카페 왔다. 집 근처. 노트북 열었다. 개인 정리 시간. "UX 리서처로 9년. 앞으로 9년은?" 적었다. 변한 것:도구: 종이 설문 → 온라인 → AI 분석 속도: 한 달 → 일주일 데이터: 수동 수집 → 자동 수집 트렌드: 매년 바뀜안 변한 것:유저는 여전히 복잡하다 맥락이 중요하다 "왜?"가 핵심이다 공감이 시작이다9년 차의 가치:빠른 패턴 인식 숨은 불편함 캐치 이해관계자 설득력 전략적 사고AI가 못 하는 것:눈빛 읽기 침묵의 의미 조직 정치 창의적 도약내 역할:데이터 생산자 → 인사이트 번역가 리서치 실행자 → 전략 설계자 단순 분석 → 의미 부여커피 마셨다. 아메리카노. 작년과 올해가 다른 건 맞다. 내년은 또 다를 거다. 근데 괜찮다. 도구는 배우면 된다. 본질을 지키면서.9년 차가 1년 차 될 순 없지만, 1년 차처럼 배울 순 있다.
- 16 Dec, 2025
UX 기획 vs 서비스 기획, 경계가 모호할 때 나는
UX 기획 vs 서비스 기획, 경계가 모호할 때 나는 9년 차인데도 설명 못 하는 것 회의실에서 누가 물었다. "그래서 UX 기획이랑 서비스 기획이 뭐가 달라요?" 9년 차다. 대답 못 했다. "음... UX는 유저 중심이고, 서비스는 비즈니스 중심?" 말하면서도 애매했다. 상대방 표정이 더 헷갈려했다. 퇴근하면서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이 뭐지. 유저 인터뷰하고, 페르소나 만들고, 플로우 그리고, 와이어프레임 그리고. 그런데 경쟁사 분석도 하고, BM 회의도 참여하고, KPI 설정도 같이한다. 어디까지가 UX고 어디서부터 서비스 기획인가. 명함엔 'UX 기획자'라고 써있다. 그런데 하는 일을 보면 서비스 기획자 같기도 하다. 아니, 둘 다인가. 아니면 둘 다 아닌가. 경력 9년인데 내 직무 정의를 못 한다는 게 웃겼다.회사마다 다른 정의 전 직장에서는 명확했다. UX팀은 리서치와 UI 설계. 서비스 기획팀은 BM과 전략. 경계가 뚜렷했다. 지금 회사는 다르다. UX 기획자가 서비스 전략 회의에 들어간다. 매출 목표도 공유받는다. 'UX가 왜 매출 신경 써요?' 라는 질문은 없다. 당연하다는 듯이. 지난주에 신입이 물었다. "선배님, 여기서 UX 기획자는 뭐 하는 거예요?" "음... 유저 리서치하고, 기획도 하고, 전략도 좀 하고..." 말하면서 이상했다. 다 한다는 건가. 동기는 다른 회사에 있다. 스타트업. 거기선 UX 기획자가 그로스도 한다. A/B 테스트 직접 돌리고, 지표 보고, 가설 세우고. "여긴 UX 기획이랑 그로스 매니저 경계가 없어" 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외국계. 거긴 UX Research와 UX Design이 완전 분리다. 리서치는 인사이트까지만. 디자인은 솔루션부터. 서비스 기획은 PM이 따로 있다. 역할이 칼같이 나뉜다. 회사마다 다르다. 조직 구조마다 다르다.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정답'이 없다. 그게 문제다.실제로 하는 일을 나열하면 월요일. GA4 대시보드 확인. 이탈률이 높다. 어디서 이탈하나. 왜 이탈하나. 이건 UX 기획 일이다. 그런데 이탈률 개선하려면 BM을 바꿔야 한다. 수익 모델 자체가 문제니까. 그럼 이건 서비스 기획 일 아닌가. 화요일. 유저 인터뷰. "이 기능 왜 안 쓰세요?" 물었다. "필요 없어서요." 대답이 명확했다. 인사이트 정리. '기능 자체가 유저 니즈와 안 맞음.' 이건 UX 리서치. 그런데 회의에서 말했다. "이 기능 빼고 다른 거 넣어야 해요." PM이 물었다. "뭘 넣죠?" "이런 거요." 대안 제시. 기능 우선순위 재조정. 이건 서비스 기획 아닌가. 수요일. 와이어프레임 그렸다. 플로우 설계. 터치포인트 정의. 인터랙션 디테일까지. UX 기획 맞다. 그런데 PM이 물었다. "이거 개발 공수 얼마 나와요?" 개발팀 찾아가서 협의. "2주 걸립니다." "그럼 일정 조정 가능해요?" 일정 협의. 리소스 배분. 이건 프로젝트 매니징 아닌가. 목요일. 경쟁사 분석. 비슷한 기능을 어떻게 구현했나. UX 패턴은 뭔가. 플로우는 어떤가. 벤치마킹. 이건 UX 기획. 그런데 "경쟁사는 프리미엄 모델로 수익화 해요" 라고 보고했다. BM 분석까지 들어간다. 이건 서비스 기획 아닌가. 금요일. 회의가 4개. 오전: UX 개선 회의. 유저 테스트 결과 공유. 점심: 신규 서비스 전략 회의. 타겟 정의, 포지셀닝 논의. 오후: 개발팀 스프린트 회의. 백로그 우선순위 조정. 저녁: 임원 보고. 서비스 로드맵 발표. 어떤 회의가 UX 기획이고 어떤 게 서비스 기획인가. 전부 다 섞여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카테고리로 나누기 불가능하다. 경계가 없다. 아니, 경계를 긋는 게 무의미하다. 팀원들도 헷갈린다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저 UX 기획 지원했는데 왜 BM 공부하래요?" 대답 못 했다. 나도 모르겠으니까. "일단 해봐. 필요하더라." 라고만 했다. 설득력 제로. 다른 후배는 이력서를 봐달라고 했다. 경력 기술서에 "유저 리서치, 페르소나 설계, IA 설계, 와이어프레임, 프로토타입, 서비스 전략 수립, BM 설계, KPI 관리" 다 들어가 있었다. "이거 UX 기획 맞아요?" 후배가 물었다. "응. 맞아." 대답했다. 확신은 없었다. "그럼 서비스 기획 이력서랑 뭐가 달라요?" "음..."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서비스 기획 JD 찾아봤다. "유저 니즈 파악, 서비스 전략 수립, 기능 기획, 와이어프레임 작성, 데이터 분석, KPI 관리" UX 기획 JD도 찾아봤다. "유저 리서치, 페르소나 설계, 서비스 기획, IA/UI 설계, 프로토타입, 데이터 분석" 겹친다. 거의 80%. 차이가 뭔가. '유저 리서치'가 강조되면 UX고, '비즈니스 전략'이 강조되면 서비스인가. 그것뿐인가. 채용공고만 봐도 모호하다. 회사도 헷갈리는 거다.9년 차의 결론은 없다 결론 내렸다. 경계는 없다. 아니, 경계를 굳이 그을 필요가 없다. UX 기획이냐 서비스 기획이냐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의 차이 같다. 유저 관점에서 출발하면 UX 기획. 비즈니스 관점에서 출발하면 서비스 기획. 그런데 결국 둘 다 필요하다. 유저 없이 비즈니스 없고, 비즈니스 없이 유저도 못 모은다. 그래서 요즘은 섞인다. 융합된다. UX 기획자가 BM 이해해야 하고, 서비스 기획자가 유저 리서치 할 줄 알아야 한다. 직무명은 중요하지 않다. 명함에 뭐라고 써있든, 하는 일은 비슷해진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강점'이다. 나는 유저 리서치가 강하다. 정성 데이터 분석, 인터뷰 설계, 인사이트 도출. 여기서 출발해서 서비스 전략으로 확장한다. 서비스 기획자는 반대일 수 있다. 시장 분석이 강하고, BM 설계가 강하다. 거기서 출발해서 유저 니즈로 좁혀온다. 출발점이 다를 뿐. 결국 만나는 지점은 같다. 그래서 9년 차의 답은 이거다. "UX 기획과 서비스 기획은 다르다. 그런데 같다. 경계는 모호하다. 그게 정상이다." 명확한 답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 그럼 나는 뭐라고 소개하나 명함엔 'UX 기획자'라고 써있다. 그런데 소개할 땐 "유저 중심으로 서비스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직무명보다 '뭘 하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 최근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제목은 "UX 리서치 기반 서비스 전략 수립 사례" UX인가 서비스인가. 둘 다다. 섞여 있다. 구분 안 한다. 청중 중 한 명이 질문했다. "그럼 선배님은 본인을 UX 기획자라고 생각하세요, 서비스 기획자라고 생각하세요?" 대답했다. "둘 다요.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요." 어색하지 않았다. 9년 동안 깨달은 거다. 경계가 내 위치다. 조직마다 다른 이유 왜 회사마다 정의가 다를까. 생각해봤다. 조직 구조 때문이다. PM이 있는 회사: UX 기획자는 리서치와 UI 설계에 집중. 서비스 전략은 PM이. PM이 없는 회사: UX 기획자가 PM 역할까지. 전략부터 실행까지 다. 디자이너가 강한 회사: UX 기획자는 리서치와 IA까지. UI는 디자이너가. 디자이너가 약한 회사: UX 기획자가 픽셀 단위 디자인까지. 스타트업: 역할 구분 없다. 다 한다. UX든 서비스든 그로스든. 대기업: 역할 명확하다. 그런데 협업 과정에서 섞인다. 조직이 직무를 정의한다. 직무가 조직에 맞춰진다. 그래서 '표준 정의'는 없다. 있을 수가 없다. 다만 트렌드는 있다. 요즘은 UX 기획자한테 비즈니스 이해를 요구한다. 서비스 기획자한테 유저 리서치 역량을 요구한다. 경계가 흐려지는 중이다. 융합되는 중이다. 5년 후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Product Manager'로 통합되거나,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직무명이 생기거나. 헷갈릴 때마다 하는 것 경계가 모호할 때마다 묻는다. "이 일이 유저한테 도움이 되나?" "이 일이 서비스 성장에 기여하나?" 둘 다 예스면 한다. 직무명은 상관없다. 지난달에 BM 개편 프로젝트 참여했다. "이거 UX 기획 일 아니지 않아요?" 누가 물었다. "유저 이탈을 줄이는 일이니까 UX 기획 맞지 않나요?" 반문했다. 더 이상 질문 없었다. 직무 경계보다 임팩트가 중요하다. 유저에게, 서비스에게. 그걸 만들어내는 게 내 일이다. UX 기획자든 서비스 기획자든. 명함에 뭐라고 써있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결과다. 후배들한테 하는 말 요즘 후배들이 많이 묻는다. "UX 기획 커리어 쌓으려면 뭐 해야 해요?" 대답한다. "유저 리서치 잘하면 된다. 그게 기본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도 이해해야 한다. 안 그러면 리서치가 액션으로 안 이어진다." "서비스 기획으로 전환 가능해요?" "가능하다. 근데 UX 기획 계속해도 결국 비슷한 일 한다." "어떤 게 더 유망해요?" "직무명 말고 역량을 키워라. 유저 이해 + 비즈니스 이해. 둘 다 있으면 어디든 간다." 직무 경계 고민하는 시간에 역량 키우는 게 낫다. 9년 차 조언이다. 나도 여전히 헷갈린다. 그런데 헷갈리는 게 정상이다. 경계에 있는 게 오히려 강점이다. 양쪽을 다 본다. 유저도 보고 비즈니스도 본다. 그게 요즘 시대에 필요한 거다. 결국 9년 차도 모른다 명확한 답은 여전히 없다. UX 기획과 서비스 기획의 경계는 모호하다. 회사마다 다르고, 프로젝트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 9년 차인데도 설명 못 한다. 그런데 그게 정답인 것 같다. 경계가 없다는 게 답이다. 구분하려고 하지 말고, 필요한 걸 하면 된다. 유저를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그 사이에서 최선의 솔루션을 만든다. 그게 내 일이다. 직무명은 중요하지 않다.내일도 회의실에서 누가 물을 거다. "UX 기획이랑 서비스 기획 차이가 뭐예요?" 여전히 명확한 답은 못 할 거다. 그런데 괜찮다. 10년 차가 돼도 모를 거다. 그게 이 일이다.
