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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응답률이 5%일 때 나는 뭘 해야 하나

설문 응답률이 5%일 때 나는 뭘 해야 하나

설문 응답률이 5%일 때 나는 뭘 해야 하나 월요일 오전, GA4를 열었다 출근해서 커피 한 잔 들고 GA4 대시보드를 켰다. 지난주 금요일에 띄운 인앱 설문. 목표 응답 수는 500개였다. 발송 대상은 10,000명. 현재 응답 수: 482개. 응답률: 4.82%.5%도 안 된다. 통계적 유의성은 간신히 확보. 근데 이게 우리 유저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나. 팀장한테 슬랙이 왔다. "설문 결과 언제 나와요?" "오늘 오후에 드릴게요." 대답은 했는데 마음이 무겁다. 5%라는 숫자의 의미 9년 차 하면서 느낀 거. 설문 응답률 5%는 사실 나쁘지 않다. 업계 평균이 3~5%니까. 근데 문제는 이 5%가 누구냐는 거다. 우리 서비스 MAU는 50만. 이번 설문 대상은 최근 30일 활성 유저 중 무작위 1만 명. 그 중 482명이 응답했다. 이 482명이 정말 50만 명을 대표할까.응답한 사람들의 특징을 봤다.주 5회 이상 접속: 68% 30대: 54% 앱 체류 시간 상위 30%: 71%우리 전체 유저는.주 5회 이상 접속: 31% 30대: 42% 체류 시간 분포: 정규분포에 가까움완전히 다르다. 응답자들은 우리 서비스를 사랑하는 코어 유저다. 라이트 유저는 설문을 안 봤거나 무시했다. 그럼 이 결과로 뭘 해야 하나. 리서치팀 회의는 매번 같다 오전 11시, 주간 리서치 회의. 나, 리서치 담당 대리, 팀장. 팀장이 물었다. "응답률이 낮은데 어떻게 할 거예요?" 대리가 먼저 말했다. "리워드를 높이면 될 것 같아요. 지금 500원 적립인데 1000원으로." 팀장이 고개를 저었다. "마케팅 예산 없어요. 다른 방법은?" 내가 말했다. "응답률 높이는 것보다 샘플 편향을 인정하고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무슨 뜻이죠?" "이 결과는 코어 유저 의견입니다. 전체 유저 대표하지 않아요. 그걸 명시하고 인사이트를 제한적으로 쓰는 거죠."대리가 반박했다. "그럼 기획팀이 안 믿을 텐데요?" "안 믿게 만들어야죠. 우리가 과대해석하면 잘못된 의사결정 나와요." 팀장이 한숨 쉬었다. "그래도 뭔가 액션은 있어야 하는데."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매번 이렇다. 리소스 대비 효율성의 딜레마 설문 하나 만드는 데 걸린 시간.질문 설계: 3시간 내부 검토: 2시간 기술팀 연동: 4시간 테스트: 1시간총 10시간. 내 시급으로 계산하면 약 40만원. 리워드 비용 24만원. (500원 × 482명) 기술팀 공수까지 합치면 80만원쯤. 결과는 코어 유저 482명의 의견. 이게 효율적인가. 작년에 유저 인터뷰를 10명 진행했다. 준비 5시간, 인터뷰 10시간, 분석 8시간. 총 23시간, 약 100만원. 근데 그때 나온 인사이트는 지금도 쓴다. "사용자들은 검색보다 추천을 신뢰한다." 이 한 줄이 3개 기능 기획에 영향을 줬다. 설문 482개 응답에서 나온 건. "추천 기능 만족도 4.2점."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정량과 정성. 어느 게 더 효율적인가. 답은 없다. 샘플 수 부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오후 3시, 설문 결과를 정리했다. 첫 페이지에 박스를 만들었다. 빨간색 테두리. "⚠️ 해석 시 유의사항응답률: 4.82% (482/10,000) 응답자 특성: 헤비 유저 편향 대표성: 전체 유저 대표 불가 용도: 코어 유저 니즈 파악용"그 아래 분석을 썼다.코어 유저는 추천 기능에 만족한다. (4.2/5점) 근데 라이트 유저 의견은 모른다. 라이트 유저가 전체의 70%다. 그러므로 이 결과만으로 추천 기능 강화 판단 어렵다. 추가 리서치 필요: 라이트 유저 대상 인터뷰 5명.팀장한테 보냈다. 30분 뒤 답장. "기획팀이 이미 추천 강화하기로 했어요. 이 결과로 정당화하려는 건데." 아. 그렇구나. 의사결정은 이미 끝나 있었다 오후 4시, 기획팀 회의에 불려갔다. PM이 말했다. "설문 결과 봤어요. 만족도 4.2점이면 충분히 높죠?" "네, 근데 응답자가 헤비 유저라서—" "헤비 유저가 우리 매출의 80%예요. 걔네가 좋아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건 맞는데 라이트 유저 이탈 리스크가—" "라이트 유저는 어차피 전환율 낮아요. 신경 안 써도 돼요." PM은 이미 추천 기능 강화를 결정했다. 내 설문은 그냥 근거 자료. 샘플 편향이든 뭐든 중요하지 않다. 회의 끝나고 자리로 돌아왔다. 대리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그냥 하기로 했어." "응답률 5%인데요?" "상관없대." 대리가 한숨 쉬었다. 나도 쉬었다.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나 퇴근 전, 노션에 회고를 썼다. 설문 482개 응답 - 2024.01.15 문제점:응답률 5%, 헤비 유저 편향 샘플 대표성 부족 명시했으나 의사결정에 반영 안 됨 리서치가 의사결정 도구가 아닌 정당화 도구로 사용됨배운 점:정량 리서치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 샘플 편향은 피할 수 없다. 인정하고 명시하는 게 최선 의사결정자가 듣고 싶은 결과를 원한다면 리서치 의미 없음다음에 할 것:설문보다 인터뷰 우선 제안 리서치 목적 사전 명확화 (의사결정 vs 검증) 응답률 낮을 거 같으면 샘플 수 늘리기근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회고를 몇 번째 쓰는지 모르겠다. 9년 차가 돼도. 설문 응답률 5%는 여전히 고민이다. 정량 리서치의 현실 집에 가는 전철 안에서 UX 아티클을 읽었다. "How to improve survey response rate" 방법 10가지.리워드 높이기 질문 줄이기 발송 타이밍 조정 개인화된 메시지 모바일 최적화 진행률 표시 A/B 테스트 리마인더 발송 감정적 소구 브랜드 신뢰 활용다 안다. 