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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 03 Dec, 2025
유저 리서치 비용이 너무 높다고요? 그럼 이렇게 설득해보세요
유저 리서치 비용이 너무 높다고요? 그럼 이렇게 설득해보세요 또 시작이다 월요일 아침 9시. 임원 메일이 왔다. "UX팀 리서치 예산 재검토 요청. 분기 3천만원은 과하다고 봄." 커피 들고 앉았는데 손이 떨렸다. 아니 떨린 건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작년에도 똑같았다. 재작년에도. 9년 동안 매번 이거다. "리서치 비용 줄이고 빨리 만들면 안 돼요?"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근데 매번 이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숫자로.작년 실패 사례를 꺼낸다 회의실에 들어갔다. CFO, CTO, CPO 다 모였다. 준비한 자료 첫 장. 작년 실패 케이스. "작년 4월 출시한 ○○ 기능 기억하시죠?" 다들 고개 끄덕였다. 기억하지. 쪽팔린 기억. "개발 기간 3개월, 비용 2억. 출시 후 사용률 2.3%." "리서치 없이 기획했습니다. 유저 니즈 검증 안 하고." CPO 표정이 굳었다. 본인이 밀어붙인 건데. "2개월 뒤 서비스 중단. 2억이 증발했습니다." "리서치 비용은 500만원이었을 겁니다." 숫자를 비교하면 된다. 2억 vs 500만원. 실패 비용이 리서치 비용의 40배다.ROI 계산은 이렇게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성공 케이스. "작년 9월, △△ 결제 플로우 개선 건." "리서치 비용 800만원. 유저 인터뷰 20명, 사용성 테스트 3라운드." "발견한 문제: 본인인증 단계에서 47% 이탈." "개선 후: 이탈률 12%로 감소." 숫자를 계산했다. 월 결제 건수 15만 건. 이탈 47%에서 12%로 줄면 5만 건 증가. 객단가 3만원이면 월 15억 매출 증가. 연 180억이다. "리서치 비용 800만원 투자해서 연 180억 매출 증가." "ROI는 2250배입니다." CFO가 계산기 두드렸다. 맞다는 표정. 이게 핵심이다. 리서치 비용을 비용으로 보지 말고 투자로 봐라. 실패 방지 비용이 아니라 매출 증대 투자다. 경쟁사는 뭐하나 자료 넘겼다. 경쟁사 벤치마크. "○○페이는 분기 리서치 예산 5천만원." "□□몰은 8천만원." "우리는 3천만원인데 삭감하면 1500만원." "경쟁사 절반도 안 쓰면서 UX로 이기겠다는 건가요?" CTO가 고개 들었다. "경쟁사도 저만큼 써요?" "네. 작년 UX 컨퍼런스에서 □□몰 팀장한테 들었습니다." "실제로 분기 8천에서 1억까지 씁니다." 숫자를 비교하면 된다. 절대액이 아니라 상대액. 우리 매출 대비, 경쟁사 대비. 3천만원은 전체 개발 예산의 1.2%다. 98.8%는 만드는 데 쓰고 1.2%는 검증하는 건데. 이게 과하다고?숨은 비용을 말한다 다음 슬라이드. 리서치 안 하면 생기는 숨은 비용. "첫째, 재작업 비용." 작년 통계 꺼냈다. 리서치 없이 기획한 기능 중. 출시 후 3개월 내 수정률 68%. 재작업에 들어간 개발 공수. 평균 2주. 개발자 1명 일당 50만원이면 2주에 500만원. 10건이면 5천만원 재작업 비용이다. "둘째, 기회비용." 잘못된 기능 만드느라 2개월 썼으면. 그 시간에 제대로 된 기능 만들었으면 생겼을 매출. 이건 계산도 안 된다. "셋째, 브랜드 신뢰도." 구린 UX로 유저 한 명 잃으면. 그 유저 평생 가치는 얼마인가. LTV 계산하면 50만원이다. 유저 1000명 이탈하면 5억 손실. 리서치 비용 3천만원이 아깝나? 작게 시작하는 법 CFO가 물었다. "그래도 3천은 부담이에요. 줄일 방법 없나요?" 있다. 당연히 있다. "우선순위 정하면 됩니다." 모든 프로젝트에 풀 리서치 안 해도 된다. Impact 크고 Risk 높은 것만 집중. 분기 5개 프로젝트면 2개만 깊게 파도 된다. "심층 인터뷰는 비싸니까 설문으로 대체." "사용성 테스트는 10명 대신 5명." "리모트 인터뷰로 출장비 절약." 이렇게 하면 3천이 2천으로 줄어든다. 근데 0으로는 못 줄인다. 최소선은 있다. "차라리 외주 리서치 줄이고 인하우스로." "Maze 같은 툴 쓰면 건당 비용 절반." "커뮤니티 패널 활용하면 리크루팅 비용 제로." 방법은 많다. 근데 없앨 수는 없다. 실전 팁 9년 하면서 터득한 것들.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산 회의 때 말하지 말고 성공 직후에 말해라. 큰 프로젝트 성공하고 나서 "이거 리서치 덕분"이라고. 그때 다음 예산 이야기 꺼내면 통한다. 숫자를 준비한다. "유저가 불편해해요"는 안 먹힌다. "47%가 이탈했고 월 5만 건 손실"이라고 해야 한다. GA4, Hotjar, 설문 데이터 항상 준비. 실패를 기록한다. 리서치 안 한 프로젝트 실패하면 꼭 기록해둬라. 날짜, 비용, 결과, 원인. 나중에 증거로 쓴다. 동맹을 만든다. 개발팀장 설득하면 반은 이긴 거다. 개발자들도 재작업 싫어한다. "리서치 하면 재작업 줄어요"라고 하면 편 들어준다. 작은 성공을 쌓는다. 처음부터 큰 예산 받으려 하지 마라. 500만원으로 작게 시작해서 성과 내고. 그걸 근거로 1000만원, 2000만원 늘려가라. 진짜 이유 솔직히 말하면. 예산 삭감 요구의 진짜 이유는 돈이 아니다. 리서치의 가치를 모르는 거다. 눈에 안 보이니까. 당장 매출 안 나오니까. 개발은 눈에 보인다. 화면 나오고 기능 돌아간다. 리서치는? 보고서 나온다. PDF 파일 하나.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 안 해보면 모른다. 내 역할은 그걸 보여주는 거다. 숫자로, 사례로, 비교로. 계속 보여주다 보면 언젠간 안다. "아, 리서치 없으면 안 되는구나." 9년 걸렸다. 우리 회사는. 작년부터 예산 삭감 요청 안 온다. 오히려 "더 필요한 거 없어요?" 물어본다. 포기하지 않기 이번 회의는 통과했다. 3천만원 그대로 유지. 근데 다음 분기에 또 올 거다. 분명히. "이번엔 좀 줄여야죠." 그때 또 싸워야 한다. 데이터 들고. 지친다. 솔직히. 매번 증명해야 하는 게. 디자이너는 디자인 예산 설득 안 한다. 개발자는 서버 비용 설득 안 한다. 왜 UX만 매번 싸워야 하나. 근데 이게 현실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싸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숫자를 무기로. 후배들한테 말한다. "리서치 잘하는 것도 중요한데." "리서치 가치 설득하는 것도 실력이야." "그것까지 할 수 있어야 시니어지." 9년 차 되니까 안다. 진짜 싸움은 유저 리서치가 아니라 예산 회의실에서 벌어진다고.오늘도 이겼다. 다음 분기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