- 12 Dec, 2025
아이 계획과 경력 개발, 양쪽을 원한다는 게 죄인가
34세, 두 개의 타임라인 회의실에서 나왔다. 2026년 로드맵 논의. 내가 맡을 프로젝트가 3개다. 그 중 하나는 내년 하반기 런칭. 남편이 물었다. "올해 안에 시작할까?" 아이 얘기다. 나는 로드맵을 떠올렸다. 내년 하반기면 출산 휴가와 겹친다. "조금만 미루자." 내가 말했다.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 둘 다 안다. 이게 세 번째 미루기라는 걸.노트에 적었다. 2025년 목표.Q1: 신규 서비스 UX 리서치 완료 Q2: 리더십 교육 이수 Q3: 컨퍼런스 발표 Q4: 팀장 승진 도전그 옆에 또 적었다.34세 7개월 난임 확률 상승 구간 진입 산부인과 권장: "빠를수록"두 개의 리스트가 나란히 있다. 둘 다 "빠를수록"이다. 선배의 케이스 스터디 UX 커뮤니티 모임에 갔다. 40대 초반 선배를 만났다. 8년 전 출산 후 복귀했다는 분. "복귀는 했는데." 선배가 말했다. "프로젝트 배정이 달라지더라.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맡고." 나는 물었다. "왜요?" "야근 힘들다고 생각하니까. 출장 보내기 미안하다고. 배려래." 선배는 웃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3년 지나니까 연봉 격차가 벌어져 있더라. 동기는 팀장이고 나는 시니어 그대로."또 다른 선배도 있다. 출산 안 하고 커리어에 집중한 분. 이사까지 올랐다. "후회 없어요?" 누군가 물었다. "있지." 선배가 답했다. "근데 둘 다는 안 됐을 것 같아." 회의실에서 나오면서 생각했다. 둘 다 안 된다는 게 진짜일까. 아니면 시스템이 그렇게 만드는 걸까. 데이터를 찾아봤다. 여성 관리자 비율, 출산 후 복귀율, 승진 소요 기간. 숫자는 명확했다. 출산 휴가 다녀온 여성의 평균 승진 지연: 2.3년. 복귀 후 이직률: 38%. 5년 내 관리자 도달 확률: 23%. 유저 리서치하듯 데이터를 봤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유저였다. 회의실의 공기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이었다. 12개월짜리 대형 과제. "UX 리드는 민지씨가." 본부장이 말했다. 나를 봤다. "괜찮죠?" "네." 대답했다. 그때 옆 팀장이 말했다. "민지씨 요즘 어때요? 건강은?"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건강. 그 단어의 의미를 모두가 알았다. "괜찮습니다." 내가 말했다. "12개월이면 내년 말까지인데." 팀장이 덧붙였다. "중간에 공백 생기면 안 되니까." 공백. 출산 휴가를 그렇게 불렀다.본부장이 정리했다. "민지씨 괜찮다니까 진행하죠." 미팅이 끝났다. 화장실에 갔다. 거울을 봤다. 34세 7개월의 얼굴. 생각했다. 내가 남자였으면 이 질문을 받았을까. "건강은 어때요?" "중간에 공백 생기면 안 되니까." 노트에 적었다.대형 프로젝트 수주: 커리어에 플러스 12개월 일정: 아이 계획 1년 연기 연기하면: 35세 7개월산부인과 의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35세 이후엔 확률이 확 떨어져요." 확률. 내가 매일 다루는 단어였다. A/B 테스트, 전환율, 신뢰구간. 그런데 이번엔 내 몸의 확률이었다. 남편과의 대화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물었다. "프로젝트 받았어?" "응. 12개월짜리." "그럼 또 미뤄지네." 젓가락을 놓았다. "미안." "아니, 미안할 건 없지." 남편이 말했다. "근데 민지야. 우리 언제 할 건데?"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남편이 계속했다. "나는 괜찮아. 근데 너는 시간이 있잖아. 생물학적으로." "알아." 내가 말했다. "나도 알아." "그럼?" "모르겠어. 진짜로." 남편은 개발자다. 그에게도 커리어가 있다. 하지만 그는 아이 가져도 커리어가 끊기지 않는다. 출산 휴가 8일. 그게 남자의 육아 휴직이다. 회사는 그를 "책임감 있다"고 칭찬한다. 8일 쉬고 돌아오니까. 나는? 90일이 최소다. 육아 휴직까지 하면 1년. 그 1년이 경력의 구멍이 된다. "공평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뭐가?" "다. 전부." 남편은 미안하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해결책은 아니었다. 후배의 질문 후배가 커피를 사왔다. 상담 요청이었다. "선배." 후배가 물었다. "선배는 어떻게 결정하실 거예요?" "뭘?" "아이요. 다들 선배 임신 준비 중이라고." 나는 웃었다. "소문이 빠르네." "저도 고민이에요." 후배가 말했다. "올해 31인데. 남자친구는 결혼하자는데." "네 목표가 뭔데?" "UX 리드 하고 싶어요. 선배처럼."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후배가 계속 물었다. "가능할까요? 둘 다?" "모르겠어." 솔직하게 말했다. "나도 답을 찾는 중이야." "선배도요?" "응. 나도." 후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가 롤모델이었는데 나도 답이 없으니. 생각했다. 내가 후배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뭘까. 성공적인 양립? 아니면 정직한 고민? "근데 말이야." 내가 말했다. "답이 없다는 게 답일 수도 있어." "무슨 뜻이에요?" "완벽한 타이밍은 없어. 어떤 선택을 하든 뭔가는 포기해야 해. 그게 현실이야." 후배가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세요?" "덜 후회할 쪽을 선택하려고 해." 컨퍼런스에서 UX 컨퍼런스에 갔다. 해외 연사가 발표했다. 40대 여성 CPO. "I had my first child at 36." 그가 말했다. "People said I was late. But I wasn't ready before." 청중이 집중했다. "I took 6 months off. Came back. Took another 6 months for second child. Came back again." "Did it slow my career? Yes. Did I regret it? No." 박수가 쏟아졌다. 질의응답 시간. 내가 손을 들었다. "How did you deal with the gap?" 내가 물었다. "The career gap?" 연사가 웃었다. "I didn't deal with it. I embraced it." "What do you mean?" "The gap isn't empty. You learn. You grow. Just differently." "But the company—" "The company that penalizes you for having a life?" 그가 말했다. "Maybe that's not the right company." 나는 메모했다. "Not the right company." 그런데 생각했다. 한국에 그런 회사가 몇 개나 될까. 데이터와 현실 사이 사무실로 돌아왔다. 유저 리서치 보고서를 열었다. 30대 여성 직장인 100명 인터뷰. 주요 페인 포인트:"커리어와 출산, 동시에 불가능하다고 느낌" 87% "회사의 지원 제도 있으나 실효성 의심" 76% "복귀 후 업무 배제 경험" 64% "육아와 야근 병행의 어려움" 92%인사이트:제도는 있다. 하지만 문화는 없다. "배려"가 오히려 차별이 된다.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보고서를 작성했다. 추천 사항:육아 휴직 후 복귀 프로그램 강화 유연 근무 실질적 보장 승진 평가 시 휴직 기간 불이익 제거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보고서를 제출했다. 일주일 후 피드백이 왔다. "좋은 인사이트입니다. 다만 실행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산과 인력 문제로." 나는 웃었다. 유저의 니즈는 명확한데 솔루션은 없다. 내가 매일 싸우는 전쟁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유저였다. 그리고 솔루션은 여전히 없었다. 병원에서 산부인과에 갔다. 정기 검진. 의사가 물었다.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아직요." "나이를 생각하면." 의사가 말을 아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알아요." "난임 검사는 받아보셨어요?" "아직이요." 의사가 검사 신청서를 건넸다. "한번 받아보세요. 미리 아는 게 좋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청서를 봤다. 항목이 10개가 넘었다. 생각했다. 검사를 받으면 결과를 알게 된다. 그럼? 더 불안해질 것 같았다. 검사를 안 받으면? 모르는 채로 시간이 간다. 둘 다 두려웠다. 남편의 제안 주말이었다. 남편이 말했다. "우리 계획 세우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타임라인 그려보는 거야. 네가 UX 기획할 때처럼." 남편이 노트를 펼쳤다. 타임라인을 그렸다. 