다 해봤다. 작년에 리워드 1000원으로 올렸을 때. 응답률 7.3%까지 올랐다. 근데 마케팅팀이 예산 없다고 했다. 질문 10개에서 5개로 줄였을 때. 응답률 6.1%. 근데 인사이트가 너무 얕았다. 모바일 최적화는 이미 돼 있다. 진행률 표시도 있다. 리마인더는 스팸 취급 받는다. 결국 남는 건. 유저는 설문에 관심 없다는 사실. 우리가 궁금한 거랑. 유저가 답하고 싶은 거랑. 완전히 다르다. 샘플 편향과 의사결정 사이 집에 도착해서 맥주 한 캔 땄다. 남편이 물었다. "오늘 어땠어?" "설문 응답률 5%." "그거 괜찮은 거 아니야?" "응답한 사람들이 다 헤비 유저야." "그럼 헤비 유저 의견으로만 쓰면 되지." "기획팀은 전체 유저 의견인 것처럼 쓰고 싶어 해." 남편은 개발자라 이해가 빠르다. "그럼 데이터 신뢰도 낮아지는 거네." "응." 남편이 말했다. "근데 5% 응답률로 의사결정 하는 회사가 우리만은 아닐 거야." 맞는 말이다. 넷플릭스도 설문한다. 아마존도 설문한다. 그들도 응답률 10% 안 된다. 근데 그들은 MAU가 억 단위다. 5%도 수백만 명이다. 우리는 MAU 50만에 5%면 2만 5천. 근데 실제 응답은 482명. 스케일이 다르다. 그럼 대안은 뭔가 노트북을 켜서 다음 주 리서치 계획을 짰다. Option 1: 설문 포기하고 인터뷰라이트 유저 5명, 헤비 유저 5명 깊이 있는 인사이트 리소스: 30시간, 비용 150만원 문제: 샘플 수 적어서 기획팀이 안 믿을 수도Option 2: 행동 데이터 분석GA4 + Amplitude 코호트 분석 추천 클릭율, 체류시간, 전환율 리소스: 15시간, 비용 0원 문제: 'Why'는 모름Option 3: 혼합 리서치행동 데이터로 가설 도출 인터뷰로 'Why' 파악 설문은 보조 자료로만 리소스: 40시간, 비용 100만원 문제: 시간 오래 걸림Option 3이 제일 합리적이다. 근데 팀장이 좋아할까. "40시간이요? 설문은 10시간인데." 이럴 거다. 9년 차의 고민 자기 전에 UX 커뮤니티 슬랙을 봤다. 3년 차 후배가 질문을 올렸다. "설문 응답률 3%인데 이거 써도 될까요?" 다들 답변을 달았다. "통계적으로 유의하면 돼요." "응답률보다 샘플 수가 중요해요." "편향 없으면 괜찮아요." 나는 답글을 쓰다가 지웠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3%든 30%든, 의사결정자가 듣고 싶은 답이 있으면 소용없어." 근데 이렇게 쓰면 너무 냉소적이다. 결국 이렇게 썼다. "응답률보다 응답자 프로필을 먼저 보세요. 편향 있으면 명시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세요. 그게 리서처의 책임이에요." 후배가 답했다. "감사합니다. 근데 기획팀이 이미 의사결정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나는 답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니까. 9년 차인데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날 출근해서. 팀장한테 제안서를 썼다. 제목: 정량 리서치 프로세스 개선안 현황:설문 응답률 평균 5% 헤비 유저 편향 지속 리서치 결과의 제한적 활용제안:설문은 가설 검증용으로만 사용 의사결정용은 혼합 리서치 (데이터 + 인터뷰) 리서치 목적 사전 정의 필수화 샘플 편향 명시 가이드라인 수립기대효과:리서치 신뢰도 향상 잘못된 의사결정 방지 리소스 효율적 배분팀장이 읽더니 말했다. "좋은데, 기획팀 설득이 문제네요." "제가 하겠습니다." "예산은요?" "기존이랑 비슷해요. 배분만 다르게 하는 거라."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해봐요." 수요일, 기획팀 설득 PM 앞에서 10분 발표했다. "설문 응답률 5%는 업계 평균입니다. 문제는 응답률이 아니라 샘플 편향이에요. 헤비 유저만 답하면 전체 의견이 아니죠." PM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예요?" "설문은 빠른 체크용으로만 쓰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데이터 분석과 인터뷰를 병행하자는 겁니다." "시간 오래 걸리잖아요." "잘못된 결정으로 개발 리소스 낭비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PM이 잠시 생각하더니. "이번 추천 기능은 이미 시작했으니, 다음 건부터 해봐요." 이긴 건지 진 건지 모르겠다. 근데 뭔가는 바뀌는 거니까. 금요일, 새로운 리서치 시작 이번엔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리서치 목표: 라이트 유저 이탈 원인 파악 1단계: GA4 코호트 분석 (1주)라이트 유저 정의 (월 1~2회 방문) 이탈 시점 패턴 파악 마지막 액션 분석2단계: 설문 (1주)라이트 유저 타겟팅 5개 질문으로 최소화 이탈 이유 객관식 + 주관식3단계: 인터뷰 (2주)설문 응답자 중 5명 선정 깊이 있는 대화 개선 아이디어 도출총 4주. 전보다 길다. 근데 이번엔 확신이 있다. 응답률 5%여도 괜찮다. 편향 있어도 괜찮다. 그걸 인정하고 보완하면 되니까. 그리고 한 달 후 리서치 결과를 정리했다. GA4 분석:라이트 유저 중 38%가 첫 방문 후 7일 내 이탈 이탈 직전 액션: 검색 → 결과 없음 → 종료설문 결과: (응답률 4.1%, 127명)이탈 이유 1위: "원하는 콘텐츠가 없어서" (52%) 추천 기능 인지율: 23%인터뷰 인사이트: (5명)"추천이 있는 줄 몰랐어요." "검색하면 없어서 그냥 나가요." "자주 안 쓰니까 뭐가 있는지 몰라요."결론:추천 강화보다 검색 개선 우선 신규 유저 온보딩 필요 추천 노출 위치 재검토PM이 말했다. "이거 설득력 있네요. 방향 바꿔봐야겠어요." 팀장이 미소 지었다. 나도 웃었다. 설문 응답률은 여전히 5%. 근데 이번엔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응답률 5%는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인정하고 보완하면 된다. 그게 9년 차가 배운 것이다.

월급 7200만원의 UX 기획자, 정말 이 정도일까?

월급 7200만원의 UX 기획자, 정말 이 정도일까?

월급 7200만원의 UX 기획자, 정말 이 정도일까? 연봉 공개의 민망함 오늘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연봉이요..." 7200만원이라고 했다. 순간 공기가 멈췄다. 후배는 스타트업 5년차. 연봉 5500만원. 나보다 잘하는데. 나는 대기업 9년차. 연봉 7200만원. 딱 호봉제. "와, 부럽다"는 말이 돌아왔다. 근데 나는 별로 안 부럽다. 내 연봉이.퇴근길에 계산했다. 세후 실수령액 540만원. 전세 보증금 대출 이자 120만원. 월세로 치면 비슷하다. 생활비 150만원. 부부 식비, 통신비, 교통비. 저축 200만원. 아이 생기면 불가능한 숫자. 남는 돈 70만원. 9년차 치고는 별로다. 대기업이라 복지는 좋다. 점심 공짜, 헬스장 할인, 경조사비. 근데 이게 연봉을 보상하나. 아니다. 후배의 스타트업은 스톡옵션이 있다. 시리즈 B 받았고, 밸류가 올랐다. 엑싯하면 억 단위다. 나는 없다. 호봉만 오른다. 대기업 UX의 구조적 한계 우리 회사 UX팀은 30명이다. 팀장 1명, 리드 3명, 시니어 10명, 주니어 16명. 연봉 구조는 정해져 있다.주니어(1-3년): 4000-5000만원 시니어(4-7년): 5500-6500만원 리드(8-12년): 7000-8500만원 팀장(13년+): 9000만원+나는 9년차. 리드 직전. 7200만원은 상한선이다. 내년에 리드 승진하면 7800만원. 800만원 오른다. 근데 리드 자리가 3개다. 공석이 없다. 앞선배가 안 나간다. 10년차, 11년차도 대기 중.스타트업 친구들과 비교하면 아이러니하다. 친구 A. 스타트업 7년차. CPO. 연봉 9500만원 + 스톡옵션. 친구 B. 프리랜서 6년차. 월 500만원. 연 6000만원이지만 자유롭다. 친구 C. 스케일업 8년차. UX 리드. 연봉 8200만원. 리모트 가능. 나는 9년차. 7200만원. 판교 출퇴근. 리서치 일정에 묶인다. "대기업은 안정적이잖아"라고들 한다. 맞다. 해고 걱정은 없다. 복지도 좋다. 근데 성장은 멈췄다. 연봉도, 커리어도. 실제로 우리 팀 10년차 선배는 이직을 고민한다. "여기서 더 뭘 하나. 팀장 되려면 5년 더 걸려." 리드도 못 되는데 팀장은 먼 얘기다. UX 기획자의 시장 가치는 경력보다 포트폴리오다. 근데 대기업은 포트폴리오 만들기 어렵다. 보안 때문에 외부 공개 불가. 프로젝트는 팀 단위. 개인 기여를 증명하기 애매하다. "A 서비스 리뉴얼 프로젝트 참여" 이게 전부다. 내가 뭘 했는지 안 보인다. 스타트업은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한다. 리서치, 기획, 검증, 런칭. 모든 과정이 내 거다. 포트폴리오에 임팩트가 명확하다. 리서치 비용과 의사결정 오늘 회의에서 또 싸웠다. "유저 리서치에 3주면 너무 길어요." PM이 말했다. 개발자도 동의했다. "일단 만들고 AB테스트 하면 되잖아요." 나는 반대했다. "만들고 나서 뜯어고치면 더 비싸요." 리서치 비용 1500만원. 재개발 비용 1억. 근데 설득이 안 된다. 매번 이런다. 리서치는 '시간 낭비', 빠른 실행이 '정답'. 결국 절충했다. 리서치 1주. 간단히. 유저 인터뷰 10명 → 5명으로 줄였다. 설문 조사 생략. 기존 데이터만 봤다.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런칭 2주 후. 유저 이탈률 급증. "이 기능 왜 이래요?" 불만 접수 200건. 회의 소집. "왜 이렇게 됐죠?" 나는 조용히 말했다. "리서치 부족이었죠." 다시 개발. 3주 소요. 비용 5000만원. 리서치 1500만원 아끼려다 5000만원 썼다. 이게 대기업 UX의 현실이다. 리서치는 비용. 빠른 실행이 미덕. 실패해도 '배웠다'로 끝. 책임은 희석. 스타트업은 다르다. 친구 A의 경우. 리서치 예산 500만원. 자유롭게 쓴다. 실패하면 직접 책임진다. 그래서 더 신중하다. CPO라서 의사결정권이 있다. "이건 리서치 필요해"라고 하면 된다. 나는 9년차인데도 의사결정권이 없다. "제안"만 할 수 있다. 결정은 PM, 팀장. UX는 "자문" 역할. 주도권이 없다. 경력과 연봉의 비례 공식 요즘 채용 공고를 본다. 습관적으로. 다른 회사는 얼마 주나. 궁금하다. 네이버: 8년차 이상, 7500-9000만원 카카오: 7년차 이상, 7000-8500만원 쿠팡: 경력 무관, 8000-10000만원 (능력껏) 토스: 5년차 이상, 7500-9500만원 + RSU 우리 회사는 7200만원. 중간 정도다. 근데 스톡옵션, RSU가 없다. 이게 차이다. 친구 C는 토스 8년차. 연봉 8500만원. 여기에 RSU 2억. 4년 베스팅. 연 5000만원씩 추가. 실질 연봉 1억 넘는다. 나는 7200만원이 전부다. 보너스는 연봉의 300%. 2160만원. 세후 1600만원. 월 133만원씩. 계산해보면 월 실수령액이 670만원 정도. 9년차 UX 기획자. 이게 맞나. 주변 개발자들은 다르다. 같은 9년차. 연봉 9500만원 + 보너스. 시장 가치가 다르다. UX는 '지원' 직군이다. 경력이 쌓여도 연봉은 선형적으로 안 오른다. 1-3년차: 급상승. 4000 → 5500만원. 4-7년차: 완만. 5500 → 6500만원. 8-12년차: 정체. 6500 → 7500만원. 승진하지 않으면 멈춘다. 근데 승진은 자리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구조가 다르다. 경력보다 '임팩트'. 성과가 곧 연봉. 