현재: 2025년 3월민지 프로젝트: ~2026년 3월 승진 심사: 2025년 12월시나리오 1: 프로젝트 후 임신2026년 4월 임신 시도 2027년 1월 출산 민지 나이: 36세시나리오 2: 지금 임신2025년 하반기 출산 프로젝트 리드 포기 승진 2~3년 지연남편이 물었다. "어떤 게 나아?" 나는 답하지 못했다. 둘 다 포기가 있었다. "아니면." 남편이 말했다. "내가 육아 휴직 할까?" "너도 커리어 있잖아." "근데 너만큼 타이트하진 않아." 그 말이 고마우면서도 슬펐다. 결국 여자가 더 많이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생각해볼게." 내가 말했다. 남편이 내 손을 잡았다. "미안해. 이런 고민 너만 하게 해서." "당연한 거 아니야?" 나는 웃었다. "여자니까."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담이었다. 선배에게 전화 밤에 전화했다. 8년 전 출산한 선배. "선배." 내가 물었다. "후회해요?" "뭘?" "낳은 거요." 선배가 웃었다. "애 키우는 건 안 후회해. 근데 커리어는 후회하지." "둘 다 잡을 순 없었나요?" "없었어. 적어도 내가 다니던 회사에선." 침묵. "근데 말이야." 선배가 말했다. "이제는 생각이 좀 달라." "어떻게요?" "그때 포기 안 했으면 지금 뭐 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 근데 상상이 안 돼." "왜요?" "애 낳고 나는 사람이 바뀌었거든. 우선순위도 바뀌고." 선배가 계속했다. "포기한 게 아니라 선택한 거야.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 "차이가 있어요?" "크지. 포기는 억울한 건데 선택은 내가 한 거니까." 전화를 끊었다.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 다음 날 출근했다. 본부장이 불렀다. "민지씨. 프로젝트 괜찮죠?" "네." "중간에 공백 없죠?" 순간 화가 났다. 하지만 참았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부장이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믿어요. 민지씨니까." 사무실로 돌아왔다. 노트를 펼쳤다. 적었다. "결정:프로젝트는 한다. 최선을 다한다. 아이 계획은 미루지 않는다. 병행을 시도한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지금이 타이밍이다. 포기가 생기면 그건 선택이었다고 기억한다. 양쪽을 원하는 게 죄가 아니라는 걸 잊지 않는다."마지막 줄에 밑줄을 그었다. "양쪽을 원하는 게 죄가 아니다."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난임 검사 받자. 그리고 프로젝트도 하자. 둘 다." 남편이 답했다. "같이 하자." 34세 7개월의 선택 저녁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에서 생각했다. 완벽한 선택은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뭔가는 포기해야 한다. 그게 30대 여성 직장인의 현실이다. 그런데 포기를 강요하는 건 나의 선택이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나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둘 다 시도하기로 했다. 안 될 수도 있다. 중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완벽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도는 한다. 유저 리서치 할 때 배운 게 있다. 완벽한 솔루션은 없다. 하지만 최선의 솔루션은 있다. 제약 조건 안에서 최선을. 내 인생도 그렇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은 있다. 34세 7개월. 생물학적 타임라인과 커리어 타임라인이 겹친다.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시도한다. 양쪽을 원하는 게 죄가 아니니까. 집에 도착했다. 남편이 저녁을 차려놨다. "검사 예약했어." 남편이 말했다. "다음 주 토요일. 같이 가자." "고마워." "뭐가. 당연한 건데."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더 고맙다.양쪽을 원하는 건 죄가 아니다. 그걸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문제다.
- 09 Dec, 2025
후배 기획자가 '그냥 우리 생각이 맞지 않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후배 기획자가 '그냥 우리 생각이 맞지 않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회의실에서 오후 3시. 회의실. 후배가 기획안을 들고 왔다. 신규 기능 제안서. "선배, 이거 리서치 꼭 해야 할까요? 우리가 생각해도 유저들이 이렇게 쓸 것 같은데요." "그냥 우리 생각이 맞지 않을까요?" 멈췄다. 3년 전 내가 했던 질문이다. 그때 팀장님이 뭐라 했더라. "네 생각이 유저 생각이면, 유저 인터뷰가 왜 필요하겠어." 지금 그 말이 이해된다.9년 전 나도 입사 초기. 나도 그랬다. "유저는 당연히 이렇게 쓸 거예요." 근거는? 내 경험. 주변 친구들 반응. 인터넷 댓글. 리서치 없이 기획했다. 3개월 개발. 런칭. 결과는? 사용률 2.3%. 목표는 15%였다. 회의실에서 데이터 보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왜 안 쓰는 거죠?" 팀장님이 말했다. "유저한테 물어봤어?" 안 물어봤다. 내가 유저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첫 실패였다. 그리고 전환점. 지금도 그때 GA4 대시보드가 선명하다. 빨간 숫자들. 우리는 유저가 아니다 회사 9년 차. IT 업계 종사자. 얼리어답터. 우리는 일반 유저가 아니다. 절대로. 작년 리서치. 40대 여성 유저 인터뷰. "이 버튼이 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 팀은 다 알았다. 당연한 기능이었으니까. 근데 유저는 몰랐다. 그리고 안 눌렀다. Hotjar로 세션 녹화 봤다. 버튼 위에 마우스 올렸다 내렸다. 3번. 그리고 이탈. 우리 생각: "클릭하면 상세페이지 가는 거 당연하잖아." 유저 생각: "이거 누르면 뭐가 나오지? 혹시 결제 화면?" 같은 화면. 완전히 다른 해석.데이터가 말하는 것 후배한테 물었다. "이 기능, 누가 쓸 것 같아?" "20대 여성이요. 편리하니까." "근거는?" "제가 20대 여성이거든요. 저도 쓸 것 같아서요." Notion 켰다. 지난 분기 리서치 데이터. 20대 여성 페르소나. '지민' 씨.직장인, 퇴근 후 피곤함 앱 사용 시간: 출퇴근 지하철 (총 40분) 목적: 빠른 정보 확인, 깊이 읽기 싫어함 신규 기능 학습 의지: 낮음 "새로운 거 배우기 귀찮아요. 익숙한 게 좋아요."후배 기획안. 새 기능 3개. 튜토리얼 필요. "지민 씨가 이거 배울까?" 침묵. "제 생각은... 다를 수 있겠네요." 그렇다. 우리는 기획자다. 유저는 아니다. 가정과 검증 기획은 가정에서 시작한다. 당연하다. "유저가 이럴 것 같다." 여기서 출발. 문제는? 가정을 사실로 착각하는 것. "유저가 이럴 거야." (가정) "유저는 이럴 거다." (확신) 한 글자 차이. 결과는 천지 차이. 가정 → 검증 → 인사이트 → 기획 이게 순서다. 절대 건너뛰면 안 된다. 작년 프로젝트. 홈 화면 개편. 우리 가정: "유저는 개인화된 추천을 원한다." 리서치 결과: "추천보다 검색이 빠르고 확실해요. 추천은 안 믿어요." 완전히 반대였다. 개편 방향 180도 선회. 만약 리서치 안 했으면? 3개월 개발하고 런칭하고 망했을 거다. 검증 비용: 2주, 800만원. 실패 비용: 3개월 개발비 + 기회비용 + 팀 신뢰도. 계산 끝났다. 리서치가 싸다.경력이 주는 것 9년 차가 주니어랑 다른 점. 실패 경험. 많이 했다. "내 생각이 맞을 거야" → 망함 → 배움. 이게 반복됐다. 5번? 10번? 세기 싫다. 그래서 지금은 안다. 내 생각은 가설일 뿐. 후배들은 아직 모른다. 당연하다. 안 망해봤으니까. 망해봐야 안다. 근데 안 망하게 해주는 게 선배 역할. 멘토링의 핵심. "내가 대신 망했으니까, 너는 하지 마." 후배한테 말했다. "3년 차 때 나도 똑같이 생각했어. 리서치 귀찮고 시간 낭비 같았지." "근데 런칭하고 나서 봤어. 유저들 안 쓰더라." "그때 깨달았어. 내가 유저 대표가 아니라는 거." 후배 표정이 바뀌었다. "그럼 항상 리서치 해야 하나요?" "항상은 아니야. 근데 새로운 거, 가정이 많은 거는 꼭." 빠른 검증 방법 리서치가 꼭 크게 할 필요는 없다. 예산 없으면? 방법은 많다. 5명 인터뷰. 일주일이면 된다.유저 5명 섭외 (내부 패널 or 지인 소개) 30분 인터뷰 프로토타입 보여주고 반응 확인 "이거 쓰실 것 같아요?" 직접 물어봄비용? 스타벅스 기프티콘 5만원 x 5명 = 25만원. 시간? 인터뷰 준비 1일 + 진행 1일 + 정리 1일 = 3일. 이걸로 방향 틀릴 위험 50% 줄어든다. 안 하는 게 이상한 거다. 작년에 이렇게 했다. 신규 필터 기능. 우리 생각: "필터 10개면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5명 인터뷰 결과: "필터 많으면 선택 어려워요. 3개만 주세요." 