친구 A는 5년차에 CPO 됐다. 유저 수 10배 성장시켰다. 연봉도 10배. 4500만원에서 9500만원. 2년 만에. 대기업은 불가능하다. 호봉제니까. 아무리 잘해도 연 5% 인상. 360만원. 10년 일해도 1억 안 된다. 안정성의 가격표 남편이 물었다. "이직 생각 있어?" 고민된다고 했다. 남편도 개발자. 9년차. 연봉 1억. 나랑 같은 회사. 같은 년차. 2800만원 차이. "대기업 나가면 후회할 수도 있어." 맞는 말이다. 안정성은 값어치가 있다. 해고 걱정 없음. 복지 좋음. 연금 든든함. 육아휴직 눈치 안 봄. 병가 자유로움. 친구 B는 프리랜서다. 월 500만원. 근데 일 없으면 수입 0원. 보험도 본인 부담. 아플 때 쉬면 돈이 안 들어온다. 그래도 자유롭다고 한다. "나는 내 시간을 파는 거야. 선택권이 있어." 나는 선택권이 있나. 프로젝트 배정은 팀장이 한다. 관심 없는 프로젝트도 해야 한다. 리서치 일정은 PM이 정한다. "이번 주까지 해주세요." 거절 못 한다. 야근은 없다. 칼퇴 가능하다. 근데 그게 전부다. 성장은 멈췄다. 안정성과 성장성. 저울질이다. 지금은 안정성 쪽으로 기울었다. 아이 계획 때문이다. 임신하면 휴직 1년. 복직 보장. 대기업 아니면 어렵다. 출산휴가 90일 + 육아휴직 1년. 급여 80% 지원. 복직 후 승진 불이익 없음. 스타트업은 다르다. 친구 A 얘기. "우리 회사 육아휴직 쓴 사람 없어요." 제도는 있는데 눈치 보인다. 이게 대기업의 장점이다. 제도가 있고, 실제로 작동한다. 근데 대가가 있다. 연봉 상한선. 성장 정체. 의사결정권 없음. 스타트업의 유혹 요즘 링크드인 메시지가 많이 온다. 헤드헌터들. 스타트업 제안. "시리즈 C 스타트업, UX 리드 찾습니다." "연봉 8500만원 + 스톡옵션 0.3%" 계산해봤다. 회사 밸류 3000억. 내 스톡옵션 가치 9억. 4년 베스팅. 엑싯하면 더 오른다. 10억도 가능. 혹한다. 솔직히. 7200만원이 억으로 바뀐다. 근데 리스크도 있다. 시리즈 C 이후 실패 확률 30%. 엑싯 못 하면 스톡옵션은 휴지. 친구 A에게 물었다. "스톡옵션 정말 가치 있어?" "50대 50이야. 회사 잘되면 대박. 망하면 제로." 리스크 감수 못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나는 리스크 감수할 상황이 아니다. 아이 계획. 전세 대출. 부모님 건강. 안정적 월급이 필요하다. 그래도 궁금하다. 만약에. 내가 스타트업 갔으면 어땠을까. 5년 전. 4년차 때 제안 왔었다. 시리즈 A 스타트업. UX 초기 멤버. 연봉 6000만원 + 스톡옵션 1%. 거절했다. 안정성 택했다. 지금 그 회사는 시리즈 D. 밸류 5000억. 내 스톡옵션 가치 50억. 말 그대로 대박. 후회되나. 조금. 근데 그때는 판단할 수 없었다. 9년차의 기로 오늘 후배가 또 물었다. "선배님은 10년 차 되면 뭐 하실 거예요?" 모르겠다고 했다. 리드 승진할지, 이직할지, 그대로일지. 팀장은 5년 후에나 가능하다. 리드는 자리가 나야 한다. 지금대로면 2년은 더 걸린다. 이직은 매력적이다. 연봉 1000만원 이상 올릴 수 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 근데 임신 계획이 변수다. 이직 후 1년 내 임신하면 눈치 보인다. 대기업에서는 문제없다. 프리랜서는 어떨까. 월 600-70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시간 자유. 프로젝트 선택권. 근데 불안정하다. 일감 보장 없음. 육아하면서 프리랜서는 어렵다. 결국 선택은 이거다. 지금 안정성을 택할 것인가. 미래 성장성을 택할 것인가. 9년차 UX 기획자의 연봉 7200만원. 많은 건지 적은 건지 모르겠다. 주변 개발자들보다는 적다. 같은 년차 PM들보다도 적다. UX의 시장 가치가 이 정도다. 근데 스타트업 UX 리드는 더 받는다. 프리랜서 잘하면 더 번다. 대기업 구조의 한계다. 보상의 정의 퇴근하고 남편이랑 얘기했다. "당신은 만족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봉도, 성장도, 의사결정권도. "그럼 뭘 원해?" 모르겠다. 더 많은 돈? 더 큰 권한? 생각해보면 보상의 정의가 애매하다. 연봉만이 보상은 아니다. 대기업의 보상:안정적 월급 좋은 복지 해고 걱정 없음 육아 제도 브랜드 커리어스타트업의 보상:높은 연봉 가능성 스톡옵션 대박 기회 빠른 성장 의사결정권 임팩트 있는 포트폴리오나는 지금 대기업의 보상을 받고 있다. 안정성. 복지. 브랜드. 근데 스타트업의 보상을 원한다. 성장. 권한. 임팩트. 둘 다는 안 된다. 선택이다. 친구 A는 선택했다. 스타트업. 리스크 감수하고 성장 택했다. 친구 B는 선택했다. 프리랜서. 불안정 감수하고 자유 택했다. 나는 아직 선택 못 했다. 안정성에 안주하는 건지, 신중한 건지 구분이 안 된다. 결국 답은 오늘 저녁 GA4 대시보드를 봤다. 우리 서비스 MAU 500만. 내가 기획한 기능. 사용률 23%. 이게 보람이다. 연봉 말고. 내가 만든 게 사람들한테 쓰인다. 근데 이 보람이 7200만원의 가치인가. 아니면 그 이상인가. 이하인가. 스타트업 갔으면 연봉은 더 받았을 것이다. 근데 지금처럼 안정적이진 않았을 것이다. 프리랜서 했으면 자유로웠을 것이다. 근데 지금처럼 큰 프로젝트는 못 했을 것이다. 결국 정답은 없다. 7200만원이 많은지 적은지는 내가 무엇을 가치 있게 보느냐에 달렸다. 지금 나는 안정성을 가치 있게 본다. 아이 계획 때문에. 현실적 이유. 3년 후는 다를 수 있다. 육아휴직 끝나고 복직하면. 