기획 수정. 필터 3개로 축소. 런칭 후 사용률 23%. 예상치 18%보다 높았다. 인터뷰 안 했으면? 필터 10개 만들고 혼란만 줬을 거다. 데이터의 한계 그렇다고 데이터가 만능은 아니다. GA4 보면 'What'은 나온다. 'Why'는 안 나온다. "이탈률 80%" 왜 이탈했는지는 안 나온다. 화면이 복잡해서? 로딩이 느려서? 필요 없어서? 그래서 정성 리서치가 필요하다. 유저 인터뷰. 관찰 조사. 맥락 파악. "왜 이 화면에서 나가셨어요?" "아, 이거 보다가 전화 와서요. 그리고 까먹었어요." 데이터: 이탈. 실제: 전화 때문. 리텐션 문제 아님. 맥락이 다르면 해결책도 다르다. 데이터 + 리서치. 둘 다 필요하다. 작년 프로젝트. 결제 단계 이탈률 높았다. 데이터로는? "3단계에서 60% 이탈." 인터뷰로는? "배송비 보고 놀라서 나갔어요." 해결: 배송비 미리 표시. 이탈률 40%로 감소. 데이터만 봤으면? "3단계 UI 문제" 라고 착각했을 거다. 원칙이 필요한 이유 9년 하면서 만든 원칙. "새로운 가정은 반드시 검증한다." 이게 전부다. 기존 기능 개선? 데이터 보고 판단. 신규 기능? 리서치 먼저. 가정이 많으면? 작게라도 테스트. 이 원칙 없으면? 매번 갈등한다. "이번엔 괜찮지 않을까?" "시간 없는데 그냥 가자." "다들 이렇게 하잖아." 원칙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후배들한테도 이걸 전한다. "리서치는 선택이 아니라 과정이야." "가정을 검증하는 게 기획자의 일이고." 처음엔 귀찮다. 근데 몇 번 하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망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확실히. 성장의 지점 후배가 다시 물었다. "그럼 선배는 어떻게 판단하세요? 언제 리서치하고 언제 안 해요?" 좋은 질문이다. "경험적으로 알게 돼. 이건 검증 필요하다, 이건 괜찮다." "근데 확신이 안 서면 무조건 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확신하는 게 낫거든." 이게 시니어와 주니어 차이다. 주니어: "이거 맞을 것 같은데?" 시니어: "이거 맞는지 확인해보자." 한 단어 차이. 마인드는 완전히 다르다. 9년 차가 됐어도 여전히 배운다. 유저는 예측 불가능하다. 항상. 그래서 겸손해진다. "내가 다 안다"는 착각이 사라진다. 후배들 보면 부럽기도 하다. 확신에 차 있어서. 근데 그 확신이 깨질 때가 온다. 누구에게나. 빨리 깨지는 게 낫다. 일찍 배울수록 좋다. 멘토링의 방법 후배한테 실패담을 많이 한다. "이렇게 했다가 망했어." "리서치 안 했더니 이렇게 됐어."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더 배움이 된다. "선배도 실수했구나" 하면서 안심한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안 한다. 효과적이다. 멘토링 팁.답 주지 말고 질문하기. "왜 그렇게 생각해?" 데이터 보여주기. "지난번 비슷한 케이스" 작게라도 검증하게 하기. "5명만 물어볼까?" 실패 공유하기. "나도 이랬어"후배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 "리서치 해라" 보다 "리서치 안 하면 이렇게 돼" 가 효과적. 억지로 시키면 형식적으로만 한다. 스스로 필요성 느껴야 제대로 한다. 작년에 후배 기획안. 리서치 없이 올라왔다. "이거 검증했어?" "아뇨. 확실한 것 같아서요." "그럼 5명만 물어보자. 확신이 맞는지." 인터뷰 결과. 5명 중 4명이 "안 쓸 것 같아요." 후배 얼굴이 창백해졌다. "다행이다. 개발 전에 알았네." 그 뒤로 후배가 바뀌었다. 기획할 때마다 "검증 어떻게 할까요?" 물어본다. 실패를 직접 봐야 배운다. 이론으론 안 된다. 시니어의 역할 9년 차 역할. 팀 안에서 리서치 문화 만들기. "그냥 하자" 에 브레이크 거는 사람. "검증하고 가자" 를 당연하게 만드는 사람. 쉽지 않다. 일정 압박 있고, 리소스 부족하고. "리서치 하면 2주 늦어지는데요." "안 하면 3개월 날릴 수도 있어요." 매번 설득이다. 지치기도 한다. 근데 계속한다. 이게 내 역할이니까. 후배들이 같은 실수 안 하게. 팀이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게. 유저 중심 사고가 자연스럽게. 이걸 만드는 게 시니어 기획자의 일. 작년 성과 평가에 이렇게 썼다. "팀 내 리서치 프로세스 정착. 기획 단계 검증률 70% 달성." 숫자로 보니 보람 있다. 올해 목표는 90%. 후배에게 전하는 것 회의 끝나고 후배한테 말했다. "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야." "검증하지 않은 생각은 위험하다는 거지." "기획자는 가정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가정을 검증하는 사람이야." 후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번 기획, 리서치 계획 먼저 짜볼게요." "5명 인터뷰면 될까요?" "충분해. 가설 리스트업하고, 질문 만들고, 다음 주에 리뷰하자." 후배가 나갔다.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확신에서 신중으로. 이게 성장이다. 나도 9년 걸렸다. 후배는 더 빨리 배울 거다. 실패담을 공유하니까. 시행착오를 줄이니까. 이게 조직의 힘이다. 경험이 축적되는 것. 원칙을 지키는 이유 결국 원칙이다. "새로운 가정은 검증한다." 이게 없으면? 매번 도박이다. "이번엔 맞겠지" 하면서 기획한다. 10번 중 3번 맞으면? 7번 실패한다. 원칙이 있으면? 검증하고 간다. 10번 중 7번 맞는다. 확률이 올라간다. 그게 시니어의 가치다. 운이 아니라 확률로 일하는 것. 감이 아니라 검증으로 판단하는 것. 9년 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 "내 생각을 믿지 마라. 데이터를 믿어라." "데이터가 없으면? 만들어라." 이게 전부다.오늘도 후배 하나가 배웠다. 나도 9년 전에 배웠던 것. 경험은 돌고 돈다.
- 06 Dec, 2025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그냥 AB테스트로 검증하죠'라고 나올 때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그냥 AB테스트로 검증하죠'라고 나올 때 9시 30분, 주간 기획 회의 월요일 아침이다. 커피 한 잔 들고 회의실 들어갔다. 주간 기획 회의. PM, 개발자, 디자이너, 나. 총 8명. PM이 화면 공유했다. "이번 주 이슈입니다." 앱 메인 화면 개편안이다. 탭 구조를 바꾸자는 거다. "현재 탭이 5개인데요, 3개로 줄이면 어떨까요?" 디자이너가 목업을 띄웠다. 깔끔하긴 하다. 나는 손 들었다. "유저 관점에서 보면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다들 안다. 내가 뭘 말할지. "지금 탭 5개 중에 어떤 걸 없앨 건지, 유저들이 각 탭을 어떻게 쓰는지 리서치가 필요합니다." PM이 고개 끄덕였다. "맞아요, 근데 일정이..." 그때 옆에 있던 3년 차 기획자가 말했다. "그냥 AB테스트로 검증하죠. 빠르잖아요."9년 차가 듣는 말 "AB테스트로 검증하죠." 이 말을 들은 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작년엔 월 2회. 올해는 주 1회. 데이터 중심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상이다.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좋다. 과거엔 "대표님 취향"이었으니까. 근데 요즘은 반대로 간다. "일단 만들고 AB테스트"가 만능 해결책처럼 됐다. 내가 물었다. "AB테스트 전에 가설이 필요한데요." "탭 3개가 5개보다 낫다는 가설 근거가 뭔가요?" 3년 차가 답했다. "일단 해보면 알 수 있잖아요." 일단 해보면 안다. 맞다. 근데 뭘 배우는지가 중요하다. AB테스트는 'How much' 를 알려준다. 탭 3개 버전이 체류시간 5% 올렸다. 좋다. 근데 'Why' 는 안 알려준다. 왜 5% 올랐는지. 어떤 유저가. 어떤 상황에서. 이게 없으면 다음 기획 때 또 막힌다.회의는 계속됐다 PM이 중재했다. "리서치 일정은 얼마나 걸릴까요?" 나는 노션 페이지 열었다. 리서치 계획서다. 이미 주말에 초안 짜놨다. "유저 인터뷰 10명, 설문 조사 300명 응답. 2주 걸립니다." "인터뷰는 현재 탭 사용 패턴, 니즈 파악이고요." "설문은 정량 데이터 보강입니다." 디자이너가 물었다. "비용은요?" "인터뷰 참가자 사례비 50만원, 설문 툴 비용 30만원. 총 80만원입니다." 회의실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3년 차가 다시 말했다. "2주면 개발 끝나는데요." "AB테스트는 1주면 결과 나오잖아요." 맞는 말이다. 일정상으론 AB테스트가 빠르다. 비용도 적다. 개발 리소스만 있으면 된다. 근데 나는 안다. AB테스트만 하면 6개월 뒤 또 이 회의를 한다는 걸. "탭 구조가 왜 안 맞는지 모르겠어요." 라면서. 시니어의 역할 나는 9년 차다. 이 바닥에서 리서치 없이 기획한 프로젝트를 많이 봤다. 