그때는 성장을 택할지도. 9년차의 연봉 7200만원. 이게 시장 가치의 전부는 아니다. 내 선택의 결과다. 안정성을 택한 대가. 성장을 미룬 결과. 다음 선택까지 내일 출근하면 똑같은 일상이다. GA4 확인. 유저 인터뷰. 데이터 분석. 연봉 고민은 계속된다. 이직 메시지는 계속 온다. 선택의 기로는 반복된다. 근데 지금은 이 길을 간다. 안정성의 길. 7200만원의 길. 언젠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그때 후회할까. 아닐까. 모르겠다. 살아봐야 안다. 지금은 이 연봉이 나의 선택이다. 많은 건지 적은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선택한 삶이 가치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9년 차, 7200만원. 만족도는 70%. 앞으로 30%는 채워갈 것이다.

관리자 트랙 vs 전문가 트랙,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관리자 트랙 vs 전문가 트랙,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9년 차의 질문 출근했다. 책상에 앉았다. 모니터를 켰다. GA4 대시보드가 뜬다. 퍼널 이탈률이 2% 줄었다. 지난주 리서치 결과를 반영한 개선안이다. 팀장이 슬랙으로 "굿굿"을 보냈다. 근데 기분이 이상하다. 7년 전, 주니어였을 때. 유저 인터뷰 하나 끝내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이 인사이트로 서비스가 바뀌겠지!" 하는 설렘. 지금은 없다. 그런 설렘. 인터뷰 20명 해도, 데이터 100만 건 분석해도, 그냥 일이다. 익숙하다. 잘한다. 근데 그게 다다. 팀장이 말했다. "내년에 팀 리드 해볼래?" CTO가 물었다. "UX 전문가 트랙 신설하는데, 관심 있어?" 두 갈래 길이다. 9년 차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관리자 트랙이 뭔지는 안다 팀장을 3년 봤다. 회의가 많다. 하루에 5개. 팀 동기화, 타팀 협의, 경영진 보고, 1on1, 채용 인터뷰. 기획은 직접 안 한다. 후배들 리뷰하고 방향 잡아주고 막힌 거 뚫어주고. 연봉은 오른다. 9천만원. 1억도 보인다. 스톡옵션도 있다. 지난주 목요일, 팀장이 10시에 퇴근했다. 경영진 보고 자료 만들었다. 주말에도 메일 확인했다. 월요일 오전 임원 미팅 준비. "리더는 이래야 해. 팀을 책임지는 거야." 맞는 말이다. 근데 나는, 그게 하고 싶었나? UX를 시작한 이유는, 유저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문제를 찾고 싶어서였다. 데이터를 해석하고 싶어서였다. 관리자가 되면, 그걸 덜 한다. 대신 사람을 관리한다. 일정을 조율한다. 이해관계를 조정한다. 물어봤다. 팀장한테. 솔직하게. "관리자 되고 나서, 성장한다는 느낌 있어요?" 3초 멈췄다. "다른 종류의 성장이지. UX 전문성은... 음, 솔직히 예전만 못해. 근데 조직을 보는 눈은 생기고, 비즈니스 이해도는 올라가고." 다른 종류의 성장. 그게 내가 원하는 건가? 전문가 트랙은 뭘까 회사에서 전문가 트랙을 신설한다고 했다. Principal UX Researcher. 직급은 팀장급. 연봉도 비슷하다. 근데 팀원 관리 없다. 대신 R&D 역할이다. 회사 전체의 UX 리서치 방법론을 정립한다. 신규 프로젝트의 리서치를 리드한다. 외부 컨퍼런스에서 발표한다. "전문성을 더 깊게 파는 거죠. 회사의 UX 수준을 올리는 역할." 솔직히 끌린다. 유저 인터뷰를 100명 하는 것과, 인터뷰 방법론 자체를 개선하는 것. 후자가 더 재밌을 것 같다. 데이터 분석을 매일 하는 것과, 새로운 분석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 후자가 더 도전적이다. 근데 걱정도 있다. 전문가 트랙의 끝은 뭘까? 관리자는 명확하다. 팀장 → 실장 → 임원. 올라갈 길이 보인다. 전문가는? Principal 다음은? Senior Principal? 그다음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50대에도 현업에서 리서치하고 기획할까. 그게 가능할까. 남편한테 물었다. 남편은 개발자다. Staff Engineer 트랙이다. "전문가 트랙도 막막하긴 해. 근데 코딩은 계속 할 수 있잖아. UX는?" 말문이 막혔다. UX는 트렌드가 빠르다. 5년 전엔 모바일 최적화였고, 지금은 AI UX고, 내년엔 뭐가 올까. 50대 UX 전문가가 20대 주니어보다 경쟁력 있을까?내가 잘하는 건 뭘까 주말에 포트폴리오를 펼쳤다. 9년 동안 한 프로젝트들이다. 신규 서비스 런칭 리서치. 유저 200명 인터뷰. 페르소나 12개 도출. 서비스는 성공했다. 기존 서비스 개선. A/B 테스트 30회. 전환율 15% 상승. 사내 우수사례로 발표했다. UX 방법론 정립. Figma 컴포넌트 시스템 구축. 전사 확산. 기획 속도 2배 빨라졌다. 보다 보니 패턴이 보인다. 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흩어진 리서치 데이터를 프레임워크로 정리하는 것. 인사이트를 체계적으로 도출하는 방법론.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문서. 그리고 "다리 역할"을 잘한다. 유저 리서치 결과를, 개발팀이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한다. 