초반엔 잘 간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테스트. 숫자는 조금씩 개선된다. 클릭률 2% 상승, 체류시간 3% 증가. 근데 1년 지나면 막힌다. "더 이상 뭘 개선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왜냐면 유저를 모른다. 숫자만 봤지, 사람을 안 봤다. AB테스트는 답을 준다. 근데 질문은 안 준다. 다음 기획 방향은 안 알려준다. 시니어의 역할은 여기서 나온다. "왜 이게 필요한지" 를 설명하는 것. 나는 다시 말했다. "AB테스트는 검증 도구입니다. 근데 뭘 검증할지 먼저 알아야죠." "지금 우리는 검증할 가설조차 없어요." PM이 고개 끄덕였다. "그럼 어떻게 하죠?"타협안 나는 화면 공유를 바꿨다. 지난달 다른 프로젝트 리서치 결과다. "작년에 검색 기능 개편할 때 기억나세요?" "AB테스트만 했을 때랑, 리서치 병행했을 때 비교입니다." 데이터를 보여줬다. AB테스트만: 클릭률 5% 증가. 근데 3개월 뒤 원복. 리서치 병행: 클릭률 3% 증가. 근데 6개월째 유지. "리서치로 유저가 '뭘 검색하고 싶어 하는지' 알았거든요." "그래서 검색 카테고리를 바꿨고, 지금도 잘 돌아가는 겁니다." 회의실이 조용했다. 나는 타협안을 냈다. "2주가 길면, 퀵 리서치로 1주 안에 끝낼게요." "인터뷰 5명, 설문 150명. 핵심 질문만 던지고." "그 결과로 AB테스트 버전 만들면, 검증도 빠르고 방향도 명확합니다." PM이 물었다. "그럼 일정은요?" "리서치 1주, AB테스트 설계 3일, 개발 1주, 테스트 1주. 총 4주입니다." 3년 차가 말했다. "그냥 만들면 2주인데요." PM이 손 들었다. "4주로 갑시다. 제대로 하는 게 맞아요." 회의 끝나고 회의실 나왔다. 오전 11시. 복도에서 3년 차가 따라왔다. "선배, 근데 진짜 궁금한데요." "AB테스트가 빠르고 정확한데, 왜 굳이 리서치를 해요?" 나는 멈춰 섰다. 이 질문을 몇 번 들었는지 모르겠다. "AB테스트는 '이게 더 나은가' 를 알려줘." "리서치는 '왜 더 나은가, 다음은 뭘 할까' 를 알려주지." 3년 차가 고개 갸우뚱했다. 나는 예시를 들었다. "예를 들어, 탭 3개 버전이 이겼다고 치자." "근데 왜 이겼는지 모르면, 다음 기획 때 또 A안 B안 C안 만들어서 테스트하는 거야." "리서치하면 '유저들이 탭을 이렇게 쓴다' 는 걸 아니까, 바로 정답안 만들 수 있고." 3년 차가 "아..." 했다. "AB테스트는 최종 검증이야. 시작점이 아니고." "리서치가 시작점이지." 3년 차가 끄덕였다. "그럼 리서치 도와드릴게요." 데이터 중심 문화의 명과 암 사무실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서 노션 열었다. 리서치 계획 수정. 요즘 회사는 데이터 중심 문화를 강조한다. 좋은 일이다. 과거엔 "느낌", "직관", "경험" 이었으니까. 근데 명과 암이 있다. 명: 빠른 의사결정, 객관적 검증, 실패 비용 감소. 암: 숫자만 보고 사람 안 봄, Why 없이 How much만, 단기 성과 집착. AB테스트는 명의 정점이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테스트하고, 빠르게 개선. 근데 암도 크다. 유저를 숫자로만 본다. 클릭률, 전환율, 체류시간. 유저는 숫자가 아니다. 사람이다. 피곤한 출퇴근 중에 앱 쓰고, 점심시간에 쇼핑하고, 잠들기 전에 콘텐츠 본다. 이 맥락을 모르면, 숫자는 의미 없다. "체류시간 5% 증가" 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모른다. 빠르게 찾아서 나가야 하는 앱인데 5% 늘었으면 오히려 나쁜 거다. 리서치는 이 맥락을 준다. 오후 2시, 유저 인터뷰 준비 오후엔 다른 프로젝트 인터뷰가 있다. 앱 결제 화면 개편 관련. 인터뷰이 3명. 인터뷰 가이드 열었다. 질문 리스트 체크. 녹취 준비. Maze 프로토타입 확인. 동료 디자이너가 물었다. "인터뷰 뭐 물어볼 거예요?" "결제 화면에서 막힌 경험 있는지." "어떤 정보가 부족했는지." "신뢰를 느낀 요소는 뭔지." 디자이너가 말했다. "그냥 결제율 데이터 보면 안 돼요?" "결제율은 '얼마나' 를 알려줘. 근데 '왜 안 했는지' 는 안 알려주지." "이탈률 30% 인 걸 알아도, 왜 이탈했는지 모르면 개선 못 해." 디자이너가 끄덕였다. 인터뷰는 3시부터다. 커피 한 잔 더 마셨다. 네 번째다. 인터뷰 중 3시. 화상 회의 시작. 인터뷰이는 32세 여성. 앱 사용 2년 차. "안녕하세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편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돼요." 먼저 현재 결제 화면 보여줬다. "이 화면에서 어떤 느낌 받으셨어요?" 인터뷰이가 화면 보더니 말했다. "음... 정보가 너무 많아요. 뭘 먼저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정보가 불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쿠폰이랑 포인트가 같이 있는데, 이게 중복 적용인지 헷갈려요." "그리고 배송 정보가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고." 메모했다. "중복 적용 불명확", "배송 정보 위치 문제". "그럼 어떤 정보가 있으면 좋을까요?" "최종 가격이 크게 보이면 좋겠어요. 지금은 작아서 못 찾겠어요." "그리고 배송비 포함인지 아닌지 확실하게요." 또 메모했다. "최종 가격 강조", "배송비 명시". 이게 리서치다. GA4로는 "결제 화면 이탈률 30%" 만 나온다. 인터뷰로는 "왜 이탈했는지" 가 나온다. 오후 5시, 인터뷰 정리 인터뷰 3명 끝났다. 녹취록 정리 시작. Otter.ai 돌렸다. 3명의 공통 의견:최종 가격 찾기 어려움 쿠폰/포인트 중복 적용 불명확 결제 버튼 위치 애매함 "안전한 결제" 문구 필요이걸 기획에 반영하면 된다. 디자이너한테 슬랙 보냈다. "인터뷰 결과 공유합니다. 내일 같이 보죠." PM한테도 보냈다. "이탈 원인 3가지 나왔어요. 개선안 짜볼게요." 이게 리서치의 가치다. "이탈률 30%" 라는 숫자를 "최종 가격 찾기 어려워서" 라는 이유로 바꿨다. 이제 AB테스트 버전 만들 때, A안: 최종 가격 강조 B안: 쿠폰/포인트 안내 개선 이렇게 가설 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 퇴근 전 6시. 퇴근 준비. 오늘 회의 생각났다. "그냥 AB테스트로 검증하죠." 나는 9년 차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땐 화났다. "리서치 무시하나?" 싶어서. 근데 지금은 이해한다. 데이터 중심 문화에서 자란 후배들은 AB테스트가 익숙하다. 빠르고, 객관적이고, 명확하니까. 리서치는 느리고, 주관적이고, 애매해 보인다. 근데 이건 오해다. 리서치는 느린 게 아니라 깊다. 주관적인 게 아니라 맥락적이다. 애매한 게 아니라 탐색적이다. 시니어의 역할은 이걸 설명하는 거다. "리서치가 왜 필요한지" 를. 화내거나 고집부리는 게 아니라, 데이터와 리서치를 어떻게 함께 쓸지 보여주는 것. AB테스트는 검증이다. 리서치는 탐색이다. 둘 다 필요하다. 집 가는 길 판교역 지하철. 퇴근 시간이라 사람 많다. 핸드폰 켰다. UX 아티클 하나 저장해뒀다. "Why user research still matters in the age of big data" 읽기 시작했다. "Big data tells you what users do. User research tells you why they do it." 맞는 말이다. GA4는 "탭 3번 클릭" 을 알려준다. 인터뷰는 "왜 3번 클릭했는지" 를 알려준다. 둘 다 있어야 완성이다. 집 도착했다. 남편이 저녁 차려놨다. 개발자라 칼퇴했다. "오늘 어땠어?" "회의에서 또 AB테스트 얘기 나왔어." "또?" "응. 근데 타협했어. 리서치 1주, 테스트 1주로." "잘했네. 9년 차는 다르네." 근데 나는 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비슷한 회의 할 거라는 걸. "그냥 빠르게 만들죠" 라는 말 들을 거라는 걸. 시니어의 일은 매번 설명하는 것이다. 지치지 않고.데이터와 리서치, 둘 다 필요하다. 근데 매번 설명해야 한다. 이게 9년 차의 일이다.
- 05 Dec, 2025
Figma에서 결재자 몇 명이 만든 프로토타입, 유저는 외면했다
결재선은 통과, 유저는 이탈 월요일 아침 9시. 메일함에 '프로토타입 검토 요청' 떴다. CTO, 본부장, 팀장 세 명이 Figma 링크에 댓글 48개. "이 플로우 좋은데요", "색상 고급스럽네요", "이번엔 빠르게 갑시다." 열어봤다. 진짜 멋있다. 그라데이션, 마이크로 인터랙션, 토스트 애니메이션까지. 디자이너가 3주 밤샘한 티 난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 플로우, 유저가 어떻게 쓸지 상상이 안 된다. "유저 테스트 일정 잡을까요?" 슬랙에 물었다. "일단 개발 들어가고, AB테스트로 보죠.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요." 또 이 패턴이다.결재자 3명의 프로토타입 이 프로젝트, 시작은 2월이었다. 목표: 신규 구독 서비스 출시. KPI: 전환율 12%. 일정: 4개월. 킥오프 때부터 신호가 있었다. "이번엔 빠르게 가봅시다. 레퍼런스 보면서 만들면 되죠." PM이 가져온 레퍼런스 10개. 전부 해외 서비스. Spotify, Notion, Linear. "이 UI 깔끔한데요." "이 인터랙션 좋네요." "우리도 이렇게." 회의실에서 3시간. 결정권자 세 명이 각자 좋아하는 디자인 짜깁기. 유저는 한 번도 안 나왔다. 나는 말했다. "타겟 유저가 누구죠? 30대? 40대? 구독 서비스 써본 경험은?" "일단 만들어보고 수정하죠. 유저는 다 비슷비슷해요." 비슷비슷하다고. 나는 9년 동안 500명 넘게 인터뷰했다. 비슷한 유저는 한 명도 없었다. 30대 직장인도, 결제 습관도, 앱 사용 패턴도 전부 다르다. 그래도 일단 넘어갔다. 급하다니까. 디자이너는 3주 동안 Figma에 살았다. 컴포넌트 400개, 프로토타입 링크 30개. 완벽했다. 화면 전환 타이밍 0.3초까지 맞춤. 결재선에 올렸다. CTO "Good", 본부장 "Approve", 팀장 "디자인 퀄리티 최고네요." 근데 나는 불안했다.유저 테스트 1일 차, 침묵 개발 들어가기 전에 우겨서 유저 테스트 3일 받아냈다. Maze로 원격 테스트 30명, 오프라인 인터뷰 10명. 예산 450만원. "이거 꼭 해야 돼요?" 설득에 2주 걸렸다. 첫 날. 34세 남성, 직장인,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중. "자, 이 서비스로 구독 신청해보세요." 프로토타입 링크 보냈다. 15초 침묵. "여기서 뭘 하는 건가요?" 첫 화면에서 막혔다. 메인 CTA가 그라데이션 버튼인데, 텍스트가 '시작하기'. 뭘 시작하는지 모르겠단다. "이 서비스가 뭐 해주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디자인은 예쁜데." 다음 화면. 요금제 선택. 3개 카드가 가로로 쭉. 디자이너는 '스와이프 인터랙션'이라고 했는데, 유저는 스와이프를 몰랐다. 첫 번째 카드만 보고 "이게 전부예요?" 결제 화면. 카드 정보 입력 폼이 16개 필드. "너무 많은데요. 꼭 다 써야 돼요? 그냥 네이버페이 안 돼요?" 10분 테스트. 완료율 0%. "죄송한데, 이거 그냥 넘어가도 돼요?" 나는 녹취록 타이핑하면서 손에 힘이 들어갔다.30명의 데이터, 0명의 성공 Maze 결과 나왔다. 평균 완료율: 23%. 평균 소요시간: 8분 32초. 목표는 2분이었다. 히트맵 봤다. 첫 화면에서 73%가 스크롤만 하다가 이탈. CTA 클릭률 18%. 요금제 화면. 체류시간 평균 2분 14초. 유저는 고민하는 게 아니라 이해를 못 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뭐지?" 댓글 12개. 결제 화면 진입률: 9%. 결제 완료율: 2%. 30명 중 1명만 성공. 오프라인 인터뷰 10명. 패턴이 보였다. "디자인 예쁘네요. 근데 이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7명) "클릭할 곳을 못 찾겠어요." (5명) "너무 복잡해요. 그냥 앱스토어 설명 보고 결제하면 안 돼요?" (8명) "이 서비스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10명) 가장 충격적인 건, 35세 여성 인터뷰이었다. "이 화면 진짜 예쁘네요. 어떤 디자이너가 만들었어요?" 칭찬하면서도 3분 동안 아무것도 못 했다. 예쁜 걸 보러 온 게 아니라 구독하러 온 건데. 나는 인터뷰 끝나고 화장실 가서 한숨 쉬었다. 회의실 3시간, 또 시작 리포트 작성했다. 50페이지. 인사이트 요약 10장, 히트맵 8장, 인터뷰 발췌 20장, 개선안 12장. 회의 잡혔다. 참석자: CTO, 본부장, 팀장, PM, 디자이너, 개발자 3명, 나. 10분 발표했다. "완료율 23%, 첫 화면 이탈 73%, 유저는 이 서비스가 뭔지 모름. 재설계 필요." 침묵 10초. "그래도 디자인 퀄리티는 좋잖아요." 본부장이 말했다. "유저가 이해를 못 하는데요." 내가 대답했다. "30명이 대표성 있나요? 통계적으로." PM이 물었다. "정성 조사는 5명만 해도 80% 이슈 발견됩니다. 30명이면 충분해요." 내가 말했다. "그래도 일정이 너무 밀렸는데, 일단 출시하고 수정하면 안 될까요?" 팀장. "첫 인상이 전부예요. 출시하고 수정하면 이미 유저는 떠나요." 나. "근데 이미 개발 30% 진행됐거든요." 개발팀장. 회의실 온도가 내려갔다. CTO가 말했다. "결재선 올릴 때 왜 이 얘기 안 했어요?" "유저 테스트 하자고 했는데 일정 때문에 밀렸어요." 나는 슬랙 로그 캡처 화면 띄웠다. 2월 15일, 3월 2일, 3월 18일. 세 번 요청했다. 침묵 30초. "알겠습니다. 2주 드릴 테니 핵심만 수정하세요." CTO. 회의 끝. 3시간 걸렸다. 나는 자리 돌아와서 모니터 앞에서 멍 때렸다. 손이 떨렸다. 2주 만에 뒤집기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 디자이너랑 앉아서 우선순위 정리했다. 바꿀 것: 첫 화면, 요금제 화면, 결제 플로우. 유지할 것: 색상, 타이포, 브랜딩. 첫 화면: 그라데이션 버튼 없앴다. "시작하기" 대신 "월 9,900원으로 시작". 서비스 설명 3줄 추가. "이 서비스는 OOO을 해결합니다." 요금제: 카드 3개에서 리스트로 변경. 각 항목마다 "누구에게 맞나요?" 추가. "한 달에 10권 이상 읽는 분께 추천" 같은 구체적 설명. 결제: 16개 필드에서 6개로 축소.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추가. "30초 만에 완료" 텍스트 강조. 수요일에 러프 프로토타입 완성. 목요일에 퀵 테스트 5명. 완료율: 80%. 평균 소요시간: 1분 52초. "오, 이제 이해되네요." "빠르네요." "이 설명 있으니까 좋아요." 금요일에 최종 디자인. 월요일에 개발 재시작. 2주 만에 뒤집었다. 출시 4주 후, 숫자 5월 15일. 정식 출시. GA4 대시보드 매일 확인했다. 1주차: 전환율 8.2%. 목표는 12%. 2주차: 9.1%. 3주차: 11.4%. 4주차: 12.8%. 목표 달성. 근데 원래 디자인이었으면? Maze 데이터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하면 전환율 3% 예상. 450만원 리서치 비용으로 전환율 9.8%p 올렸다. 구독 신규 유입 월 1,200명 기준, 월 매출 1,400만원 증가. ROI 311%. 리포트 작성해서 공유했다. 본부장한테 "수고했어요" 슬랙 받았다. 그게 전부였다. 멋진 디자인 vs. 작동하는 디자인 이 프로젝트 하면서 배운 거. 결재자가 좋아하는 디자인 ≠ 유저가 쓰는 디자인. Figma에서 예쁜 거랑, 실제로 작동하는 건 다르다. 그라데이션 버튼이 클릭률 높이는 게 아니라, "이걸 누르면 뭐가 되는지" 명확한 텍스트가 클릭률 높인다. 마이크로 인터랙션 멋있어도, 유저가 그 화면까지 못 가면 의미 없다. 레퍼런스 10개 짜깁기해도, 우리 유저 맥락이 다르면 안 맞는다. Spotify 쓰는 20대랑 우리 서비스 타겟 35세 직장인은 다르다. "일단 만들고 수정하자"는 핑계다. 출시 후 수정은 비용이 10배 든다. 개발 리소스, 유저 신뢰, 브랜드 이미지. 다 까먹는다. 가장 중요한 건, 급할 때일수록 리서치부터. 2주 리서치가 아까워서 건너뛰면, 나중에 2개월 갈아엎는다. 나는 이거 7번 봤다. 9년 동안. 유저 테스트 안 하고 출시한 프로젝트 5개, 전부 재작업. 평균 3개월 지연. 유저 테스트 하고 출시한 프로젝트 8개, 일정 준수율 87%.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결재선이 아니라 유저가 쓴다 목요일 저녁. 팀 회식. 본부장이 물었다. "그때 유저 테스트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출시하고 2주 뒤에 전환율 3% 보고, 긴급 회의 했을 거예요. '왜 안 되지?' 하면서." "그랬겠네요." "그리고 디자이너 탓했겠죠. '디자인이 문제다', 'UI를 바꿔보자'. 근데 문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유저 이해 부족이었어요." "맞아요. 그때 우리 유저가 누군지 제대로 몰랐죠." "결재선 통과하려고 만든 프로토타입이랑, 유저가 쓰려고 만든 프로토타입은 달라요. 우린 후자를 만들어야 하는데, 맨날 전자를 만들죠." 본부장이 웃었다. "다음엔 리서치부터 하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에도 똑같을 거다.' 하지만 입 밖에 낸 말은 달랐다. "네, 감사합니다." 9년 차, 여전히 퇴근길 지하철. 오늘도 Figma 커뮤니티 둘러봤다. 멋진 프로토타입 천지다. 그라데이션, 3D, 글래스모피즘. 댓글 보면 "Wow", "Amazing", "How did you make this?" 근데 "유저 테스트 결과는?" 묻는 댓글은 없다. 우리는 여전히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작동하는 것보다. 예쁜 것에 집중한다. 이해하기 쉬운 것보다. 결재자 설득에 집중한다. 유저 설득보다. 나는 9년 차다. 여전히 같은 싸움 한다. "유저 테스트 꼭 해야 돼요?"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요." "일정이 없어요." 매번 설득한다. 매번 숫자로 증명한다. 매번 이긴다.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또 시작한다. 언젠간 바뀔까. 유저 리서치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되는 날이 올까. 결재선 통과가 아니라, 유저 통과가 목표인 날이.결재자 3명이 좋아해도, 유저 30명이 외면하면 실패다.