비즈니스 목표와 UX 원칙 사이 균형을 찾는다. PM과 디자이너 사이에서 조율한다. 이게 관리자의 역량일까, 전문가의 역량일까? 잘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UX 커리어 영상을 봤다. 해외 시니어 UX 리서처. 말했다. "리더십은 타이틀이 아니에요. 전문가도 리더십이 필요해요. 방법론으로 조직을 리드하는 거죠." 아, 그렇구나. 관리자와 전문가의 차이는, 리더십의 방향이구나. 관리자는 사람을 통해 리드한다. 전문가는 전문성으로 리드한다. 둘 다 리더십이다. 방향만 다르다. 그럼 나는, 어느 쪽으로 리드하고 싶은가? 실제 사례를 찾아봤다 링크드인을 뒤졌다. 국내 UX 전문가 트랙 사례. 거의 없다. 대부분 관리자가 된다. 해외는 좀 있다. Google의 UX Research Director. Amazon의 Principal UX Designer. 근데 대부분 20년 차 이상이다. 그리고 외국인이다. 한국 IT 업계에서 50대 UX 전문가. 사례를 못 찾았다. 이게 현실이다. 커피챗을 신청했다. 타사 UX 리드. 경력 12년. "저도 비슷한 고민 했어요. 결국 관리자 택했죠." 이유를 물었다. "전문가 트랙이 불안해서요. 회사가 언제까지 전문가를 대우해줄까. 조직개편 되면 제일 먼저 잘리는 게 전문 직군이거든요. 근데 팀장은 팀이 있으니까 좀 버티죠." 현실적인 얘기다. 다른 사람도 만났다. 스타트업 UX 전문가. 경력 11년. 관리자 안 된 케이스. "저는 행복해요. 여전히 유저 만나고, 리서치하고, 새로운 방법론 시도하고. 연봉도 나쁘지 않아요. 대신 이직이 잦죠. 3년마다 옮기는 것 같아요." 이직을 자주 해야 한다. 전문가는 한 회사에 오래 있기 어렵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를 찾아야 한다. 회사 안에 계속 챌린지가 있어야 한다. 없으면 옮겨야 한다. 나는 그럴 준비가 돼 있나? 남편이 있다. 판교 집이 있다. 안정이 있다. 3년마다 이직하는 삶.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삶. 계속 증명해야 하는 삶. 할 수 있을까?여성이라서 더 고민이다 말 안 했는데, 이것도 변수다. 여성 관리자가 적다. 우리 회사 팀장 20명 중 여성은 3명. 임원은? 30명 중 2명. 현실이다. 남편은 걱정한다. "팀장 되면 야근 많아지잖아. 애 낳고 육아하면서 가능해?" 나도 걱정이다. 주변 여성 팀장들 본다. 육아랑 병행하는 사람. 진짜 힘들어 보인다. 새벽에 애 재우고, 밤에 보고서 쓰고, 주말에 이메일 확인하고. "할 만해?" 물으면, "할 만하지 뭐" 하는데, 눈빛이 피곤하다. 전문가 트랙은 어떨까? 업무 강도는 덜하다. 팀 관리 안 해도 된다. 내 전문성에 집중하면 된다. 워라밸이 좀 나을 수도 있다. 근데 이것도 함정이다. "여성이 관리자 안 되는 이유"로 쓰일 수 있다. "여자들은 전문가 트랙 선호하더라." 이런 식. 구조적 문제를 개인 선택으로 포장하는 것. 나는 그런 통계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 근데 동시에, 내 삶도 중요하다. '여성 관리자 롤모델이 되어야 해' 같은 사명감으로 내 커리어를 선택하고 싶지 않다. 그냥 나한테 맞는 길을 가고 싶다. 그게 전문가면 전문가고, 관리자면 관리자고. 근데 뭐가 나한테 맞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결정을 미루는 중 팀장한테 답을 보류했다.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 "그래, 천천히 생각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결정해야 하는데." 6개월. 6개월 안에 결정해야 한다. 남편이 물었다. "뭐가 제일 걸려?" "둘 다 장단점이 있어서." "그럼 뭐가 덜 후회될 것 같아?" 좋은 질문이다. 관리자 안 되면 후회할까? 나중에 '그때 팀장 했으면 임원 됐을 텐데' 하고 후회할까? 아니면 전문가 안 되면 후회할까? 'UX 전문성을 더 깊이 팠으면 세계적 전문가가 됐을 텐데' 하고? 어느 쪽도 확신이 없다. 그냥 둘 다 해보고 싶다. 관리자도 해보고, 전문가도 해보고, 그다음에 결정하면 안 될까? 근데 커리어는 그렇게 작동 안 한다. 한번 선택하면, 돌아오기 어렵다. 관리자 3년 하면, 실무 감각이 떨어진다. 전문가 3년 하면, 관리 경험이 없어진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서 무겁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결정은 못 했다. 대신 실험은 시작했다.관리자 역할 맛보기후배 멘토링을 늘렸다. 주니어 2명, 매주 1시간씩. 그들의 기획서를 리뷰한다. 막힌 부분을 뚫어준다. 커리어 고민을 들어준다. 생각보다 재밌다. 그들이 성장하는 게 보인다. "선배 덕분에 해결했어요" 할 때 뿌듯하다. 근데 에너지가 많이 든다. 2시간 멘토링하면, 내 업무는 못 한다. 관리자는 이걸 하루 종일 하는 거다. 가능할까?전문가 역할 맛보기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I 시대의 UX 리서치 방법론.' 주말마다 2시간씩 투자한다. ChatGPT API로 인터뷰 데이터 자동 분석. 패턴 추출. 인사이트 도출. 재밌다. 몰입한다. 주말이 기다려진다. 이걸 본업으로 한다면? 매일 이런 도전을 한다면? 설렌다. 근데 계속 가능할까?롤모델 관찰링크드인에서 10명을 팔로우했다. 관리자 트랙 5명, 전문가 트랙 5명. 그들의 포스팅을 본다.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지. 어떻게 성장하는지. 패턴이 보인다. 관리자는 "조직", "문화", "전략"을 얘기한다. 전문가는 "방법론", "케이스스터디", "인사이트"를 얘기한다. 나는 어느 쪽 글에 더 끌릴까? 솔직히 둘 다 끌린다. 답이 아직 없다 오늘도 출근했다. 팀장이 슬랙 DM을 보냈다. "생각 좀 됐어?" "아직이요." "ㅇㅋ 천천히" 천천히. 근데 얼마나 천천히? 9년 차다. 34살이다. 더 천천히 가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회사는 결정을 원한다. 빠르게. 나는 확신을 원한다. 명확하게. 둘이 안 맞는다. 점심에 동기를 만났다. 같이 입사한 UX 기획자. 걔는 작년에 팀장 됐다. "어때?" "뭐가?" "팀장." "할 만해. 근데 기획은 못 해. 아쉽지." "후회는?" "후회까지는. 근데 가끔 생각해. '내가 UX 전문성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다들 불안하다. 관리자도, 전문가도. 완벽한 선택은 없다. 그냥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뿐. 근데 그게 어렵다. 어쩌면 정답은 어젯밤에 생각했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을 섞는 건 어떨까? 관리자이면서 전문가. 전문가이면서 관리자. 팀을 리드하되, 여전히 리서치한다. 전문성을 깊게 파되, 후배를 키운다. 이상적이다. 근데 가능할까? 회사 구조가 그걸 허용할까? "팀장은 관리에 집중하세요. 실무는 팀원이 하는 거예요." "전문가는 전문성에 집중하세요. 관리는 팀장이 하는 거예요." 이게 회사의 룰이다. 근데 룰을 깨는 사람들이 있다.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 디자인 총괄이었지만, 여전히 직접 디자인했다. 구글의 켄트 벡.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펠로우. 관리자 아니지만, 전사에 영향력이 있다. 그들은 경계를 넘었다. 관리자와 전문가 사이의 경계.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한국 대기업에선 불가능한 꿈일까? 일단 6개월을 산다 결론을 못 내렸다. 대신 계획을 세웠다. 6개월 동안, 둘 다 해본다. 관리자 역할: 후배 멘토링 2배 늘리기. 타팀 협업 프로젝트 리드하기. 팀 동기화 회의 주도해보기. 전문가 역할: 신규 리서치 방법론 개발하기. 외부 컨퍼런스 발표 준비하기. UX 아티클 작성하기. 6개월 후, 어느 쪽이 더 재밌었는지 평가한다. 어느 쪽이 더 잘 맞는지. 어느 쪽이 덜 힘든지. 어느 쪽이 더 의미 있는지. 그리고 결정한다. 완벽한 선택은 없을 것이다. 그냥 내가 덜 후회할 선택을 하는 것. 그게 최선이다.9년 차의 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아직 어디로 갈지 모른다. 근데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일단 걷는다. 둘 다 걸어본다. 6개월 후에 다시 생각한다. 그게 내 방식이다.

6개월 프로젝트 결과, 유저는 '별로네요'라고 했다

6개월 프로젝트 결과, 유저는 '별로네요'라고 했다

6개월 프로젝트 결과, 유저는 '별로네요'라고 했다 완벽한 기획서 6개월이었다. 정확히는 183일.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에서 받은 과제.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금융 경험 설계". 우리 팀이 책임지고 가져가기로 했다. 나는 리서치부터 시작했다. 당연히. 20대 후반~30대 초반 유저 35명 인터뷰. 설문 응답 812건. 경쟁사 4개 서비스 벤치마킹. GA4 데이터 3개월치 분석. 데이터는 명확했다. 이 세대는 "복잡한 금융 용어 싫어함", "빠른 결과 원함", "시각적 피드백 중요". 퍼소나 3개 만들었다. 저니맵 그렸다. 페인포인트 15개 도출. 기획안은 87페이지. 모든 플로우에 근거가 있었다. "이 버튼을 여기 배치한 이유"부터 "이 문구를 쓴 이유"까지. 유저 인터뷰 인용구가 32개. 임원 보고 때 칭찬받았다. "역시 UX팀이 하니까 디테일이 다르네요." 개발팀도 좋아했다. "요구사항이 명확해서 좋아요." 나는 확신했다. 이건 된다고.3개월 개발 개발은 순조로웠다. 스프린트마다 내가 QA 들어갔다. 픽셀 하나까지 체크. "여기 버튼 사이즈 2px 크게", "이 문구 띄어쓰기 수정". 디자이너는 짜증 냈다. "이 정도면 충분한데요?" 나는 설득했다. "유저 테스트에서 이 사이즈가 최적이었어요. 데이터 보세요." 개발자도 피곤해했다. "이거 꼭 이렇게 해야 해요? 개발 공수가..." 나는 안 물러섰다. "UX 관점에서 이게 맞아요. 유저 경험이 우선이잖아요." PM은 중간에서 조율했다. "일단 기획자 의견대로 가보죠. 리서치도 많이 했으니까." 내부 테스트는 통과. 베타 테스트도 괜찮았다. 평균 평점 4.2. "사용하기 편해요", "디자인 예뻐요" 같은 피드백. 불안한 댓글도 있었다. "근데 이게 꼭 필요한가요?", "기존 방식이 더 익숙한데". 나는 무시했다. 소수 의견.