- 03 Dec, 2025
Why를 5번 묻는 습관이 서비스 기획을 바꿨다
Why를 5번 묻는 습관이 서비스 기획을 바꿨다 처음엔 귀찮았다 입사 2년차였다. 선배가 말했다. "Why를 5번 물어봐." 무슨 소리야. 한 번 물으면 되지. 유저 인터뷰했다. "이 기능 불편해요." 그래서 개선했다. 론칭했다. 사용률 안 올랐다. 3개월 낭비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물은 건 표면이었다.진짜 문제는 5번째에 나온다 다시 인터뷰했다. 이번엔 파고들었다. "검색이 불편해요." → Why? "원하는 상품을 못 찾아요." → Why? "필터가 너무 복잡해요." → Why? "필터 옵션이 50개예요." → Why?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 Why?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5번째에서 본질이 나왔다. 문제는 필터가 아니었다. 유저가 자기 니즈를 모른다는 거였다. 해결책이 바뀌었다. 필터 줄이기가 아니라 추천 시스템이었다. "이런 고민이시면 이 상품들 어때요?" 론칭 후 전환율 23% 올랐다. 표면과 근본의 차이 표면: "로딩이 느려요" 근본: 로딩 중 불안해서 뒤로가기 누른다 표면: "알림이 많아요" 근본: 알림 끄면 놓칠까봐 못 끈다 표면: "UI가 복잡해요" 근본: 처음 쓰는데 가이드가 없다 표면 해결하면 단기 만족도 오른다. 근본 해결하면 리텐션 오른다. 데이터로 확인했다. 표면 개선은 1주일 효과. 근본 개선은 3개월 지속. 리소스는 똑같이 들어간다. 그런데 임팩트가 10배 차이.실전 적용법 유저 인터뷰 준비물: 녹음기, 메모장, 호기심 "불편하셨다고요?" → "어떤 상황에서요?" → "그때 뭘 하려고 하셨어요?" → "왜 그걸 하려고 했어요?" → "그게 안 되면 어떻게 되나요?" → "그럼 진짜 원하시는 건 뭐예요?" 인터뷰 40분 중 35분은 Why다. 녹취록 보면 "왜요?"가 평균 17번 나온다. 처음엔 귀찮아한다. 3번째부터 진지해진다. 5번째쯤 "아 그러게요, 사실은..." 그게 인사이트다. 데이터 분석 GA4 보면 이탈률 높다. 그게 끝 아니다. "왜 이탈했나?" → 특정 페이지에서 "왜 그 페이지에서?" → 폼 작성 중 "왜 폼 작성 중?" → 3번째 입력칸에서 "왜 3번째 칸?" → 주소 찾기 버튼 안 보임 "왜 안 보이나?" → 모바일에서 스크롤 밖 세션 녹화 10개 보면 패턴 나온다. Hotjar로 확인한다. 가설 세운다. AB테스트 돌린다. 결과: 전환율 18% 개선. 걸린 시간: 3일. Why 안 물었으면 "폼 간소화" 하고 끝났다. 근본 원인 못 잡았을 거다. 기획 회의 PM이 말한다. "이 기능 추가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전 나: "네, 하겠습니다." 지금 나: "왜 필요한가요?" "경쟁사에 있어요." → "왜 경쟁사가 만들었을까요?" "유저가 원해요." → "왜 원한다고 생각하세요?" "편하니까요." → "왜 지금은 불편한가요?" "중간 단계가 많아요." → "왜 중간 단계가 생긴 거죠?" 5번 물으면 기획 방향이 바뀐다. 기능 추가가 아니라 플로우 개선이 될 때가 많다. 리소스 절약. 개발팀 감사 인사. 런칭 빨라진다.일상에도 쓴다 후배 면접 지원자가 말한다. "UX 하고 싶어요." "왜 UX인가요?" →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서요." "왜 중요한가요?" → "좋은 서비스 만들고 싶어서요." "왜 좋은 서비스 만들고 싶나요?" → "사람들이 편해졌으면 좋겠어서요." "왜 그게 중요한가요?" → "제가... 불편한 걸 못 참거든요." 5번째에서 본심 나온다. 진짜 동기. 채용 미스매치 줄어든다. 3명 뽑았다. 3명 다 3년 이상 다닌다. 이직률 0%. 남편이랑 싸울 때 "설거지 안 했네." → "왜 안 했어?" "피곤해." → "왜 피곤해?" "야근했어." → "왜 야근했어?" "프로젝트 마감이야." → "왜 마감이 촉박해?" "기획이 늦게 나왔어." 5번째에서 알았다. 설거지 문제가 아니라 일정 관리 문제였다. 해결책: 설거지 분담이 아니라 프로젝트 초기 기획 리뷰. 남편 회사 프로세스 개선 제안했다. 야근 줄었다. 설거지 문제 사라졌다. 주의사항 심문 아니다 "왜요?" 연발하면 방어적이 된다. 바꿨다. "그 부분 더 듣고 싶은데, 어떤 상황이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죠?" "그게 중요한 이유가 궁금해요." 같은 Why다. 톤만 바꿨다. 반응이 달라진다. 데이터 없으면 가설 Why 5번 물어도 답 안 나올 때 있다. 그럼 가설 세운다. "혹시 이런 이유 아닐까요?" "맞으면 이렇게 행동할 것 같은데, 확인해볼까요?" Maze로 프로토타입 테스트. 3일이면 결과 나온다. 가설 검증. 다시 Why. 시간 정해놓기 Why 계속 물으면 끝이 없다. 인터뷰 40분. 그 안에 5번. 더 파고들고 싶으면 후속 세션. 시간 관리 못 하면 분석 지옥. 경험담: 한 프로젝트에 2주 썼다. 보고서 100페이지. 아무도 안 읽었다. 지금은 핵심만. Why 5번, 인사이트 3개, 솔루션 1개. A4 5장. 실무진이 읽는다. 9년 차가 말하는 차이 신입 때: "유저가 이렇게 말했어요" → 그대로 기획 3년 차: "유저가 이런 니즈가 있네요" → 니즈 충족 기획 지금: "유저가 이 말 한 진짜 이유는 이거예요" → 근본 해결 기획 차이는 Why 깊이다. 신입 기획: 기능 추가. 단기 지표 개선. 시니어 기획: 구조 변경. 장기 리텐션 개선. 리소스는 비슷하다. 임팩트가 10배 차이 난다. 승진 기준도 여기다. "니즈 파악 능력." 그게 Why 5번이다. 실제 케이스 작년 프로젝트. 앱 푸시 알림 개선. 초기 문제정의: "푸시 클릭률이 낮다" Why 5번:왜 클릭률 낮나? → 알림 끄는 사람 많음 왜 끄나? → 알림이 많아서 왜 많나? → 모든 이벤트를 푸시로 보냄 왜 모든 걸 보내나? → 유저가 놓칠까봐 왜 놓칠까봐 걱정하나? → 중요한 게 뭔지 우리도 모름진짜 문제: "중요도 기준이 없다" 해결: 유저별 중요도 학습 알고리즘. 클릭한 알림 패턴 분석. 중요한 것만 푸시. 결과:알림 끄는 비율: 43% → 18% 푸시 클릭률: 8% → 24% MAU: 12% 증가Why 안 물었으면 "알림 디자인 개선" 했을 거다. 효과 없었을 거다. 루틴으로 만들기 매일 아침. 출근하면 GA4 본다. 지표 하나 고른다. Why 5번 묻는다. 노션에 기록한다. 월요일 오전. 팀 회의. 지난주 데이터 리뷰. 한 명씩 Why 5번 공유. 30분. 목요일 오후. 유저 인터뷰. 2명. 각 40분. Why 5번씩. 퇴근 전. 오늘 물은 Why 정리. 인사이트 3줄. 슬랙에 공유. 3개월 하니 습관 됐다. 이제 자동이다. 아무 말 들어도 "왜?"가 나온다. 남편이 말한다. "직업병 아니야?" 맞다. 근데 이 직업병이 연봉 올려줬다. 성장 지표 신입: 문제 발견 주니어: 문제 정의 시니어: 근본 원인 파악 리드: 구조적 해결 Why 5번이 시니어 만든다. 면접 볼 때 본다. "이 프로젝트 왜 했어요?" 3번 이상 대답 못 하면 주니어다. 5번 대답하면 시니어다. 내 포트폴리오. 각 프로젝트마다 Why 5번 적혀 있다. 면접관들 반응 좋다. "당신은 문제를 파고드네요." 그게 칭찬이다. 한계도 있다 모든 상황에 5번 필요한 건 아니다. 긴급 버그: Why 묻지 말고 고쳐 정량 지표 확실할 때: 빠르게 실행 명확한 요구사항: 1-2번이면 충분 5번은 불확실할 때다. 문제가 모호할 때. 해결책이 안 보일 때. 그때 Why다. 후배들에게 멘토링하면서 말한다. "Why 5번 물어봐." 다들 대충 듣는다. 귀찮대. 3개월 후. 프로젝트 망한다. 그제서야 온다. "선배, Why 5번이 뭐예요?" 그때 가르쳐준다. 늦었지만 괜찮다. 깨달은 사람은 쓴다. 1년 후 그 후배. 시니어 됐다. 지금도 배운다 컨퍼런스 간다. 해외 케이스 본다. "Why 5번" 아니라 "5 Whys Method"다. 도요타에서 나왔다. 제조업 품질 관리 기법이다. UX에 적용한 거다. 원리는 같다. 표면 넘어 근본. 증상 넘어 원인. 새로운 건 아니다. 오래된 방법이다. 근데 쓰는 사람이 적다. 그래서 차별화된다. 앞으로 10년 차 되면 뭐 할까. Why 10번 물을까. 아니다. 5번으로 충분하다. 더 빨리 물을 거다. 지금은 5번에 30분. 나중엔 5번에 10분. 효율이 오르는 거다. 본질 보는 속도. AI 시대 온대. UX 없어진대. 걱정 안 한다. AI도 Why 물어야 한다. 누가 물을까. UX가 물을 거다. "왜 이 데이터가 나왔나?" "왜 이 패턴이 보이나?" "왜 유저가 이렇게 행동하나?" Why 묻는 사람이 살아남는다.Why를 5번 물어야 진짜 문제가 보인다. 표면 해결은 누구나 한다. 근본 파고드는 게 시니어다. 오늘부터 시작해봐. "왜?"
- 03 Dec, 2025
데이터는 맞는데 왜 기획이 거절당하지? 상황 분석
또 거절당했다 리서치 3주 걸렸다. 유저 인터뷰 12명, 설문 230명, GA4 데이터 분석까지. 완벽했다. 인사이트 명확했고, 문제 정의도 깔끔했다. 해결 방안까지 3가지 준비했다. "이번엔 된다." 그렇게 생각했다. 회의 시작 10분 만에 끝났다. "좋은데요, 근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본부장이 말했다. PM도 고개를 끄덕였다. 개발팀장은 노트북만 봤다. "왜요? 데이터 보시면..." "데이터는 맞아요. 근데 우선순위가." 회의실 나왔다. 허탈했다. 3주가 10분으로 정리됐다.데이터는 맞는데 돌아와서 다시 봤다. 리서치 결과. 틀린 게 없다. 유저들은 불편해했다. 230명 중 78%가 "이 기능 개선 필요"라고 답했다. 인터뷰에서도 같은 얘기 나왔다. "이거 왜 이렇게 복잡해요?" "매번 헷갈려요." GA4 데이터도 확인했다. 해당 페이지 이탈률 43%. 평균 체류 시간 12초. 유저 여정 분석하면 병목 지점 명확하다. 문제는 명확했다. 해결 방안도 구체적이었다. 와이어프레임까지 그렸다. Figma로 프로토타입 만들어서 사내 테스트도 했다. 반응 좋았다. "이거 좋은데요?" "왜 이제 하는 거예요?" 근데 기획은 거절당했다. 데이터는 맞는데, 기획은 안 됐다.회의실 밖의 이유들 점심 먹으면서 PM한테 물었다. "왜 안 되는 거예요? 데이터 다 보여드렸잖아요." "아, 그게... 본부장님이 지금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어 하셔서." "다른 프로젝트요?" "응, 그거 아직 공식 발표 안 됐는데, 신규 서비스 준비 중이거든. 거기에 리소스 다 몰아야 해." 