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 런칭 전날, 팀 회식. 우리는 성공을 확신했다. 런칭 후 2주 DAU는 목표의 63%였다. 가입자는 많았다. 근데 이탈률이 높았다. 첫 화면 본 후 74%가 나갔다. 설정 완료한 사람은 11%. 고객센터 문의가 쏟아졌다. "이거 어떻게 쓰는 건가요?", "기존 방식은 어디 갔나요?", "너무 복잡해요". 나는 이해가 안 됐다. 리서치에서는 다 좋다고 했는데. 베타 테스트도 통과했는데. 뭐가 문제지? 회의가 잡혔다. 임원도 참석. 데이터를 펼쳤다. Hotjar 레코딩 봤다. 유저들이 헤매고 있었다. 우리가 만든 "직관적인" 플로우에서. "리서치 다시 해보시죠." 임원이 말했다. 나는 방어했다. "리서치는 충분히 했습니다. 유저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PM이 끼어들었다. "근데 숫자가 안 나오는데요. 적응 기간이 언제까지인가요?" 나는 답이 없었다.긴급 유저 인터뷰 일주일 만에 20명 인터뷰 잡았다. 첫 번째 유저. 29세 직장인 남성. "아 이거요? 깔았다가 지웠어요.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첫 화면에 튜토리얼 있었는데요?" "아 그거요? 스킵했어요. 길어서. 그냥 써보면서 배우는 게 편한데." 두 번째 유저. 32세 여성. "디자인은 예쁜데요. 근데 제가 원하는 기능을 찾기가 힘들어요." "메뉴 구조가 직관적으로 설계됐는데요. A-B-C 순서로." "음... 저는 그냥 옛날 방식이 편했어요. 찾기 쉬웠거든요."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비슷했다. "너무 새로워요." "배우기 귀찮아요." "이전 버전이 나았어요." "이걸 왜 바꿨어요?" 나는 녹취록을 보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만든 건 "더 나은 UX"가 아니었다. "기획자가 생각한 완벽한 UX"였다. 유저들은 완벽함을 원한 게 아니었다. 익숙함을 원했다. 편함을 원했다. 빠름을 원했다. 나는 리서치 때 물었다. "이상적인 금융 경험은?" 근데 물어야 했다. "지금 불편한 게 뭐예요?" 완전히 다른 질문이다. 7차 회의 프로젝트 롤백 결정 났다. 6개월 기획. 3개월 개발. 2주 운영. 끝. "기존 버전으로 돌아갑니다. 새 기능은 일부만 추가." 나는 반대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유저들이 적응할 거예요. 마케팅을 더 하면..." PM이 끊었다. "숫자가 답이에요. 이탈률 74%. 이거 회복 불가능합니다." 나는 물었다. "그럼 제 리서치는요? 그 데이터는 다 뭐였나요?" "리서치는 맞았어요. 근데 기획이 틀렸죠." PM이 말했다. "유저가 원한다고 말한 것과 실제로 쓰는 건 달라요. 그걸 구분 못했어요." 맞는 말이었다. 근데 인정하기 싫었다. 회의 끝나고 화장실 갔다. 거울 봤다. 9년 차 UX 기획자. 자존심만 남았다.3개월 후 새 프로젝트 시작했다. 이번엔 다르게 했다. 리서치는 여전히 했다. 근데 질문을 바꿨다. "이상적인 경험"이 아니라 "지금 불편한 점" 물었다. "원하는 기능"이 아니라 "자주 쓰는 기능" 물었다. "미래의 니즈"가 아니라 "오늘의 문제" 물었다. 기획서도 바꿨다. 87페이지 아니라 23페이지. 모든 걸 설명하지 않았다. 핵심만. "왜 이렇게 해야 하나"보다 "왜 지금 방식은 안 되나". 디자이너한테 2px 수정 안 시켰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개발자한테 완벽한 플로우 요구 안 했다. "일단 이렇게 만들고 AB테스트 해봐요." PM이 물었다. "확신 없어요?" "확신은 유저가 주는 거더라고요. 저는 가설만 세워요." 베타 테스트 결과. 평점 3.8. 이전보다 낮다. 근데 완료율은 높다. 41%. 피드백 읽었다. "별로 새롭진 않은데 쓸만해요", "익숙해서 좋네요", "빠르게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별로 새롭진 않은데". 6개월 전 나였으면 실패라고 생각했을 말. 지금은 안다. 이게 성공이라는 걸. 런칭했다. DAU 목표의 94%. 이탈률 34%. 완료율 38%. 임원 보고. "기대보다 낮네요. 근데 지속 가능해 보여요. 좋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PM이 말했다. "많이 배웠죠?" 나는 웃었다. "비싼 수업료 냈죠." 지금 요즘 후배들 멘토링 한다. 한 후배가 물었다. "선배님, 리서치 결과랑 실제 반응이 다르면 어떡해요?" "당연히 다르지. 유저는 자기가 원하는 걸 모르거든." "그럼 리서치는 왜 해요?" "문제를 찾으려고.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우리 생각이 틀렸다는 걸 빨리 알려고." 후배가 끄덕였다.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9년 걸렸으니까. 책상 서랍에 아직 있다. 87페이지 기획서. 가끔 꺼내 본다. "완벽한 UX"를 만들려고 했던 내가. 부끄럽고 그립다. 지금은 안다. 완벽한 UX는 없다는 걸.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틀렸다는 걸. 유저가 "별로네요"라고 할 때 진짜 리서치가 시작된다는 걸. 9년 차. 여전히 배운다. 주로 실패에서. 그게 이 일이다.6개월 날린 건 아깝지 않다. 자존심 버리는 법 배웠으니까.