처음 듣는 얘기였다. 저녁에 개발팀 후배랑 커피 마셨다. "근데 그거 개발 기간 얼마나 걸려요?" "음... 최소 두 달? 근데 지금 우리 팀 일정이 진짜 빡빡해요. 이번 분기 릴리즈 3개 남았거든요." "데이터 보셨죠? 유저들 불편해하는 거." "그거야 알죠. 근데 언니, 솔직히 우리도 우선순위 받아서 움직이잖아요. 팀장님이 고라고 하면 고고, 스톱이라고 하면 스톱이고." 그제야 보였다. 내 기획은 데이터로만 평가받지 않았다. 조직 정치, 개발 리소스, 분기 목표, 본부장 관심사. 그 사이에서 밀렸다. 데이터는 맞았다. 근데 타이밍이 안 맞았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리소스가 없었다. 회의실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유들이 회의실 밖에 있었다. 9년 차가 되어도 9년 했다. UX 기획. 근데 여전히 이런 날이 있다. 초반에는 화났다. "왜 유저 목소리를 안 듣는 거죠?" 회의에서 목소리 높였다. 리서치 결과 다시 설명했다. "봐요, 데이터가 이렇잖아요." 소용없었다. 4년 차쯤, 깨달았다. 기획은 데이터만으로 통과되지 않는다. 조직 논리를 이해해야 한다. 누가 의사결정권 갖고 있는지, 지금 회사가 뭘 중요하게 보는지. 7년 차에는 전략 바꿨다. 기획 전에 먼저 물었다. "지금 본부 우선순위가 뭐예요?" "개발 리소스 어느 정도 가능해요?" 미리 알고 기획했다. 통과율 올라갔다. 근데 허탈함은 안 사라졌다. 9년 차인 지금도, 좋은 기획이 묻힐 때가 있다. 데이터 완벽해도, 유저 목소리 명확해도. 조직 논리 앞에서 밀린다. 이게 맞나 싶다. 내가 데이터 분석가인가, 조직 정치인가.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슷한 경험 쌓이니까 패턴이 보인다. 거절 패턴 1: 리소스 부족 "좋은데, 개발 인력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실제로 개발팀 일정 빡빡한 게 맞다. 근데 진짜 리소스 부족인지, 아니면 우선순위에서 밀린 건지 구분 필요하다. 질문 바꿨다. "개발 기간 얼마나 걸려요?" 대신 "이 기능 없이 먼저 테스트 가능할까요?" MVP로 쪼갰다. 2달 걸리는 거, 2주짜리로 만들었다. 통과율 올라갔다. 거절 패턴 2: 타이밍 "지금은 아니에요." 이것도 자주 듣는다. 신규 서비스 준비 중, 분기말 릴리즈 앞두고, 조직 개편 중. 타이밍 안 맞으면 아무리 좋은 기획도 안 된다. 이젠 먼저 확인한다. "지금 본부 집중하는 프로젝트 뭐예요?" 타이밍 안 맞으면 기획 미룬다. 3개월 뒤에 다시 꺼낸다. 같은 기획인데 통과된다. 거절 패턴 3: 의사결정권자 관심사 본부장이 뭘 중요하게 보는지가 핵심이다. 매출? 사용자 수? 브랜드 이미지? 우리 본부장은 "혁신"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획서에 "기존 대비 혁신적" 키워드 넣는다. 같은 내용인데 프레이밍 바꾸면 반응 다르다. 친구 회사 본부장은 "안정성" 중시한다고 한다. 거기선 "검증된 방식" 강조한다. 거절 패턴 4: 부서 간 이해관계 내 기획이 다른 팀 영역 침범할 때 거절당한다. 마케팅팀 영역, 서비스기획팀 영역. 보이지 않는 영역 싸움. 이젠 먼저 조율한다. 기획 전에 관련 팀 만난다. "이거 같이 하면 어때요?" 협업으로 포장한다. 적 만들지 않는다. 패턴 보이면 대응 가능하다. 근데 대응한다고 다 통과되는 건 아니다. 데이터와 정치 사이 UX 기획자로서 딜레마다. 데이터는 "유저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조직은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예전엔 유저 편만 들었다. "데이터가 이렇잖아요. 유저들이 불편해해요." 정의로운 것 같았다. 근데 기획은 안 됐다. 지금은 균형 찾으려 한다. 유저 목소리 들으면서, 조직 논리도 이해한다. 완벽한 기획을 포기하고, 가능한 기획을 만든다. 그래도 찝찝하다. "이게 UX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인가?" 밤에 남편한테 물었다. 남편도 같은 회사 개발자다. "나 요즘 데이터 분석보다 정치 분석 더 많이 하는 것 같아." "그게 시니어 되는 거 아니야?" "근데 이러면 유저 목소리가 묻히잖아." "완벽한 기획 10개 거절당하는 것보다, 70점짜리 기획 1개 통과시키는 게 유저한테 낫지 않아?" 맞는 말이다. 근데 석연찮다. UX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얘기 많이 나온다. "리서치 결과가 반영 안 돼요." "데이터 있어도 기획 거절당해요." 모두가 같은 고민 한다. 데이터와 정치 사이. 정답은 아직 모르겠다. 허탈함 다루는 법 거절당하면 허탈하다. 3주 리서치가 10분 회의로 끝날 때. 그 허탈함을 어떻게 다루나. 1. 일단 인정한다 "아, 이번엔 안 되는구나." 인정한다. 억지로 긍정 안 한다. "괜찮아, 다음에 기회 있겠지~" 이런 거 안 한다. 허탈하면 허탈한 거다. 퇴근하고 맥주 마신다. 남편한테 푼다. "오늘 기획 또 거절당했어." "응, 그래서?" "그냥 짜증나." 다음 날 출근한다. 2. 리서치는 남는다 기획은 거절당해도 리서치는 남는다. 데이터, 인사이트, 유저 목소리. 파일로 정리해둔다. 6개월 뒤 다시 꺼낸다. "그때 리서치 했던 건데요." 타이밍 맞으면 통과된다. 리서치 다시 안 해도 된다. 포트폴리오에도 넣는다. "이런 리서치 했고, 이런 인사이트 도출했다." 기획 통과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프로세스가 포트폴리오다. 3. 패턴을 학습한다 왜 거절당했나 분석한다. 감정 빼고 분석한다.리소스 부족? → 다음엔 MVP로 쪼개자 타이밍? → 분기 초에 다시 제안하자 우선순위? → 먼저 본부 목표 확인하자Notion에 정리한다. "거절 패턴과 대응 방법" 페이지 만들었다. 쌓이면 노하우 된다. 4. 완벽 포기한다 완벽한 기획 집착 버렸다. 100점짜리 기획 10개 거절당하는 것보다, 70점짜리 기획 3개 통과시키는 게 낫다. 유저한테도 그게 낫다. 완벽한 기획 기다리다가 1년 지나는 것보다, 불완전해도 지금 개선되는 게 낫다. 타협 아니다. 전략이다. 5. 유저 목소리는 계속 전달한다 조직 논리 이해한다고, 유저 목소리 포기하는 건 아니다. 회의에서 계속 말한다. "유저들은 이렇게 말해요." 기획 거절당해도 유저 목소리는 기록에 남는다. 분기 회고 때 다시 꺼낸다. "2분기에 이런 유저 피드백 있었고, 아직 미해결입니다." 계속 말하면 언젠가 우선순위 올라간다. 포기하지 않는다. 근데 집착하지도 않는다. 허탈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근데 다루는 법은 는다. 학습으로 가는 길 거절 경험 쌓일수록 배운다. 배운 것 1: 기획은 타이밍이다 같은 기획도 타이밍 따라 결과 다르다. 3개월 전 거절당한 기획, 지금 내면 통과된다. 타이밍 감각 중요하다. 조직 분위기, 본부 우선순위, 경쟁사 동향. 읽어야 한다. 신문 많이 본다. 우리 산업 트렌드, 경쟁사 움직임. 본부장 관심사 파악된다. "요즘 경쟁사가 이런 기능 출시했는데요" 한마디면 기획 통과 확률 올라간다. 배운 것 2: 기획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예전엔 혼자 리서치하고 혼자 기획했다. 완성본 들고 회의 갔다. "이거 하면 됩니다." 지금은 과정에 사람들 참여시킨다. 리서치 단계에 PM 부른다. "같이 인터뷰 들어볼래요?" 와이어프레임 그릴 때 개발팀장 의견 듣는다. "이거 구현 가능해요?" 미리 동료 만들면 회의에서 거절 확률 줄어든다. 이미 참여했으니까. 배운 것 3: 작게 시작한다 큰 기획 한 번에 통과시키려 하지 않는다. 작게 쪼갠다. "전체 개편" 대신 "A 페이지만 먼저". "3개월 프로젝트" 대신 "2주 파일럿". 작은 성공 만들면 다음 기획 통과 쉬워진다. AB테스트도 활용한다. "일단 20% 유저에게만 적용해볼까요?" 리스크 낮추면 승인 쉽다. 배운 것 4: 숫자는 무기다 "유저들이 불편해해요" 대신 "78%가 개선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숫자 있으면 설득력 올라간다. 매출 연결하면 더 강력하다. "이 개선으로 전환율 2% 오르면, 월 매출 3000만원 증가 예상됩니다." 본부장 관심 확 올라간다. 근거 없이 추정하진 않는다. 과거 데이터 기반 계산한다. A 기능 개선했을 때 전환율 1.5% 올랐으니, B 기능도 비슷할 거라고. 배운 것 5: 거절도 데이터다 거절 경험도 쌓으면 패턴 된다. 언제 거절당하고, 언제 통과되는지. Notion에 기록한다. "제안 날짜, 내용, 결과, 거절 이유, 배운 점." 쌓이면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다. 6개월 뒤 보면 보인다. "아, 분기 말에는 거절 확률 높구나." "신규 서비스 준비 중일 때는 안 되는구나." 다음 기획에 반영한다. 학습이다. 거절당할 때마다 허탈하다. 근데 허탈함만 남는 건 아니다. 학습도 남는다. 여전히 허탈하지만 어제도 기획 거절당했다. 2주 리서치한 거. 유저 인터뷰 8명, 데이터 분석, 경쟁사 벤치마킹. 완벽했다. "좋은데, 다음 분기에 다시 얘기해요." 또 미뤄졌다. 회의실 나와서 한숨 쉬었다. 허탈했다. 9년 차인데 여전히 허탈하다. 근데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 예전엔 "내 기획이 잘못됐나?" 자책했다. 지금은 "타이밍이 안 맞았구나" 생각한다. 예전엔 화내고 포기했다. 지금은 Notion에 기록하고 다음 기회 기다린다. 예전엔 데이터만 믿었다. 지금은 조직 논리도 이해한다. 완벽하진 않다. 여전히 좋은 기획 묻힐 때 화난다. "왜 유저 목소리 안 듣는 거야?" 짜증 난다. 근데 다음 날엔 출근한다. 다시 리서치한다. 또 기획한다. 데이터는 맞는다. 근데 데이터만으론 부족하다. 타이밍, 리소스, 우선순위, 조직 논리. 다 맞아떨어져야 기획 통과된다. 9년 걸려 배웠다. 앞으로도 계속 배울 것 같다. 오늘도 GA4 대시보드 켠다. 유저 데이터 본다. 새로운 인사이트 찾는다. 다음 기획 준비한다. 이번엔 될까? 모르겠다. 근데 계속한다. 이게 내 일이니까.데이터는 맞는데 기획은 안 된다. 9년 차도 허탈하다. 근데 허탈함을 학습으로 바꾸는 법은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